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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SNS 광고들, 자극·과장 홍보에도 심의·제재 수단 없어

개인 사용기록 무차별 수집…공유 수치 늘리려 효과 부풀려

2017.02.28(Tue) 23:20:33

[비즈한국] 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 아무개 씨(26)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켰다가 또다시 모자 광고를 보게 됐다. 김 씨는 “라오스 여행 때 쓰기 위해 모자를 검색했는데, 여행 후에도 광고가 계속 따라다닌다.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저장해서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기분 나쁘다. 이미 산 제품도 자꾸 나와 짜증났다”고 말했다.

 


김 씨 사례처럼 소셜미디어에서는 본 광고를 또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검색 기록이나 사이트 방문 기록 등을 이용해 구매의사가 있었던 제품을 계속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봤던 제품 광고가 인스타그램에 나오기도 한다. 

 

불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이 아무개 씨는 페이스북에서 광고하는 식사대용 제품을 사서 잘 사용했다. 이 씨는 “M 제품을 할인한다고 해서 사봤는데 아침식사 대용으로 좋아서 잘 먹고 있다. 떨어질 만하면 광고가 떠서 또 사먹는 일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SNS를 활용한 광고의 문제점은 단순히 짜증을 부르는 트래킹 광고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 홍보를 위해 효과를 과장하거나 교묘하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기도 한다. 이 같은 일은 다이어트나 피부미용 제품에서 많이 발생한다. 몇 번 먹으면 살이 빠지고, 몇 번 바르면 피부가 극적으로 좋아진다고 광고하는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A 사는 식사 10분 전쯤 복용하면 공복감이 사라져 식사량을 줄이는 제품을 광고했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살이 빠진다는 영상은 공유가 수천 개에 이를 정도로 인기도 좋았다. 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한 의학전문가는 “이론상으로 보면 원료가 칼로리도 높지 않고 당보다 빨리 흡수되는 탄수화물이어서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된다. 많이 먹을 수가 없어 전반적으로 덜 먹을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원료가 특별한 게 아니고 음료수에 많이 든 흔한 식품첨가물이다.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으로는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 사는 식사 전 약을 먹으면 칼로리가 급격하게 감소되는 것처럼 광고한다. 약을 먹고 다량의 음식을 섭취해도 문제없다는 듯이 묘사한다. 이 역시 전문가의 견해는 달랐다. 의사 양 아무개 씨는 “예전부터 많이 판매되던 가르시니아 얘기다. 그다지 효과는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미용 관련 제품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제품들에는 흔히 ‘마약’, ‘악마’ 등 자극적인 형용사가 붙어 있다. SNS에서 본 화장품을 사 봤다는 강 아무개 씨는 “광고에서 말하는 커버력(가리는 효과)은 어떤 화장품이나 가능하리라 본다. 화장 전, 후 사진도 사후 보정한 티가 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광고가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공유가 되지 않으면 광고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공유 한 번에 수백 명에게 도달하는 SNS 특성상 자극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며 “전통적 광고매체와 달리 SNS는 심의기구나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 허위나 과장 광고로 처벌 받은 경험이 없고 이미 모두 판매된 다음에 일정액의 벌금은 크게 의미없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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