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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국민화가' 박수근과 조선 백자를 만나는 양구 여행①

생가 터에 세워진 미술관에서 박수근과 근현대 작가들 작품 보고, 양구백자박물관선 조선왕실백자 감상

2023.08.01(화) 16:30:40

[비즈한국] 강원도 양구는 한반도의 배꼽이다. 양구군 ‘한반도정중앙면’은 이름처럼 남쪽 끝 마라도와 북쪽 유원진의 중간이자, 동쪽 끝 독도와 서쪽 마안도의 중간이다. 해마다 늦여름에 ‘양구 배꼽축제’가 열리는 양구에는 독특한 미술관과 박물관도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우리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박수근 화백의 생가 터에 세워졌다. 사진=구완회 제공

 

#5개의 전시관이 따로 또 같이,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우리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박수근 화백의 생가 터에 세워진 미술관이다. 박수근 화백은 1914년 양구군 정림리에서 태어났다. 보통학교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는데, 12살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가난해서 보통학교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밀레처럼 가난한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을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화강암의 거친 표면을 닮은 그의 그림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2002년 처음 문을 연 박수근미술관은 이후 20여 년 동안 여러 건물이 들어서며 독특한 구성을 이루었다. 박수근기념전시관을 시작으로 현대미술관, 박수근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까지 모두 5개의 전시관이 따로 또 같이 운영 중이다. 돌과 콘크리트, 유리, 금속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습이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조화를 이룬다. 각 전시관마다 고유의 정체성에 맞는 전시를 기획하는 동시에 박수근 화백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며 창작스튜디오, 박수근미술상, 전국사생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미술관에 자리한 박수근 조각상. 화강암의 거친 표면을 닮은 박수근의 그림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곳의 전시는 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화백의 작품 235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밖에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은 모두 969점에 이른다. 박수근기념전시관에서 현재 진행되는 전시는 ‘나무 아래’다. 박수근미술관이 새롭게 소장하게 된 작품인 ‘나무 아래’를 중심으로 다른 소장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나무 아래’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목 아래 밭갈이하는 세 명의 농부를 담은 작품이다. 박수근 화백의 트레이드마크인 ‘화강암 표면 같은 거친 붓터치’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전시에는 작품뿐 아니라, 박수근 화백의 생전 모습과 생활을 볼 수 있는 자료를 통해 화가의 삶을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

 

박수근-Under trees(나무 아래) 37.5×26.0cm 하드보드에 유채 1961년. ⓒ박수근연구소

 

현대미술관과 박수근파빌리온에서는 제7회 박수근미술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중이고, 어린이미술관에서는 ‘화가 박수근이 그리고 아내 김복순이 쓴 고구려 이야기’ 특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조선 백자가 시작된 곳, 양구

 

양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문화 공간은 양구백자박물관이다. 양구에 백자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이곳이 조선 백자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조선 500년 동안 관요의 왕실백자 생산에 쓰인 백토가 바로 양구산이다. 이곳에선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한 해 전에 발원문을 적은 백자도 발견되었다. 양구에서 조선 백자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백토의 생산지인 양구에는 자기소와 도기소도 함께 있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미감을 사로잡은 조선 백자 달항아리가 양구백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양구 백자의 맥을 잇는 양구백자박물관은 2006년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방산백자박물관이란 이름으로 개관했다가 2011년에 양구백자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2020년 새롭게 만들어진 도자문화역사실에선 양구 백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도자문화역사실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개방형 수장고에선 조선 시대 양구 백자의 진면목을, 현대백자실에선 조선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 백자의 모습을, 도자역사문화실에선 거대한 벽면을 가득 메운 양구 백자를 볼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 화면이 펼쳐지는 영상실도 볼 만하다. 전시관 옆 작업실에서는 나만의 백자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

 

양구백자박물관 도자역사문화실에선 거대한 벽면을 가득 메운 양구 백자를 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위치: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문의: 033-480-7228

△관람 시간: 10:00~18:00, 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오전 휴관

 

양구백자박물관

△위치: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평화로 5182

△문의: 033-480-7238

△관람 시간: 10:00~18:00, 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오전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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