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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AWS, MS, 구글이 전력 문제에 사활 건 이유

AI 산업 '성장' 지속하면서도 기후변화 막을 방법 찾아라…샘 알트먼, 빌 게이츠 등 투자

2024.04.23(Tue) 11:33:16

[비즈한국] 2022년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 기자가 오픈AI CEO 샘 알트먼의 집을 방문했다. 알트먼의 책장에는 신발 두 켤레가 놓여 있었다. 한 켤레에는 오픈AI의 로고가, 다른 한 켤레에는 알트먼이 후원하는 핵융합 회사 Helion(헬리온)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샘 알트먼이 이미 이때부터 생성형 AI의 전력 문제 해결책으로 대체에너지를 생각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전력 공급은 이제 AI 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문제가 되었다. AI가 고도화할수록 데이터센터 규모가 늘어나, 이미 전 세계 전력 소비의 2%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고 있다. 2030년까지 최대 3.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부족으로 AI 산업의 성장이 저해될 수도 있고, 기존 화석 에너지에 의존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연시킬 위험도 있다. 알트먼을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가 앞다퉈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솔루션을 찾는 이유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전력 소비도 늘어나면서 재생에너지의 확보와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이 중요해졌다. 사진=pixabay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AI 산업의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모니터링 및 관리 솔루션을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주요 투자사들이 주목하는 AI 전력 솔루션 스타트업들을 알아보았다.

 

#지속 가능 에너지 쓰는 유럽 클라우드 회사 ‘에브록’

 

스웨덴 스타트업 Evroc(에브록)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유럽 최초의 주권형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브록 설립자이자 CEO인 마티아스 오스트롬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주권적인’ 클라우드를 유럽에서 구축함으로써 유럽의 디지털 경제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미국 회사가 아니라 유럽에 뿌리를 두고 유럽의 규제를 지키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에브록은 올해 스톡홀름에 플래그십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지속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열 곳과 개발 허브 세 곳을 세워 유럽에서 아마존과 구글에 대항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웨덴 VC인 EQT 벤처스와 유럽의 임팩트투자 전문회사 Norrsken VC(노르스켄VC)의 투자를 받았다. 

 

스웨덴 스타트업 에브록은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지속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사진) 열 곳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에브록 홈페이지


#에너지 소비 최적화 모니터링 ‘디브콘’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를 모니터링, 관리, 최적화 및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통합 업체인 디브콘 컨트롤즈(Divcon)에 투자했다. 디브콘은 90년대 중반 텍사스에 설립되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이전부터 건물 관리 및 전력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해왔다. 최근 데이터 센터 및 국방·의료·금융·반도체·우주항공 등처럼 작은 실수만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분야인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시설에 중점을 둔 세계 최대의 제어 시스템 계약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전력 관리 및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 개발 ‘베루스’

 

미국 스타트업 베루스(Verrus)는 트위터의 인프라 글로벌 책임자가 설립하고, 구글, 메타, 트위터 출신의 베테랑이 다수 참여해 주목받는 회사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참여한 Sidewalk Infrastructure Partners(SIP)가 투자했다.

 

베루스는 데이터센터가 그리드를 인식하고, 탄소를 인식하고, 광범위한 컴퓨팅을 최적화하는 전력 흐름 관리 및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한다. 전기 및 냉각 시스템 구조를 개선하고 활용도 낮은 전력 자산을 포괄적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등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CEO 넬슨 에이브럼슨은 기존 화석 발전 에너지 사용을 줄여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데이터센터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트위터 인프라 글로벌 책임자 출신 넬슨 에이브럼슨(왼쪽)이 설립한 베루스(Verrus). 사진=Sustainable Tech Partner

 

#태양광 모듈과 열 저장 결합 ‘엑소와트’

 

원자력발전 등에 투자하고 있는 샘 알트먼은 최근 미국 VC인 안드레센 호로비츠 등과 함께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엑소와트(Exowatt)가 진행한 2000만 달러(276억 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엑소와트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회사로, 에너지를 열로 저장해 비용을 절감해준다. 

 

엑소와트의 CEO 하난 파비지안은 지멘스·GE·테슬라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존 태양광 패널 발전 대신 배송 컨테이너 크기의 모듈을 개발, 하루 최대 24시간 동안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을 내세운다. 많은 회사들이 태양광 또는 저비용 열 배터리에 대해 연구하는 것과 달리 엑소와트는 이를 하나의 장치로 결합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엑소와트는 배송 컨테이너 크기의 태양광 모듈을 개발, 하루 최대 24시간 동안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을 내세운다. 사진=엑소와트 홈페이지


이 외에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만드는 ‘라스트 에너지(Last Energy)’ 등 다양한 대체 에너지 스타트업이 활발히 투자를 받고 있다.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지난 3월 탈렌에너지로부터 원자력발전, 무탄소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6억 5000만 달러(8958억 원)에 인수했다. 

 

샘 알트먼, 빌 게이츠 같은 기업인을 비롯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 마이크로소프트 애져(Microsoft Azure)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공급업체 역시 재생에너지 도입 및 에너지 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필자 김은빈은 해외에서 국제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제기구, 정부기관, 스타트업 등 다양한 조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속 가능성 및 개발협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베를린의 123팩토리에서 스타트업의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김은빈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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