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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속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추가 횡령 의혹 불거져

페이퍼컴퍼니 거래 통해 211억 원 빼돌린 정황…'M&A 선수' 남기원도 등장

2023.04.13(Thu) 18:10:35

[비즈한국]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지난 2021년 6월 상장폐지된 화신테크(옛 이노와이즈)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회장은 화신테크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당시 화신테크 실소유주 남기원 씨와 협력했는데, 남 씨 역시 한국코퍼레이션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이 확인됐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지난 3월 2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은 과거 실소유한 콜센터 운영대행업체 한국코퍼레이션(현 엠피씨플러스)이 2018년 유상증자할 당시 돈을 빌려 대금을 납입하고 유상증자가 완료되자 이를 인출해 차입금을 갚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 2020년 한국코퍼레이션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미공개 중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보유주식을 매각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받는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월 상장폐지됐다.  

 

김 회장은 2017년 한국코퍼레이션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한국코퍼레이션이 매입하게 했다. 특히 2018년 12월 한국코퍼레이션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게놈바이오로직스아시아퍼시픽(게놈바이오)’ 지분 100%를 211억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공시에 따르면 한국코퍼레이션은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으로부터 게놈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이례적으로 계약금 200억 원을 먼저 지급하고, 잔금 11억 원을 양수예정일에 지급했다.

 

그런데 게놈바이오는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과 등기부등본의 주소지가 같은 데다, 실제 주소지에 이들 회사가 존재하지 않아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게놈바이오를 한국코퍼레이션에 넘긴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졌다. 대표집행임원이 조합 지분 50%를 보유한 케이그린에너지산업이라는 내용만이 명시됐다.

 

그로부터 2년 후 한국코퍼레이션은 게놈바이오 지분을 코스닥 상장사 화신테크에 일부 매각한다. 화신테크는 최대주주가 이노와이즈로 변경된 지 한 달 만인 2020년 2월 한국코퍼레이션으로부터 게놈바이오 주식 4만 7394주를 50억 원에 인수했다. 결국 화신테크는 46억 원 이상 손실을 봤다. 

 

화신테크가 게놈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이노와이즈를 지배한 인물이 바로 남기원 씨다. 남 씨는 화신테크 등기부와 공시에 이름을 남기진 않았으나, 화신테크 회생절차 과정에서 동아송강회계법인이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에서 정체가 드러났다. 동아송강회계법인은 조사보고서에서 “임직원의 일관된 진술 및 이노와이즈코리아의 내용증명 서류, 전환사채매매계약서 등을 통해 회사의 외부이해관계자들 또한 실질적 사주로 남기원을 지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결국 남 씨가 화신테크를 통해 게놈바이오 지분 일부를 인수하며 당시 한국코퍼레이션 실소유주인 김 회장에게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남 씨는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한국테크놀로지의 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케이앤컴퍼니 시절부터 부사장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합을 맞춘 사이다. 시장에서는 남 씨를 김 회장의 ‘전주(錢主)’ 혹은 금융브로커로 의심하고 있다. 

 

남기원 씨는 2006년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자 홍콩으로 도주했다가 2016년 국내 송환된 바 있다. 남 씨는 홍콩에서 도피 중에도 국내 여러 상장사의 시세조종에 관여한 ‘M&A 선수’로도 잘 알려졌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디시스템 사업보고서에서 이름이 등장했는데, 에스디시스템이 외부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남 씨는 레몬페이스와 화이버, 옵티머스인베스트 등을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몬페이스는 2020년 한국코퍼레이션에 10억 원을 대여해준 기타특수관계자로 공시됐다. 옵티머스인베스트는 화신테크로부터 20억 원을 대여해 손실을 입혔다. 

 

더욱이 당초 게놈바이오를 한국코퍼레이션에 양도한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의 대표집행임원 ‘케이그린에너지산업’의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린 한 아무개 씨와 이 아무개 씨도 남 씨와 관계가 깊었다. 한 씨는 과거 남 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닉스진(구 한류AI센터)의 대표이사로, ​이 씨는 ​바이오닉스진의 당시 최대주주인 서울생명공학의 사내이사로 확인됐다. 레몬페이스의 이 아무개 사내이사 역시 바이오닉스진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코퍼레이션이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으로부터 게놈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남 씨가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의 실소유주였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빈 회장 또한 남 씨와 함께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을 지배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증언도 나왔다. 2022년 6월 판결이 내려진 대여금 소송 판결문에는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은 큐앤컴퍼니와 주식회사 건형, 데이원홀딩스가 출자해 결성한 조합’이라고 명시됐다. 큐앤컴퍼니의 대표이사는 성 아무개 전 한국코퍼레이션 대표이사다. 데이원홀딩스의 김 아무개 사내이사 역시 한국테크놀로지 비상근이사로 등기됐다. 건형 등기부등본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조 아무개 씨와 이 아무개 씨는 케이그린에너지산업에도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 판결문에 따르면 큐앤컴퍼니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성 아무개 전 한국코퍼레이션 대표는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 및 큐앤컴퍼니의 실제 운영자는 김용빈 회장이고, 자신은 김 회장 지시를 받아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했다”고 진술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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