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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펫퍼민트 잡아라" 삼성화재 펫보험 '우다다' 상표 출원

반려견 상품 '위풍댕댕'에 이어 반려묘 대상 추정…삼성화재 "앱 명칭, 굿즈 등 활용 대비"

2024.04.23(Tue) 17:01:16

[비즈한국] 반려동물 보험(펫 보험) 시장 2위로 꼽히는 삼성화재가 최근 관련 상표를 출원해 눈길을 끈다. 정부가 2023년 10월 발표한 ‘반려동물 보험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펫 보험 활성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도 보장 범위를 개선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펫 보험 시장이 커질지 주목된다.

 

삼성화재가 최근 고양이의 갑작스러운 달리기를 의미하는 용어인 ‘우다다’로 상표를 출원하면서 고양이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고양이 보험 포트폴리오 확장할 듯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3월 28일과 4월 3일에 ‘우다다’ 와 ‘UDADA’ 상표를 출원했다. 우다다는 반려동물이 갑자기 집 안을 빠른 속도로 뛰어다니는 행동을 지칭하는 말로, 주로 고양이에게서 보이는 행동이다.

 

삼성화재는 우다다 상표를 35류, 36류, 44류의 상품 분류로 등록했다. 36류의 지정 상품에는 △애견보험업 △애완동물 보험업이 포함되며, 44류는 △동물관리에 관한 자문서비스업 △동물보조 치료업 △추적 및 식별용 애완동물용 마이크로칩 피하삽입업 등이 포함된다. 메리츠화재의 펫 보험 ‘펫퍼민트’ 상표도 특허청에 36류와 44류로 등록돼 있다.

 

우다다의 뜻과 상품 분류를 고려하면 삼성화재가 고양이 보험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삼성화재 측은 “구체적으로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앱 명칭, 굿즈 등에 활용할 상황을 대비해 출원한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삼성화재의 펫 보험으론 반려견 보험인 ‘위풍댕댕’과 반려묘·반려견 모두 가입 가능한 다이렉트 보험이 있다. 삼성화재는 반려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커뮤니티 플랫폼 ‘O모O모(오모오모)’를 운영하고, 삼성생명과 함께 펫 보험 전문 회사에 지분 투자를 추진하는 등 반려동물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손해보험사가 펫 보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 수년째 ‘블루오션’​ 상태라서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크게 늘었지만 펫 보험 가입자는 여전히 적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수(개·고양이)를 799만 마리로 추산했는데, 2023년 말 기준 펫 보험 가입률은 1.4%(약 11만 건)로 추정된다. 펫 보험은 반려동물 생후 2개월부터 10세 사이에 가입 가능하며 수술비나 입·통원 치료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펫 보험 신규 계약 건수(10개 판매사 기준)는 2019년 2만 1307건에서 2020년 1만 7566건으로 줄었다가, 2023년에는 5만 8456건까지 증가했다.

 

반려동물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보호자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 반려동물 양육비 중 40%를 병원비가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도 펫 보험과 적금 사이에서 고민하는 보호자가 많다. 반려동물의 나이·종에 따라 특정 질병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약을 걸면 월 5만~6만 원대로 비용이 커지는 탓이다. 예를 들어 소형견에게 매우 흔한 질병인 슬개골 탈구는 특약으로 추가해야 하거나, 보험 가입 후 1년이 지나야 보장이 되는 식이다.

 

정부가 2023년 10월 ‘반려동물 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펫 보험 활성화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의료 제도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박정훈 기자

 

#정부 ‘펫 보험 활성화’ 추진에 “동물 의료부터 손대야”

 

올해는 국내 펫 보험 시장이 변화를 맞을지 주목되는 해다. 윤석열 정부는 반려동물 양육비 감소를 위한 펫 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해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10월 금융위원회는 ‘반려동물 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반려동물 의료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보험-수의 업계 간의 협력을 통해 보험 가입, 간편 청구 등 가입의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반려동물 보호자와 동물별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 제공과,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 허용 등도 추진한다.

 

다만 펫 보험 시장이 커지는 데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단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다. 현재 10개 보험사(메리츠·한화·롯데·삼성·현대·KB·DB·농협·ACE·캐롯손해보험)에서만 펫 보험을 취급한다. 하나손해보험도 펫 보험을 출시했으나 2023년 1월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선두에 선 건 점유율 50% 이상의 메리츠화재로 2018년 국내 최초 장기(3~5년 이상) 펫 보험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했다.

 

올해 여러 손보사가 펫 보험의 보상 비율을 90~100%까지 높이거나, 평균 1·3·5년이던 갱신 주기를 7~10년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상품을 적극 출시하는 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일부 업체에 그친다.

 

보호자의 펫 보험 가입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방안에도 한계가 있다. 4월부터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의 개정으로 간단손해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한 동물병원과 펫숍에서 장기 보험을 가입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 보호자가 접근할 수 있는 대리점 자체가 적은 상황이다.

 

22일 현재 손해보험협회 사이트에 게시된 서울시 소재의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88개로, 이 중 반려동물 관련 업체는 24개다. 개인은 펫숍 등 분양 업체가 대부분이고, 법인의 경우 용품 판매점, 동물 등록 플랫폼, 분양 프랜차이즈 등이 간단손해보험대리점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개인 업체 중에는 이미 폐업한 곳도 있었다.

 

펫 보험 가입자를 늘리려면 정부가 동물 의료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만으로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엔 한계가 있다. 일차적으로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항목, 진료비용을 개선해야 한다”며 “진료비 인하, 진료 절차 및 질병 항목 표준화 등이 선행돼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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