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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자료상' '폭탄업체' '나까마'를 아시나요?

조세범죄 판 짜는 나까마, 거짓세금계산서 발급해주는 자료상…거짓세금계산서 발급 적발 시 상상 이상의 처벌 받을 수 있어

2024.04.16(Tue) 10:20:07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알쓸비법)’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실무자가 무작정 관행을 따르다가 발생하는 조세범 처벌법상 범죄 행위들이 많다.


일찍이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라고 했다. 인간의 모든 활동, 특히 경제활동에는 항상 세금 문제가 따라온다는 말이다.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 평균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사람은 세금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다. 소득이나 수입이 일정 구간을 넘어가면 세금이 소득의 절반을 넘어가기 때문이다.

 

거래에서 교환되는 재화나 용역은 평균 30% 정도가 세금으로 납부된다. 따라서 거래의 적법성, 타당성 등을 검토할 때 반드시 세금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변호사 등이 이러한 검토를 누락해 고객이 손해를 입게 될 경우 '맬프랙티스(Malpractice·배임 또는 전문직의 미숙한 업무 수행)'라고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특히 상속·증여 계획은 본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세금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까’를 탐구하는 과정이므로, 세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당초 계획한 상속·증여를 포기하게 된다.

 

세금은 이토록 중요한데도, 사건 규모가 크지 않다면 변호사·세무사 등이 긴밀히 협의해 자문을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변호사는 자칫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세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기 마련이어서 세금 문제가 드러난 시점에는 수습하기 늦었거나, 변호사·세무사 등이 상반된 답변을 내놓아 갈피를 못 잡을 때도 있다.

 

실무자는 그때그때 업무를 처리하기에 바쁘다 보니,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회사 회계팀의 가이드에 따라 움직이거나 업계의 관행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조세범 처벌법상 범죄지만 적발을 피한 덕에 이뤄졌던 관행을 무작정 따라하면서, 세무조사는 물론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다.

 

이번 글에서는 실무상 자주 발생하는 세금계산서 관련 조세범죄를 살펴본다. 국세징수액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부가가치세의 ‘운용의 핵’은 세금계산서다. 이렇다 보니 실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범죄가 세금계산서 관련 조세범죄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세금계산서를 미발급 또는 허위 기재하거나, 매출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를 허위 기재해 제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이는 세금계산서의 작성, 교부 의무자와 그 행위자만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행위자의 신분이 구성요건인 범죄)이다. 사업자로 등록해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사람이 주체고, 미등록 사업자 또는 재화 공급이 없는 자는 주체가 될 수 없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2항은 △세금계산서를 수취하지 않거나 △허위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거나 △매입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를 허위 기재해 제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이 역시 신분범이므로 사업자등록을 한 자,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 중 소득세·법인세 납세의무자 등이 주체가 된다. 다만 단순 미수취와 허위 기재한 세금계산서의 수취만으로는 처벌하지 않고, 서로 통정에 의할 때에만 처벌한다.

 

다음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각호는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 받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거짓세금계산서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 없음에도 발급된 세금계산서를 말한다.

 

여기서 조세범죄계의 전문 용어가 등장한다. 먼저 ‘자료상’이란 사실상 영업행위를 하지 않거나 명목상으로만 사업을 하면서, 사업자등록을 한 후 대가를 받고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사람을 뜻한다. 보통 자료상은 1~2년만 활동하다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때가 되면 폐업하고 사라져서 ‘폭탄업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으로 ‘나까마’란, 사전적인 의미는 ‘중간상인’이지만 조세범죄에서는 배후에 숨어 거짓세금계산서 발급을 주도하고 거래구조의 판을 짜주는 사람을 지칭한다. 인력 파견업체, 고물상, 귀금속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과세기관을 속이겠다는 의도가 없더라도 잘못된 거래로 인해 가산세 부과·형사처벌 등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거래 없이 자료상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구입하면, 거짓세금계산서를 사용한 매입세액공제, 경비 인정 등의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나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거짓세금계산서 발급 행위가 적발되면 가산세 납부 등의 불이익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5항은 벌금형의 임의적 병과를 규정해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징역형 외에 벌금형까지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행위자는 본인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의도와 목적을 명확히 가지고 자료상으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았다면 위험을 알고 행동한 것이니 형사처벌을 받아도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본인은 나름대로 실물 거래라고 판단하고 세금계산서를 수수했는데, 사후에 과세 기관이 해당 거래를 ‘가공거래’라고 단정 짓고 가산세를 부가하거나 고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는 B에게 인터넷 플랫폼을 구매하고자 B에게 대금을 지급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았다. 그러나 B가 당초 설명한 대로 인터넷 플랫폼이 완성되지 않자, B와 계약을 합의 해지하고 대금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B가 “좋은 투자 기회가 있으니 이자를 쳐서 돌려주겠다”라고 제안하자 A는 2~3회 돈을 빌려주고 다시 대금을 받았다.

 

이 사안에서 A는 위와 같은 금전 거래에 큰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아 B의 요청에 따라 몇 차례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았으나, 과세 관청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과세 관청은 ‘B가 A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거래에서 대금 지급은 정상적인 매출거래에서의 대금 지급으로 볼 수 없고, 매입·매출처와의 진술 및 제출한 증빙이 일치하지 않으며, 허위 증빙을 제출하는 등 이를 실제 거래를 수반한 정상적인 매출로 볼 수 없으므로, 세금계산서는 가공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와 B 모두에게 가산세를 부과하고 형사고발했다.

 

결국 △실적이 미미하거나 소재가 불분명한 거래처와 거래하는 경우 △세금계산서 발급 전후에 예정된 거래 내용과 관계없는 금전거래를 하는 경우 △고물·귀금속·인력파견·가상자산 등 과세 관청이 주의 깊게 감시하는 업계에서 거래하는 경우 등은 항상 세금계산서 발급과 관련해 문제의 여지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부가가치세 제도 운용을 위해 엄격하게 설정한 제재 규정에 의해 회복하기 어려운 금전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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