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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처럼 될라' 치킨업계, 가격 인상 두고 고심 깊어지는 까닭

교촌치킨, 가격 인상 후 매출 '최악'…정부 가격 동결 압박까지 더해져 눈치 싸움

2023.11.14(Tue) 16:04:25

[비즈한국]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실감한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석 달 연속 3%대를 찍었고, 주요 생필품은 물론 우유, 맥줏값,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랐다. 치킨업계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지만 소비자, 정부 눈치를 보느라 쉽사리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외식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치킨업계는 소비자, 정부 눈치를 보느라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가격 인상 감행한 교촌치킨, 폐점 늘고 매출 줄어

 

외식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치킨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절실한데 지금 같은 분위기에 어떻게 가격을 올릴 수 있겠나. 눈치만 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 초 호기롭게 가격 인상을 감행한 교촌치킨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교촌치킨은 4월 치킨 가격을 3000원가량 인상했다. 임차료 및 인건비, 원자재 가격 등의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 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부득이하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 반감은 상당히 거셌다. ‘교촌 불매’를 외치는 소비자도 늘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악’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액은 10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323억 원) 대비 23%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은 1114억으로 전년(1251억 원)보다 11% 줄었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8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비회복이 더뎌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저 효과로 인해 상승했다”며 “지난해(22년 3분기)는 가맹점에 부분육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본사의 각종 비용 부담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0%가량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으로 낮았기에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더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가격이 올라가면 판매량이 감소하는 측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본사는 가맹점 납품가를 실적으로 집계하는 만큼 소비자가격 인상이 직접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전했다.

 

가격 인상 후 제로에 가까웠던 가맹점 폐점률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촌치킨은 가맹점 매출이 높은 편으로 폐점 점포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해 폐점한 교촌치킨 가맹점 수는 2개였으며 2021년에는 단 한 개점도 폐점하지 않았다. 2020년 1개, 2019년 2개 매장이 폐점하는 등 매년 폐점 가맹점 수는 1~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올해 9월까지 폐점한 교촌치킨 가맹점 수는 9개로 집계됐다. 0.1~0.2%였던 가맹점 폐점률은 0.7%까지 올랐다. 낮은 폐점률은 교촌치킨의 자랑거리 중 하나였는데,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교촌치킨 가맹점 폐점률은 처음으로 1%를 넘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난 것은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폐점률이 1%대로 나오는 것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치킨 가격을 3000원 인상한 교촌치킨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매출이 하락했다.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정부까지 나서 밀착 관리 “콕 짚어 치킨 압박, 답답하다”

 

가격 인상 후폭풍으로 위기감이 커진 교촌치킨을 보며 경쟁사들은 쉽사리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정부까지 치킨값을 관리하겠다고 나서 더욱 난감해졌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공식품, 외식, 농축산물 등 28가지 품목의 가격을 밀착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서민들이 많은 찾는 품목의 가격 변동 추이를 매일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치킨도 정부의 가격 관리 품목에 포함되면서 집중 관리 감시망을 벗어나기 힘들어졌다. 이전에도 정부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튀김유를 바꿔 원가 조정을 해서 가격 인상을 피한 BBQ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압박이 어느 정도 통하는 분위기다. 올해 가격 인상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BHC, BBQ 등이 모두 “당분간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지금과 같은 가격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콕 집어 치킨가격을 모니터링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가격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겠나”라며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밀가루, 소스, 파우더 등을 협력사에서 받아 납품하는데, 모두 가격이 올랐다. 그러니 프랜차이즈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부는 프랜차이즈 가격 동결에만 압박을 가한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는 버틸 수 없다며 가격 인상을 결정한 브랜드도 눈에 띈다. 푸라닭치킨은 이달부터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신메뉴 ‘김미바삭’을 제외한 나머지 치킨 메뉴의 가격을 1000원씩 높이고, 일부 세트메뉴 4종(반하다 세트, 1.5마리 메뉴)은 1500원 인상을 결정했다. 푸라닭치킨을 운영하는 아이더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례적이고 지속적인 원재료와 물가 상승, 임대 및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배달앱 및 배달 대행료 등 각종 수수료 상승, 치솟는 인건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정부가 가격 인상을 억지로 막는 것이 언제까지 통할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눈치 보기에 가격 인상을 미뤘던 기업들이 내년에 더 큰 폭으로 가격 인상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 (가격 변동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 아낄 것은 아끼며 버텨보자는 분위기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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