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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넣어달라던 김포가 '메가 서울'로 선회한 까닭은?

김포 빠져있다가 법안에 포함되면서 함께 추진…서울 편입 논란으로 '북도' 앞날 불투명

2023.11.13(Mon) 16:34:07

[비즈한국] 최근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의제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김동연 경기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도 ‘분도’ 설치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수월해졌다는 주장도 들린다. 김 지사는 경기도를 북부와 남부로 나눠 ‘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김포’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의제가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박정훈 기자

 

#‘경기북도 분리’ 40년 전부터 나왔지만

 

김동연 경기지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처음 나온 개념은 아니다. 1980년대부터 경기도를 북도와 남도로 나누자는 제안이 있었다. 13대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는 ‘경기북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선거철마다 경기북도를 신설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북부에 자리한 고양시, 남양주시, 파주시, 의정부시, 양주시, 구리시, 포천시, 동두천시, 가평군, 연천군 등을 경기도에서 분리해 경기북도로 만들자는 의견이다.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자는 논의는 지난 몇십 년간 이어져왔지만, 본격적으로 추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당시 경쟁후보였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정당을 막론하고 경기도의 분도 필요성은 공감하는 추세다. 올 2월 김민철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61인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두 달 후 최춘식 의원(국민의힘) 등 10인도 같은 이름으로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경기도를 분도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뜻을 같이한 건 경기북부의 지리적 상황 때문이다. 남부와 달리 북부지역은 대부분 북한 접경지역으로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또 서울이 경기도 중간에 자리해 남북부의 교류도 원활하지 않아 생활권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격차도 분도 추진 이유다. 남부보다 북부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열악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북부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다.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 역시 1.09로 꼴찌인 반면 남부는 1.37에 달한다. 재정자립도는 남부가 43.3%지만, 북부는 27.3%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도 남부엔 5개가 있지만, 북부에는 하나도 없다. 

 

반면 규모는 크다. 2023년 기준 경기북부 인구는 335만 명으로, 광역자치단체 기준 경기남부, 서울시 다음이다. 면적은 4268㎢로 전국 9위다. 규모와 인구로 따지면 분도 하더라도 광역자치단체 상위권을 차지한다.

 

#분도 하면 뭐가 달라지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기본 개념은 경기도의 ‘분도’다. 경기도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고, 북부는 ‘특별자치도’로 규정해 특례적 지위를 주자는 것이다. 세종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 등이 그 예시다. 경기도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6년 7월에는 출범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특별자치도를 설치하면 지역적 상황에 맞게 행정 집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규제 완화도 기대하고 있다. 남부와 달리 북부는 북한과 인접해 각종 규제 대상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개발제한구역 등 각종 중첩 규제에 묶여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수도권’인 북부의 발전이 제한되면서,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정책적 역차별을 받아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특별자치도 설치가 규제 완화로 바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관련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북부 지역의 분도가 중첩 규제의 해소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검토 필요 △경기북부 지역의 낮은 재정자립도로 남·북부 간 재정격차 심화 및 북부 지역 발전을 위한 동력이 약해질 여지가 있다는 점 검토 필요 △정부와 경기도·경기북부 지역을 비롯한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청취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분도를 추진해온 정치인들은 지금이 적기라고 평가한다. 행정적으로도 분도 준비가 됐다고 본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금 경기도에는 경기북부만 총괄하는 북부청, 북부교육청, 북부경찰청 등이 별도로 있다. 행정적으로는 실질적으로 다 분할돼 있다. 즉 행정적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는 상황이다”며 “그동안 본격적으로 추진이 안 됐던 이유는 경기도지사 입장에서 분도는 세력 약화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또 지금은 재정자립도가 높은 남부가 북부를 지원해주는 모양새라 남도 입장에서도 분도가 나쁘지 않다. 독립을 하더라도 남부가 2위, 북부가 3위기 때문에 규모도 괜찮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북부의 천연 요새들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규제 완화도 기대한다. 지역 발전도 북부만의 특성에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김민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특별자치도로 가면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지역 특성에 맞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처음 분도 논의도 이런 취지에서 시작됐다”며 “과거에는 북부가 경제 중심지로 인구도 더 많았는데, 분단으로 여러 규제에 묶이면서 발전이 저해됐다. 불균형이 커졌기 때문에 북부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특별자치도를 설치하고 북부 지역에 맞게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까지 끝난 상황으로 상당히 논의가 진척돼 있으며 의견수렴 절차로 주민투표를 앞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북부특별자치도’에 김포시는 없었다?

 

그런데 경기도가 북부특별자치도를 처음 구상할 당시에는 김포시가 포함되지 않았다. 지리적 위치와 경제적 상황이 애매한 김포시는 ‘번외’처럼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6월 경기도가 발간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도민참여형 숙의공론조사 토론집 중 일부 자료. 경기도는 당초 김포시를 북부에 포함하지 않았다. 사진=경기도청


경기도는 김포시를 제외한 10개 시·군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대상에 넣었다. 사진=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 홈페이지


경기도가 올 6월 발간한 토론집에도 ‘경기북부 지역은 10개 시·군이다. 하지만 접경지역이라는 특성으로 분류할 때나 혹은 김포시민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합류하겠다는 결정을 할 가능성도 크다. 이 자료집에서는 기존 통계는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하지만, 일부 자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미래상을 논의할 때는 김포시를 포함했다’고 명시됐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 홈페이지에도 김포는 북부에 빠져 있다. 김포시 포함 여부를 제대로 협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월 김민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 법안에는 김포시도 북부에 포함됐다. 이 법안에는 11개 시·군이 북부에 들어간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김포시에서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부분(포함 여부)은 주민 투표 등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발의된 법안들에 김포시가 북부에 포함되자 경기도도 김포시를 북부에 포함해 논의 중이다. 다만 북부 편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양평군 등 일부 시·군에 대한 협의는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역시 북도에 어떤 시·군이 편입될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경기도만의 문제 아냐, 공론화 과정 더 필요”

 

지난 9월 26일 경기도는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했다. 경기도 분도와 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주민 의사를 묻기 위한 것이다. 10월 27일에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김동연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 직접 투표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투표 직전까지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분도가 추진됐지만, 최근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11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1차회의에서 조경태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많은 전문가들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는다.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과 수도 안보 문제가 엮여 있어 절차도 더 복잡하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이 진지하게 서울 편입론을 꺼낸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김포시를 기점으로 구리시, 고양시까지 서울 편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북부특별자치도’ 논의 자체가 흐려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편입 논란이 커진 것은 경기도 분도 문제에 협의가 부족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행정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데 분도가 필요하다고 하면 납득이 가능하다. 다만 그동안 논의가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으로 보인다. 충분히 논의됐다면 김포시 역시 바로 서울 편입을 원한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도를 하게 되면 남부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북부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각종 규제와 지리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남부에서 거둔 세금을 북도에 투자하는 식으로 유지가 됐다. 기본적으로 남부는 확장 여지가 있지만, 북부는 접경지역이라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도했을 때 어느 쪽에 편입되느냐에 따라 시·군의 실익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선호도가 ​다를 수 있어 분도 실현에 한계가 있다. 정부에서 얼마나 지원을 하느냐에 따라 다를 텐데,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역시 “분도 문제는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 단순히 경기도 내 합의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 경기도 외 사람들은 분도가 뭔지도 잘 모를 것이다.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해선 여러 의견수렴과 연구·조사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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