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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용산에서 즐기는 세계여행,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떠나볼까

세계문화관에서 상설 전시 무료 관람,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한 메소포타미아 유물도 직접 볼 수 있어

2023.12.26(Tue) 15:58:57

[비즈한국]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지나니 긴 겨울 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도 지났으니, 이번 방학에는 아이랑 해외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된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으로 가면 가까운 중국과 일본뿐 아니라, 멀리 그리스와 로마까지 둘러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에는 메소포타미아실, 중앙아시아실, 인도·동남아시아실, 중국실, 일본실, 고대 그리스·​로마실(사진) 등 상설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전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세계문화관’의 시작은 메소포타미아실이다. 2022년 신설된 이 전시실에선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이라는 제목으로 테마전시가 열리고 있다. 내년 9월까지 계속되는 테마전시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한 아시아 컬렉션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곳이다. 원래는 미국 뉴욕에 가야 볼 수 있었던 훌륭한 유물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쐐기문자 점토판과 인장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는 인류가 처음 만든 문자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쐐기문자로 교역과 거래의 내용을 기록했으며, 추상적인 개념을 발전시키고 세계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갔다. 전시 중인 점토판의 내용과 해설을 담은 키오스크를 통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실에 전시된 앗슈르나찌르아플리 2세 때의 석판. 왕의 여러 칭호와 군사적 위업을 적고, 님루드에 새로 지은 북서 궁전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통치자의 두상. 우아하게 정돈된 턱수염과 잘 다듬어진 콧수염, 머리에 터번을 두른 남자를 실제 인물의 크기로 만들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신전에 봉헌한 조각상과 부조, 지배자의 모습을 새긴 인물상 등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예술을 보여준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신아시리아와 신바빌로니아는 정복 전쟁을 통해 강력한 통치력을 확립했을 뿐 아니라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전시실에선 신아시리아 궁전을 장식했던 아름다운 석판 부조와 신바빌로니아 건축의 상징인 ‘사자 벽돌 패널’ 등을 볼 수 있다. 

 

세계문화관의 메소포타미아실은 중앙아시아실과 인도·동남아시아실로 이어진다.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을 아우르는 중앙아시아는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로 일찍부터 번영을 누렸다. 중앙아시아실에는 이 지역의 석굴사원 조각과 고분 출토품, 벽화 등을 전시 중이다. 인도·동남아시아실에는 인도 특유의 화려한 조각상과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미술, 캄보디아 크메르 신상 등이 보인다. 

 

인도·동남아실에 전시된 시바와 그의 부인 파르바티, 아들 스칸다의 조각상. 현재 스칸다상은 사라지고 중앙에 작은 방석만 남아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전 ‘일본 불교조각의 세계’

 

세계문화관 일본실에서는 ‘일본 불교조각의 세계’라는 제목의 테마전시가 열리고 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불교조각품을 특별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10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일본의 불교 미술은 6세기 한반도에서 불교가 전래된 이후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났으나, ‘국풍’을 강조한 헤이안 시대에는 독자적인 불교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토’의 영향도 컸다. 전시실에는 일본 불교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조각품들을 전시한다. 일본 다도를 완성한 센노 리큐가 만들었다는 다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전시물도 눈길을 끈다. 

 

일본실에서는 일본 다도를 완성한 센노 리큐가 만들었다는 다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전시물이 눈길을 끈다. 사진=구완회 제공

 

일본실과 이웃한 중국실은 ‘황하에서 꽃핀 예술’이란 주제로 중국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중국 고대 문화를 대표하는 옥기와 청동기, 공예기술이 집약된 칠기와 도자기, 명청대의 다양한 회화 작품 등을 전시 중이다. 청나라 학자의 방을 재현한 휴게실은 잠시 쉬어가기 좋다. 

 

세계문화관의 마지막은 고대 그리스·로마실이다. 이곳에선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의 소장품으로 꾸민 테마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전시에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래된 신화 속 인물상과 함께 로마를 이끌어간 다양한 인물의 흉상들도 볼 수 있다. 아테네와 비너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익숙한 이름의 조각상들도 보인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미네르바)상. 기원전 430년에 만든 그리스 원작을 로마 시대에 복제한 작품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국립중앙박물관 

△위치: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문의: 02-2077-9000

△운영시간: 10:00~18:00(수, 토요일은 21:00까지), 1월 1일·명절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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