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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드론 기술은 세계 최고, 현실은 규제 투성이

전파법 관련 낡은 규제 개선하고 평가시설 확보해야…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시급'

2023.11.17(Fri) 16:57:40

[비즈한국]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한 ‘안티드론’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는 가운데 관련 규제 혁신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전파법 규제​ 완화와 평가시설 확보가 필수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방산 선진국들은 안티드론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지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안티드론 시장은 2030년 126억 달러(16조 7000억 원) 규모로 예상되며 매년 27.6%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 한국의 안티드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저마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드론 및 무인기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안티드론’ 시스템 개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사진=생성형 AI

 

안티드론 시스템이란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무인기를 탐지, 식별, 무력화하는 장치 체계다. 크게 드론을 식별해 추적하는 탐지 영역과 식별된 드론을 무력화하는 영역으로 나뉜다. 탐지 방식은 레이더, 영상, 전파, 음향 등 센서류가 있다. 무력화는 드론을 기관포, 미사일, 레이저 등 직접 파괴하는 방식(하드 킬)과 조정 주파수나 GPS 등 전파신호를 교란해 적 드론의 작동을 방해하거나 정지시켜 무력화하는 전자적 방식(소프트 킬)이 있다. 

 

문제는 기술 수준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그에 따른 규제 혁신은 더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제약으로 전파법 관련 규제를 꼽았다. 현행 전파법은 전파차단장치 사용으로 발생하는 민사 피해에 대한 보상 규정이 없어, 장치를 적법하게 사용했음에도 민사상 피해를 보상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 전파법 제29조에 따르면 공공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전파차단장치를 사용해 ​불법드론 안전위협 등에 대응​할 수 있지만, 민사상 피해 발생을 우려해 관계기관 혹은 업체에서 적극적인 사용을 주저하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드론과 관련한 소관 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도 제약이다. 국토부는 드론 비행시험장을 관리하고, 미래창조과학부는 전파차단장치 인가 및 신고를 주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파법 책정 및 개정을 주도한다. 관련 기업은 세 부처 모두를 상대해야 하기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마다 고유 업무가 있기 때문에 규제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업체 역시 각 규정을 검토하고 수정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전했다.

 

한국대드론산업연합회가 후원하는 ‘안티드론 시스템 규제개혁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가 15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전현건 기자

 

업계는 ‘시험대(Test Bed) 확보’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시험 평가가 가능한 시설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방산 관계자는 “차단거리, 무력화 성공률 등 2개 항목의 경우 야외 성능 시험을 통해 동시 평가하는데, 차단거리 시험에는 15km 이상 가시선이 확보된 시험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험체 확보 역시 요원하다. 433MHz 및 900MHz 대역의 경우 전파법에 허가되지 않아 국내에서 드론의 확보 및 운용이 불가능하다. 

 

정부도 드론 생태계의 성장률 및 기술력을 고려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항공안전법상 공역의 드론 비행 규제에 대해 “건물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자체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신청 기관이 제시한 공역에서 드론 비행이 가능하다”고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일반 항공기 경로와 중첩될 경우 운항 최저고도 기준인 150m 이상에선 비행이 불가하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파법과 관련해 전파 차단장치 사용자의 민사책임 경감을 추진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전문가들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안티드론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효율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찬봉 광운대 방위사업 교수는 “안티드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정부 기관과 계약 예정된 장비를 시험평가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컨트롤타워가 생기면 규제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 그래야만 K-방산 수출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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