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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토스 vs 신한, 해외여행 카드 어디가 유리할까 직접 써보니

"환율 우대" 기준 달라 비교 어려워…"한 장으로 다 된다" 비접촉 결제 안 되는 곳 많아

2024.02.29(목) 18:13:15

[비즈한국] 금융사의 ‘외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스뱅크가 ‘환전 평생 무료’ 정책을 내세우며 외환시장에 발을 뻗자, 신한은행도 질세라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최근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금융사들이 해외 결제에 유리한 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추세다. 특히 토스뱅크의 외환 정책은 기존 하나은행의 ‘트레블로그’ 기능을 모두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실용성이다. 실제 ‘해외’에 나갔을 때 어떤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게 ‘이익’일지 일본에서 ​직접 ​사용해봤다.

 

최근 금융사에서 해외여행에 특화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토스뱅크, 신한은행…‘무료 환전’ 경쟁

 

1월 18일 토스뱅크는 ‘평생 무료 환전’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만들고, 외화통장을 별도로 개설하면 외화를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가 ‘무료’다. 기존 시중은행의 ‘환율 우대’ 정책을 비교할 필요가 없어졌다. 토스뱅크는 17개 통화에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 정책을 내세웠다. 해외 결제와 해외 ATM 출금 수수료도 무료다. 여기에 해외 ‘대중교통 결제’도 가능하다. 토스뱅크는 카드 ‘한 장’으로 해외에서도 국내처럼 금융생활이 가능해졌다고 자랑한다.

 

토스뱅크는 ‘살 때도 팔 때도 평생 무료 환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외환 전쟁의 시발점을 알렸다. 사진=전다현 기자

 

주요 은행들도 질세라 경쟁 상품을 출시했다. 2월 14일 신한은행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 토스뱅크와 같이 ‘100% 환율우대’를 내세웠다. 대상 통화는 30종으로, 토스뱅크와 마찬가지로 해외 결제 수수료와 해외 ATM 출금 수수료도 무료다. 여기에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서비스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연회비가 다소 비싼 ‘프리미엄 카드’에만 적용되던 서비스였다. 연회비가 ‘0원’인 카드에 ‘파격’ 혜택을 준 셈이다. 국내 편의점 5% 할인, 국내 대중교통 1% 할인 등 소소한 혜택도 더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 역시 토스뱅크와 같이 외화계좌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외화계좌에서 원하는 통화로 환전하면, 카드 결제 시 해당 통화로 인출된다.

 

#환율 100% 우대지만…기준은 ‘깜깜이’

 

기존에도 해외 이용에 ‘특화’된 카드가 없었던 건 아니다. 기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신용체크카드’ 역시 환전 수수료가 무료다. 연회비가 다소 높은 ‘프리미엄’ 카드들은 해외 결제 시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 같은 혜택이 있다.

 

최근 출시된 해외여행 특화 카드들은 실제로 얼마나 혜택이 있을까?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일본 오사카 현지에서 ‘토스체크카드’,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기자가 직접 사용하고 비교했다.  

 

 

먼저 환율이다. 토스뱅크와 신한은행 둘 다 100% 환율 ​우대, 수수료 무료지만 기준 환율이 다르다. 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신한은행 환율이 기준이다. 

 

일본 엔화를 기준으로 SOL트래블 체크카드와 토스체크카드 환율을 비교했을 때 항상 토스가 더 ‘비쌌다’. 물론 1%p 이내로 차이는 미미했다. 당초 토스뱅크는 ‘하나은행’ 환율을 기준으로 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외환시장 환율을 기초로 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시세를 참고하기는 하지만, 하나은행 환율만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는 다는 설명이다. 다만 적용 환율은 앱에서 환전 메뉴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지난 28일 적용된 신한은행 환율. 100엔에 888.12원이다. 사진=신한SOL뱅크 어플리케이션 캡처

 

같은 시각 토스뱅크 적용 환율. 100엔에 888.28원이다. 사진=토스뱅크 어플리케이션 캡처​

 

엔화를 기준으로는 신한은행 환율이 더 좋았지만, 토스뱅크가 자체 환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히 비교하긴 어렵다. 결국 환전할 때마다 양쪽을 비교해야 알 수 있다. 환율은 주말이나 휴일에도 변동될 수 있다.


#역환전, 새로운 투자 창구?

 

신한은행 환율이 더 좋더라도 무조건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게 이익인 건 아니다. ‘역환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후 소액이라도 환전 통화가 남을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남은 ‘엔화’를 다시 ‘원’으로 환전할 때는 우대율 50%만 적용한다. 즉,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는 ‘사용할 만큼만’ 환전해야 유리하다.

