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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는 휴면카드 1600만 장…현대카드 '기여도' 가장 컸다

PLCC 도입한 현대카드, 1년새 35만 장 늘어 '예쁜 쓰레기' 양산…금융당국 "정리 시스템 도입"

2024.02.07(Wed) 18:12:09

[비즈한국] 지난해 국내 주요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누적 휴면카드가 약 1600만 장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는 발급 이후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휴면카드 증가세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PLCC 상품 시장 과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누적 휴면카드가 약 1600만 장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양휴창 기자

 

#PLCC가 뭐길래

 

PLCC(Private Label Cretid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카드사와 기업이 1 대 1로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품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마케팅, 운영비용, 수익을 분담하는 구조다. 카드사와 기업 양쪽이 활발하게 홍보하는 데다 ​디자인에 공들이기에 PLCC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PLCC​가 우후죽순 만들어지면서 휴면카드가 더 늘어나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예쁘다는 이유로 카드를 발급받은 뒤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 프리랜서 A 씨는 PLCC에 대해 “칙칙한 디자인이 아니라 예쁘고 관심 가는 모양이라서 카드를 많이 발급했지만 실제로 쓰는 카드는 몇 장 없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자주 사용하는 특정 브랜드 신용카드만 만들어놨다. 커피나 배달 음식은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관련 카드를 안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발급받고 안 쓰는 카드가 더 많다”고 전했다.

 

#휴면카드, 하루에 5000장…현대카드 가장 많이 기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휴면카드는 1600만 장으로​ 집계됐다.​ 2022년 약 1400만 장이던 것에서 200만 장이나 증가했다. 1년 사이에 매일 5000장 이상의 카드가 사라진 셈이다. ​

 

​9개 카드사 모두 휴면카드가 증가했는데, ​​특히 현대카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3년 현대카드의 누적 휴면카드 수는 약 208만 장에 달한다. 2022년 약 173만 장에서 35만 장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9개 주요 카드사 평균 20만 장 증가한 것에 비해 2배 가깝게 높은 수치다.​

 

자료=여신금융협회

 

자료=여신금융협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농협을 제외한 국내 8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가 2022년 기준 9월까지 제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88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늘었다. 이 중 현대카드의 수수료 증가율은 78.8%로 가장 높았다.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증가율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PLCC 마케팅을 시작했다. 2015년 PLCC 본부를 신설하면서 이마트·네이버·스타벅스·배달의민족 등 소비자들에게 주목받는 브랜드와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비용 부담은 줄이고 수익을 높여 가장 성공적인 카드사로 평가 받았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도 너도나도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 경쟁에 불이 붙었다.

 ​

#금융당국 “휴면카드 정리 시스템 도입”

 

이 같은 신용카드 발급 남발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LCC는 젊은층이 선호하는데, 소비 감각과 지출 관리 경험이 미흡한 사회초년생들이 디자인이 예쁘다는 이유로 수집하듯 ​카드를 ​발급받게 되면서 휴면카드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카드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 분실 위험이 있다. 카드 분실은 소비자들의 금융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휴면카드는 카드사에도 위험요소가 된다. 사용하지 않는 카드도 계속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 또 PLCC 발급 시 제휴사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PLCC 발행을 통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이로 인해 기존에 MOU(업무협약)를 맺은 금융사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사회 전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카드 폐기도 문제다. 카드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PVC(폴리염화비닐)로 만들어져 소각 시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소각 시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카드가 대안으로 나오긴 했지만 이 역시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된다는 한계가 있다.​

 

배달의민족과 현대카드가 제휴해 만든 PLCC.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일반 신용카드 대신 PLCC 발급이 많아지면 휴면카드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휴면카드가 계속해서 늘면 보안 문제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 역시 사용하지 않는 카드라도 발급한 이상 계속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1년 이상 쓰지 않는 카드는 고객에게 문의해서 완전히 해지하고 폐기 처리하도록 ​앞으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는 자동으로 해지되는 '자동 해지 정책'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 해지 정책은 카드사들의 과도한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3년부터 업계 표준 약관에 규정을 넣으면서 시행됐지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자 2019년 5월부터 자동 해지 규제를 폐지했다.

 

금융당국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과다하게 보유하면 문제가 된다며 ‘휴면 신용카드 정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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