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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오너 4세 승진과 인적분할 발표에 주가 떨어진 까닭은?

철강 부문 인적분할, 존속기업은 지주사로…'지배구조 개선' 내세웠지만 장선익 전무로 승계 인식

2022.12.15(Thu) 16:40:06

[비즈한국] 동국제강 오너 4세인 장선익 상무가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본사로 복귀했다. 동국제강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인사와 함께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사업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시장에서는 지분율이 낮은 오너 4세의 지배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한 동국제강 오너 4세 장선익 전무. 사진=동국제강 제공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동국제강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철강 부문의 인적분할 및 존속법인의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적분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기업 구조의 선진화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 16.7%, 동국제강(가칭) 52%, 동국씨엠(가칭) 31.3%이며, 인적분할이기에 주주들도 분사 법인의 지분을 이 비율대로 갖게 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동국제강 자사주 비율은 상반기 기준 4.12%로 추후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지분 25.88%를 취득해야 한다. 동국홀딩스는 분할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법적 기준을 충족할 예정이다. 내년 5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7월 이내에 신설 법인들을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인적분할 발표와 함께 정기 임원인사도 단행했는데, 인천 공장에서 근무하던 오너 4세 장선익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장 전무는 원자재 관리를 담당하는 중요 직책인 ​구매실장을 맡아 회사 내 입지가 커질 전망이다.

 

오너 4세 가운데 홀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장 전무는 동국제강 지분이 0.83%밖에 되지 않아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지분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동국제강의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장세주 회장이 지분 13.04%로 최대주주이며 뒤이어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9.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 전무가 인적분할 이후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을 모두 지주회사 지분과 교환하면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며 장 전무는 지주사 지분율이 높아져 그룹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장세주 회장의 지분까지 더해지면 안정적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 장세주 회장의 복귀도 장 전무에게 힘이 될 예정이다.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주주총회에는 장세주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임기는 2023년 5월 17일부터 2025년 5월 16일까지 2년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장 회장은 등기임원인 사내이사로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장 회장은 2016년 상습도박·횡령 등 혐의로 징역 3년 6월형을 받아 경영에서 물러났고, 2018년 가석방됐다. 현행법상 5억 원 이상 횡령으로 유죄를 받으면 형 집행 완료 후 5년간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장세주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유다. 당초 취업제한 기간은 2023년 11월까지였지만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풀렸다. 

 

장 회장이 취업제한에 묶인 동안 동생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었다. 장세주 회장의 경영 복귀 후에도 ‘형제경영’을 유지하면서 장선익 전무의 승계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제공

 

시장에서는 이 소식이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인적분할을 공시한 이후인 지난 12일 ​​동국제강 주가는 9.67% 떨어졌으며 13일에도 0.82%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14일 이후 소폭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공시 이후 떨어진 주가는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시장에서 이번 인적분할을 ​오너 일가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통상 인적분할​은 경영 효율화 및 주주가치 제고 등 ‘호재’로 알려졌지만 동국제강의 경우에는 오너 일가의 승계와 연관되면서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현물출자 등으로 오너 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이 강화됨에 따라 신설 자회사에도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앞서 현대백화점과 OCI도 ​인적분할 발표 후 대주주의 이익,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주가가 내려갔고, 동국제강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급락세에 대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도 악재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적분할이며 승계 작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

장세주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인적분할은 주주총회라는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만 한다.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출석주주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는데,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 ​동국제강의 소액주주 비율은 56.87%에 달한다. ​

 

앞서 물적분할을 결정한 DB하이텍과 풍산도 소액주주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이제는 인적분할도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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