 

토스뱅크는 역환전도 100% 우대율이 적용된다. 실수로 환전을 하더라도 바로 되팔면 된다. ‘살 때도 팔 때도’ 무료는 ‘투자’에도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환전 후 4일이 지난 외화계좌에 0.56%의 수익이 났다. 환율 변동을 이용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살 때도 팔 때도 무료를 외치는 토스뱅크는 환전 후 수익율이 실시간 표시된다. 사진=​토스뱅크 어플리케이션 캡처​

 

#‘해외 결제 수수료 무료’, 정말 이익일까

 

토스뱅크와 신한은행의 ‘해외 결제 무료’ 카드는 기존 프리미엄 카드들과 비교했을 때도 우위에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알 수 없다’. 기존 해외 결제 수수료 정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결제 특화’ 프리미엄 현대카드인 ‘the Green Edition2(더그린)’와 비교해보자. 더그린 카드는 해외 이용금액에 M포인트 ​5%가 적립된다. 다만 해외 결제 수수료는 그대로 부과된다.

 

2월 25일, 일본 한 음식점에서 더그린 카드로 결제한 ‘8140엔’은 ‘7만 3728원’으로 결제됐다. 해외 이용수수료 131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같은 날 신한은행 환율을 적용하면 7만 2000원 대다. 그러나 현대카드 5% 적립(3650원)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만 현대카드 적립금액은 현금이 아닌 M포인트로 지급되는 형태다.

 

사진=현대카드 어플리케이션 캡처

 

각종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수치상으로 어떤 카드가 더 낫다고 정의하기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결제 수수료 금액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해외 이용 수수료가 ‘이용금액(USD 기준)×전신환매도율×0.18%’로 계산된다고 고시한다. 여기에 브랜드 수수료도 적용된다. 즉 결제처와 상황에 따라 수수료율 자체가 달라지는 형태다. 결제하기 전에는 수수료가 얼마나 부과될지 알 수 없다.

 

#교통수단, 대부분 현금 필요

 

그렇다면 토스 체크카드 ‘한 장’만 들고 해외여행을 해도 괜찮을까? 답은 ‘No’다. 우선 일본의 대중교통은 대부분 토스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오사카 시내에서도 ‘토스 카드’ 이용이 가능한 교통수단을 찾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컨택리스(비접촉) 단말’ 결제가 불가능했다. 앞서 토스뱅크 관계자는 “한국이나 유럽, 미국 일부 등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 기능은 MIFARE 규격인데, 일본은 독자적인 Felica 규격(NFC Type F)을 사용한다. 일본의 주요 대중교통(JR이나 신칸센 등)은 컨택리스 단말 개발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오사카 대중교통 결제 가능 안내문. 마스터카드는 결제가 불가능한데 ‘토스 체크카드’, ‘SOL트래블 체크카드’ ​모두 마스터카드다. 사진=Q-move 홈페이지 캡처

 

이 때문에 지하철 등 대중교통 표는 모두 ‘현금’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상점이 많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도 ‘라인페이’ 사용이 가능한 곳이 많았다. 네이버페이(라인페이) 이용자라면 약관에 동의 후 ‘알리페이 플러스’로 해외 결제가 가능하다. 토스뱅크나 신한은행과 달리 ‘외화계좌’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 네이버 머니 계좌에 돈만 있으면 자동으로 ‘환전’돼 결제된다.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더라도 네이버페이(라인페이)는 가능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사진=전다현 기자

 

다만 네이버페이도 정확한 결제 수수료와 환율을 알기는 어렵다. 네이버페이 약관은 ‘환전 수수료, 국제카드 수수료, 중개료 등’이 부과된다고 명시한다. 환율 역시 자체 기준이다.

 

현금 인출은 괜찮을까. ‘토스 체크카드’, ‘SOL트래블 체크카드’ 둘 다 해외 ATM 출금 수수료가 무료지만, 완전히 무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ATM 기기 자체 수수료는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어떤 기기에서 수수료가 얼마나 부과되는지는 뽑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들 카드는 토스뱅크와 신한은행이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면 사용하기 번거롭다. 매번 사용할 금액만큼 현금을 계좌로 이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은 사실상 제공받기 어렵다. 전월 30만 원 이상 결제 금액을 충족해야 하는데, 여기에 ‘해외 이용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내에선 편의점 이용 시 5% 적립 외에 별다른 혜택이 없다. ‘해외여행’에만 사용하는 고객들에겐 무용지물인 셈이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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