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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촛대바위 뒤로 떠오르는 해 맞으며 "아듀, 2023년"

애국가 장면에 등장한 동해 추암해변, 군사보호구역 풀린 삼척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2023.12.19(Tue) 14:26:22

[비즈한국] 동해 추암 해변의 촛대바위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다. 바다에서 하늘로 솟아오른 바위 뒤로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이 TV의 애국가 배경화면으로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동해와 이웃한 삼척에는 또 다른 촛대바위가 있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울려 추암 못지않은 장관을 이루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게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과거 공중파 방송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애국가 첫 구절에 등장했던 동해 추암 촛대바위. 지금도 새해 첫날이면 추암 해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사진=구완회 제공

 

#기암괴석 따라 동해 바닷길 산책

 

‘추암’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촛대처럼 우뚝 솟은 바위 뒤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직 공중파가 24시간 방송을 하지 않던 시절, 방송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애국가 첫 구절에 바로 이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제 애국가 방송은 사라져 인지도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지금도 새해 첫날이면 추암 해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가들의 삼각대 또한 줄지어 추암 촛대바위를 향한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겨울철 가볼 만한 곳 10선’에 선정됐다.

 

추암 해변에는 촛대바위만 외롭게 있는 건 아니다.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촛대바위를 둘러싸고 해안절벽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희고 고운 백사장이 더해져 멋진 풍광을 이룬다.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둘러보기 좋다. 촛대바위 바로 옆에는 ‘능파대’라는 간판을 단 정자가, 조금 떨어진 곳에는 ‘해암정’이란 정자가 자리했다. 능파대는 추암 촛대바위 일대는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이 정자에 오르면 능파대의 기암괴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고려 말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낙향해서 지은 해암정. 지금 건물은 조선 정조 18년(1794)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능파대가 최근에 지은 것이라면 해암정은 유서 깊은 정자다. 고려 말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낙향해서 지은 정자로, 지금 건물은 조선 정조 18년(1794)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숙종 때는 송시열이 유배 가는 도중 이곳에 들러 “풀은 우거지고 구름은 깊은데, 길을 돌다 비탈로 가네[草合雲深]”라는 글을 남겼다. 

 

동해와 이웃한 삼척 해안에도 기암괴석 사이에 솟아오른 촛대바위가 있다. 이곳 또한 추암 촛대바위 못지않은 절경을 자랑하지만 수십 년 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2019년에야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공개되었다. 삼척시에서 예산 93억 원을 투입해 해안 절벽을 따라 데크를 만들고 출렁다리까지 놓았다. 그 덕분에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삼척의 촛대바위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삼척에 있는 촛대바위와 ‘초곡 용굴촛대바위길’로 조성된 데크. 사진=구완회 제공

 

아담한 초곡항에서 촛대바위로 가는 길에는 거북바위와 사자바위, 피라미드바위 등이 줄줄이 이어지며 장관을 이룬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의 마지막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용굴이다. 이곳은 작은 배가 드나들 만한 규모인데, 한국전쟁 때는 마을 주민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 숨어 지냈다고 한다. 

 

#두 촛대바위 사이 이사부사자공원, 죽서루도 볼만

 

동해 추암에서 삼척 초곡용굴촛대바위길로 가는 중간에도 볼거리들이 제법 있다. 그 중 먼저 만나게 되는 건 동해가 끝나고 삼척이 시작하는 지점에 위치한 ‘이사부사자공원’이다. 바닷가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있는 이사부사자공원은 신라시대 활약했던 이사부 장군을 기념하는 곳이다. 

 

신라시대 활약했던 이사부 장군을 기념한 ‘이사부사자공원’. 추암 해변까지 한눈에 보이는 전망타워와 사계절 썰매장, 종합 놀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에도 등장하는 ‘신라 장군 이사부’는 당시 우산국이라 불리던 울릉도를 신라 영토로 복속시킨 장수다. 이때부터 울릉도와 함께 독도 또한 우리 땅이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사부 장군이 병사들과 함께 우산국으로 출발했던 곳이 바로 지금의 삼척 지역이었다고 한다. 이사부사자공원에는 추암 해변까지 한눈에 보이는 전망타워와 사계절 썰매장, 종합 놀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이사부사자공원에서 차로 10분 남짓이면 닿는 죽서루는 관동지방을 대표하는 누정이다. 깎아지는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죽서루는 예로부터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혔다. 사방이 탁 트인 널찍한 정자에 오르면 삼척 시내를 돌아 동해로 나가는 오십천 일대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자 안에는 오랜 역사와 명성을 보여주는 숙종과 정조의 어제시를 비롯해 누정 건축과 관련된 내용과 일화를 한문 산문으로 기록한 ‘누정기’와 이를 한시(漢詩)로 노래한 ‘누정제영’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관동지방을 대표하는 누정 죽서루에는 숙종과 정조의 어제시를 비롯해 ‘누정기’와 ‘누정제영’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추암 촛대바위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추암동 산69

△문의: 033-530-2801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20

△문의: 033-575-4605

△운영시간: 11월~2월 09:00~17:00, 3월~10월 09:00~18:00, 연중무휴

 

이사부사자공원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수로부인길 333

△문의: 033-570-4616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죽서루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죽서루길 37

△문의: 033-570-3670

△운영시간: 11월~2월 09:00~17:00, 3월~10월 09:00~18:00,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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