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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이엘 아스피린프로텍트 복약법 논란

독일 본사는 ‘식전’, 우리나라는 ‘식후’…“약효 차이 있을 수 있다” 지적

2016.06.21(Tue) 10:03:56

독일 바이엘의 ‘아스피린 프로텍트’를 둘러싸고 복약법 논란이 일 조짐이다. 바이엘코리아가 독일 본사와는 반대의 복약법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바이엘이 아스피린 프로텍트 약품설명서에 ‘Nehmen Sie die Tabletten bitte unzerkaut möglichst vor der Mahlzeit mit reichlich Flüssigkeit ein(충분한 물과 함께 식사 전에 복용하라)고 표기한 반면 바이엘코리아는 포장박스와 약품설명서에는 ‘식후 복용 권장’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대만, 슬로바키아, 체코, 레바논, 헝가리 등의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도 독일 본사의 복용법에 따라 ‘식전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 ‘식후 복용 권장’으로 표기된 아스피린 프로텍트정 100mg.
   
▲ 독일 본사의 상품설명서에는 ‘충분한 물과 함께 식사 전에 복용하라’고 표기돼 있다.

지난 2003년 바이엘코리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아스피린 프로텍트의 ‘식후 복용 권장’ 문구 표기를 추가하기 위해 제출한 서류도 독일이 아닌 이탈리아의 ‘linformatore farmaceutico(의약품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집에는 아스피린 프로텍트 복용법과 관련해 ‘i cpr al di in ununica somministrazione preferibilmente dopo i pasti(단일 용량의 정제를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단 한 줄로만 기술돼 있다.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엘코리아는 식전 복용 약품을 식후에 복용할 시 약효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다른 근거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의약업계 전문가들은 2003년 당시 바이엘코리아가 식약처로부터 심혈관 질환 예방에 대한 적응증 승인을 받기도 해 아스피린 프로텍트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고의성이 있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해석했다. 적응증은 심혈관 질환 병력은 없지만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바이엘코리아가 식약처에 제출한 이탈리아 의약품집. 빨간 선으로 표시한 곳이 ‘식후 복용 권장’ 내용.

한 대학병원 의약정보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식후 30분’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독일 본사처럼 식전 복용을 권장했다면 이 약을 사려는 사람이 그만큼 적었을 것”이라며 “식사 전후 복용의 약효 차이에 관한 연구 자료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기에 식후 복용으로 약효에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의 약사는 “기존 아스피린은 위에서 녹기 때문에 위장장애를 동반하게 되는데, 피복코팅이 된 아스피린 프로텍트는 소장에서 용해되는 장용제(장에서 용해되는 의약품)로 위장장애가 없다”라면서 “장용제를 식후에 먹게 되면 약산성으로 변한 위에서 일부 녹게 돼 위장장애가 올 수 있고, 약효도 최대 11시간 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엘코리아 측은 <비즈한국>의 취재가 시작된 지난 14일 ‘식후 복용 권장’ 표기와 관련된 대내외적인 검토에 들어갔고, 마무리되는 대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본사 측은 “독일에서는 식사를 하기 전에 충분한 물과 함께 가능한 씹지 않고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독일에서는 독일 법에 따르고 있고, 수입국에서는 그 나라의 법에 맞게 복용법을 따르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건의료분석평가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가 국내 24개 다국적 제약사의 2015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3002억 1461만 원의 매출액으로 5위를 차지했다. ‘아스피린 프로텍트’는 기존 아스피린(300㎎ 또는 500㎎)보다 용량이 적은 일반의약품으로 누구나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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