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Story↑Up > 라이프

[아빠랑] '춘천 가는 기차'와 함께 추억 여행, 화랑대 철도공원

서울 마지막 간이역 화랑대역의 '변신'…옛 증기기관차, 무궁화호가 탈바꿈한 '타임 뮤지엄' 볼만

2023.11.07(Tue) 16:58:58

[비즈한국]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화랑대역이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옛 경춘선 철로 구간의 낭만은 그대로 살리고, 거기에 ‘기차’를 테마로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에 지금과 같은 시설을 갖추고 문을 열었음에도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지역문화매력 100선 공모사업에서 ‘로컬문화명소’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화랑대역이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구완회 제공

 

#옛 증기기관차와 볼거리 가득한 ‘타임 뮤지엄’

 

입구에 들어서면 영화에서나 보았던 검고 둥근 모양의 증기기관차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앞머리에 ‘혀기1’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증기기관차는 궤도 간격이 일반 열차보다 좋은 협궤철도에서 사용된 ‘혀기1형’ 열차로, 1951년에서 1973년까지 수인선(수원~남인천)과 수려선(수원~여주) 구간에서 실제 운행했던 것이란다. 1975년부터 어린이대공원에 전시되었던 것을 2107년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화랑대 철도공원의 터줏대감이 되었다. 

 

협궤열차 옆으로는 지금은 열차가 다니지 않는 경춘선 철로가 끝없이 뻗어나가는 듯 보인다. 1939년 개통한 경춘선은 이름처럼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철로였다. 그런데 경춘선을 놓은 것은 조선총독부가 아니라 춘천 지역 상인들과 유지들이었다고 한다. ​

 

앞머리에 ‘혀기1’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증기기관차는 궤도 간격이 일반 열차보다 좋은 협궤철도에서 사용된 ‘혀기1형’ 열차다. 1951년에서 1973년까지 수인선에서 운행됐다. 사진=구완회 제공

 

당시 조선총독부에서 춘천에 있던 강원도청을 철원으로 옮기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춘천 사람들이 사재를 털어 철도를 놓은 것이다. 1970년대 이후에는 춘천으로 데이트를 하러 가는 연인과 대성리, 강촌 등에서 MT를 하려는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해 ‘청춘열차’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10년 경춘선이 복선 전철화되면서 일부 구간이 폐선되자 서울시가 ‘경춘선 숲길’이란 이름으로 공원화했다. 화랑대 철도공원 또한 경춘선 숲길 중간에 자리 잡았다.

 

옛 철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그 시절 경춘선을 오가던 무궁화호가 ‘타임 뮤지엄’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손님들을 맞고 있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여섯 량의 객차를 개조해 저마다 다른 테마 공간으로 꾸몄다. 중세 장인들이 만든 아름다운 시계부터 현대의 미술 작품으로 제작된 시계까지 다양한 시간을 보면서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과거 경춘선을 오가던 무궁화호가 ‘타임 뮤지엄’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손님들을 맞고 있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여섯 량의 객차를 개조해 저마다 다른 테마 공간으로 꾸몄다. 사진=구완회 제공

 

#화랑대역에서 스위스 기차마을까지

 

타임 뮤지엄에서 철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옛 화랑대역이 나온다. 화랑대역은 1939년 경춘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 처음엔 ‘태릉 정류소’로 영업을 시작했지만, 1958년 육군사관학교가 가까이로 이사 오면서 육사의 별명인 ‘화랑대’를 따서 이름이 바뀌었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외관은 왼쪽은 길고 오른쪽은 짧은 비대칭 박공지붕이 특징이다. 내부는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는데, 옛 모습 그대로인 지붕 안쪽에는 그 시절 상량문이 그대로 남아 있다. 경춘선과 화랑대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전시실을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옛날 역사에서 쓰던 소품들과 함께 청년들이 주로 이용했던 비둘기호 내부를 재현해 놓았다. 통기타와 카세트, 학생 가방뿐 아니라 통로를 다니면 먹거리를 팔던 간이 매대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철도공원 앞에 놓인 기마화랑상. 사진=구완회 제공

 

옛 화랑대역에서 조금 더 가면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노원기차마을’이 보인다. 이곳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열차가 달리는 디오라마 전시관이다. 실물과 똑같이 정교하게 제작된 미니어처들이 스위스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융프라우를 오르는 산악열차를 시작으로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배경으로 유명한 마이언 펠트, 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바르크 양식의 취리히 시청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런 명소들 사이를 움직이는 기차와 자동차, 자전거 등을 버튼으로 직접 움직여볼 수도 있다. 

 

노원기차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자재창고로 쓰던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경춘선 숲길 갤러리’도 있다. 이곳에선 다양한 전시와 예술체험 프로그램, 음악회 등이 열린다. 이 밖에도 화랑대 철도공원의 밤을 화려한 불빛으로 밝히는 ‘노원불빛정원’, 주문한 음료를 미니 모형기차가 배달해주는 이색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등도 둘러볼 만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노원기차마을’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열차가 달리는 디오라마 전시관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화랑대 철도공원

△위치: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10

△문의: 02-2116-3777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타임 뮤지엄, 노원기차마을은 10:00~19:00, 월요일, 명절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아빠랑] 양떼가 뛰노는 평화로운 칠곡의 가을
· [아빠랑] '현대미술은 어렵다? 현대미술은 재밌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을 소풍
· [아빠랑] 시골 마을에서 캠핑하고 헬기 체험, 경북 영덕 고래산마을
· [아빠랑] 마을의, 마을에 의한, 마을을 위한 도서관, 은평구 구산동도서관마을
· [아빠랑] '한우축제'와 함께 즐기는 횡성 1박2일 여행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