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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가 쏘아올린 치킨게임? '가정의 달' 출혈경쟁에 자영업자들 시름

bhc 최대 5000원, BBQ 최대 4000원 배달앱 할인…본사·가맹점 반반 부담

2024.05.06(Mon) 10:55:18

[비즈한국] 치킨 프랜차이즈의 배달 앱 할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2000~3000원의 할인 행사로는 매출 상승 효과가 적다며 할인 금액을 4000원 이상으로 높이는 분위기다. 높은 할인율에 소비자 주문도 늘고 있지만 정작 가맹점주의 속은 타들어 간다. 할인행사를 위한 판촉 부담금이 커져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치킨업계가 배달 앱과 협업한 브랜드 할인 행사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 확대 위한 할인 행사? “자영업자 죽이기” 반발 나오는 까닭

 

경기도에 사는 이 아무개 씨는 배달 앱을 켜면 배너에 노출되는 프랜차이즈 할인행사부터 확인한다. 그는 “때마다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브랜드가 달라진다. 행사를 살펴보고 할인 폭이 큰 브랜드에서 주로 주문하는 편”이라며 “치킨 브랜드는 배달 앱에서 늘 할인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할인 쿠폰을 받지 않고 주문하면 손해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치킨 업계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달 배달 앱과 협업해 브랜드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 눈길 끌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6월에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면 배달 플랫폼이 5월 중순쯤 행사를 기획하고 일정을 짠다. 그리고 행사에 참여할 브랜드 모집을 하는 식”이라며 “행사 참여 제안을 받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5월 2일 기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에서 할인 행사 중인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총 22개다. 오븐마루는 3개 앱에서 모두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bhc와 호치킨, 치킨인류, 호식이두마리치킨,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 순살만 등 6개 브랜드는 2개 앱에서 동시에 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할인 금액도 상당하다. 할인 프로모션 중인 브랜드 중 할인 금액이 2000원인 브랜드는 2곳, 3000원인 브랜드는 5개다. 11개 브랜드는 4000원 이상을 할인해준다. bhc의 경우 요기요에서는 4000원 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배민에서는 최대 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BBQ는 3500~4000원을 할인해주고, 처갓집양념치킨은 최대 6000원,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은 최대 7000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치킨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브랜드가 앞다퉈 할인 쿠폰을 발급하는 건 소비자에겐 반가운 일이다. 할인쿠폰 발급으로 주문량도 늘어나다 보니 가맹점 매출 확대 효과도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통상 할인 쿠폰 비용을 본사와 가맹점이 반반씩 부담하다 보니 할인 금액이 커질수록 가맹점 부담금도 늘기 때문이다. 4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본사가 2000원, 가맹점이 2000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bhc는 최근 할인 행사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5월 중 배민과 요기요에서만 할인 행사를 24일간 진행하고, 쿠팡이츠에서도 14일 진행한다. 사진=최준필 기자

 

특히 bhc 가맹점주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bhc가 올해 들어 할인 행사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가맹점주들의 판촉비용이 늘어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bhc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bhc는 4월까지 3000원 선에서 발급하던 할인쿠폰 금액을 5월 4000원으로 올렸다. 한 가맹점주는 “지난달까지는 할인 행사에 대한 가맹점 부담금이 1500원이었다. 배민과 요기요 모두 동일했다”며 “이달에는 배민 행사에 대한 가맹점 부담금이 2000원으로 늘었다. 게다가 쿠팡이츠에서도 할인 행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배민과 요기요는 5월 중에만 행사 기간이 각각 24일이고, 쿠팡이츠는 14일이다. 사실상 5월 한 달 내내 행사를 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가맹점주들은 과다한 할인쿠폰 발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한다. 한 가맹점주는 “배민 중개수수료가 6.8%, 쿠팡이츠는 9.8%다. 중개수수료에 배달비를 내는 것만으로도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할인행사 부담금까지 늘어나 사실상 손에 쥐는 수익이 거의 없다. 자영업자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며 “몇백 원, 몇천 원이라도 남기려고 할인행사를 한다지만 이게 정말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bhc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2022년 처음으로 치킨업계 1위 자리로 올라선 뒤 지난해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bhc의 2023년 별도기준 연간 매출액은 5356억 원, 영업이익은 1203억 원이다. 특히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5%로 경쟁사들이 7~8%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bhc가 가맹점과의 상생의지는 없고, 본사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hc 측은 “지난달까지 3000원으로 진행했던 할인쿠폰 금액을 이달 4000원으로 올렸다. 배민의 경우 할인행사에 대해 본사와 가맹점이 5 대 5의 비율로 부담하다 보니 가맹점주의 부담금이 커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요기요나 쿠팡이츠의 경우 본사가 63%까지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할인행사는 가맹점의 매출 확대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배민원 배달 시 ‘최대 5000원 할인’의 경우 추가된 1000원 할인액은 ​배민에서 부담한다.​ 

업계에서는 bhc와 BBQ가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면서 할인 행사를 과도하게 진행해 시장 분위기를 흐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박정훈 기자

 

#bhc·BBQ 할인쿠폰 남발에 업계 “시장 분위기 흐렸다” 지적

 

업계에서는 매출 상위 브랜드들의 순위 다툼이 과다한 할인 경쟁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배달 앱 할인행사는 보통 3000원 선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올해 들어 bhc가 공격적으로 할인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며 “할인 쿠폰을 남발하니 이제는 3000~4000원 쿠폰을 발급해서는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없게 됐다. 다른 브랜드들도 ​점점 ​할인 쿠폰 금액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브랜드 관계자도 “bhc와 BBQ가 매출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상위 브랜드가 할인을 퍼부으니 다른 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시장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었다”며 “할인행사에 대한 가맹점 불만이 크다 보니 할인 금액을 본사가 전액 부담하는 브랜드도 있다. 그렇게라도 할인행사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곧바로 뒤처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hc는 시장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타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며 “요즘 시장 분위기에서 3000원 할인은 소비자가 느끼기에 할인율이 낮다고 하니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 시장의 출혈경쟁을 야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BBQ 측도 “마케팅 성수기이다 보니 행사를 많이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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