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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 영업이익 1억인데 성과급은?" HDC현산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개시

5차례 단체교섭 결국 파행, 정부 중재도 결렬…현산 "임금에 물가상승 반영, 교섭 계속할 것"

2024.05.28(Tue) 14:44:17

[비즈한국] HDC현대산업개발(현대아이파크) 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 협상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현산 노사는 올해 임금 협약을 갱신하고자 다섯 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파행을 거듭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되면 현산은 지난해에 이어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을 맞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 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협상에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사진은 정몽규 HDC 회장이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후속 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산 노조는 지난 27일 임금교섭과 관련한 파업(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 기간은 오는 6월 14일까지 3주간으로, 노조원 933명 과반이 찬성할 경우 파업이 확정된다. 28일 현재 현산 노조 파업 투표율은 71%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현산 직원은 총 1907명으로 노조 가입률은 49% 수준이다.

 

올해 현산 임금 단체교섭은 파행을 거듭했다. 노사는 2024년도 임금 협약을 갱신하고자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다섯 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는 양측 입장 차가 크다며 지난 7일 중재안을 내지 않고 조정을 마쳤다. 노동쟁의 조정은 정부가 근로조건 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을 중재하는 절차다. 조정이 무산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다.

 

노사가 이견을 보인 지점은 성과급이다. 현산 측은 올해 직원 임금을 최근 5개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적용해 인사 평가 결과에 따라 2.42%~ 8.42%(중급 B+ 기준 3.92%) 인상하되,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월 급여 20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한다.

 

노조가 성과급을 요구하는 이유는 회사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023년 현산 영업이익은 1953억 원, 순이익은 172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8%, 244% 늘었다. 현산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2023년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14%(보통주 1주당 100원)가량 늘어난 449억 원(보통주 1주당 700원)으로 확정했다. 노조는 회사 이익과 주주 배당이 늘어난 만큼 직원들에게 성과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산 노조가 28일 대한축구협회 앞에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현산은 지난해에도 직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실적 급감과 연이은 사고, 주택 경기 침체, 금리 상승 등이 이유였다. 2022년 현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 줄어든 1164억 원, 순이익은 72% 감소한 502억 원을 기록했다. 현산은 2022년 1분기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습 비용을 장부에 반영하면서 실적이 위축됐다. 이보다 1년 앞서 176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2021년 직원 성과급은 월 급여 110% 수준으로 집행됐다.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두고 양측 신경전도 치열하다. 현산 노조는 지난 14일과 21일 각각 대한축구협회와 서울시청을 찾아 회사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HDC 회장이 13년간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서울시는 아파트 붕괴 사고를 낸 현산에 대한 행정처분을 준비 중이다. 현산은 앞선 시위에 참석한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의 이번 달 급여를 시위 참여 시간만큼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부분 파업으로 간주한 셈이다.

 

서장석 현대아이파크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직원 1인당 1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약 450억 원의 배당 잔치를 벌이면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1원도 지급하지 않으려는 것은 직원과 조합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성과급 미지급을 포함한 회사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일지, 이에 반대하는 파업을 실시할지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와 교섭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교섭 타결을 위해 지속 협상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현산 노조의 파업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7월 직원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였다. 당시 노사 협상은 파업 개시 2개월 만인 9월 최종 타결됐다. 현산은 2023년도 직원 기본급을 인사 평가 결과에 따라 1.5%~3% 올리고, 2023년 7월부터 직원 연봉을 462만~1000만 원(본사 일반직 기준) 추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경영성과급은 지급하지 않고, 2026년부터는 저성과자에 대한 임금 삭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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