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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성장률 '상저하고' 전망은 희망사항? 최근 10년간 2번뿐

탄핵 국면 사라지는 올해 하반기 회복 전망하지만…팬데믹 기저효과 제외하면 사실상 상저하고는 1번

2025.01.13(Mon) 10:39:51

정부는 2일 ‘2025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6개월 전과 비교해 0.4%포인트 낮춘 1.8%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내놓은 전망치 1.9%보다도 1%p 낮은 것이지만 기본 전제는 한은과 비슷하다. 상반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에 성장률이 떨어졌다가 하반기 탄핵 국면이 해소되면 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최근 10년(2014~2023년) 사이 하반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높았던 적이 2번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과연 정부나 한은의 전망처럼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은 물론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2.0%)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와 국제통화기금(IMF·2.0%)이 지난해 말에 내놓은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심지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인 2%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치가 뚝 떨어진 것은 성장 동력인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1%였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저성장에 들어가면서 고용 여건도 나빠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해(17만 명)보다 줄어든 12만 명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민생 경제가 악화하면서 내수도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한 듯 최 대행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공공재원을 총동원해 18조 원 경기보강 패키지를 시행하고,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의 ‘민생 신속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경제가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경제 전망은 ‘상저하고’라는 장밋빛 전략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내놓은 1.9%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상반기에 성장률이 1.4%에 그치지만 하반기에 2.3%로 껑충 뛰어오르는 것을 전제로 두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1.8%이라는 점과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한은과 같이 하반기에 경제가 대폭 개선될 것을 염두에 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경제 성장 흐름을 보면 하반기에 정부나 한은 예상만큼 나온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은은 2014년 성장률을 3.8%로 잡으면서 상반기에 3.9%, 하반기에 3.7%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성적은 상반기의 경우 3.7%로 그나마 선방했지만 하반기는 성장률이 3.0%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5년에도 상반기 3.7%, 하반기 4.1%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실제 성장률은 상반기 2.3%, 하반기 2.9%로 2%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2016년에는 성장률이 상반기 3.3%, 하반기 3.0%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상반기 3.0%, 하반기는 이보다 더 떨어진 2.5%를 기록했다. 2017년에만 성장률이 상반기 2.8%, 하반기 3.3%로 전망치였던 2.5%와 3.0%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 해부터 다시 전망치 밑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2018년 상반기 2.9%, 하반기 3.0%라는 성장률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상반기 성장률은 2.8%로 전망치와 비슷했지만 하반기 성장률은 2.5%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상반기 2.7%, 하반기 2.6%를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상반기 1.9%로 급락한 데 이어 하반기 2.1%를 나타내며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한 2020년에는 성장률이 상반기 -0.7%로 역성장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1.2%로 더욱 나빠졌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2%와 2.3%로 예상했던 것보다 3%p나 하락한 수준이었다. 다만 이러한 역성장에 2021년에는 성장률이 상반기 4.0%, 하반기 4.0%를 기록해, 전망치였던 상반기 3.0%, 하반기 3.1%를 웃돌았다.

 

이러한 기저효과가 사라지자 다시 성장률은 전망치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2023년 한은은 성장률이 상반기 1.3%, 하반기 2.1%를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 성적은 상반기 0.9%, 하반기 1.8%에 그쳤다. 최근 10년간 하반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높았던 때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2017년이 유일했던 셈이다.

 

2024년 성장률은 상반기 2.2%, 하반기 2.0%로 전망됐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성장률 2.8%를 기록하며 전망치를 뛰어넘은 반면, 하반기 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낮은 1.6%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경제가 꺾인 상황에 현재 탄핵 국면이나 수출 부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내놓은 올해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 2.3%도 과거 사례처럼 달성 못 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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