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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베팅한 크래프톤, 제 2의 '배그' 탄생할까

'배틀그라운드' 기록적 흥행 이후 후속작 찾기에 올인…2026년까지 파이프라인 24개 확보 목표

2023.10.24(Tue) 16:28:14

[비즈한국] 메가 지식재산권(IP) ‘PUBG: 배틀그라운드’로 알려진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신규 IP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올해를 퍼블리싱 강화의 원년으로 삼으면서, 상반기 투자액만 5000억 원을 넘은 상황. 하반기에도 신생 개발사 투자와 퍼블리싱 권한 확보에 집중하는 가운데 수익 다각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크래프톤이 2023년을 ‘퍼블리싱 원년’으로 삼고 신생 개발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은 최근 신규 게임 스튜디오 ‘플라이웨이게임즈’를 설립했다. 크래프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게임 제작 스튜디오로, 챌린저스실 김수영 실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크래프톤은 플라이웨이게임즈에 약 337억 원을 출자했다. 6월 신규 설립한 렐루게임즈에 이어 플라이웨이게임즈가 합류하면서,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는 12개로 늘었다. 

 

플라이웨이게임즈는 7월 사내 구성원 중 신작 개발을 원하는 구성원에게 창업 비용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더 크리에이티브’으로 탄생한 법인이다. 플라이웨이게임즈는 게임 제작과 더불어 소프트 론칭(정식 론칭 전 특정 지역 또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출시하는 것) 등을 담당한다. 현재 5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2024년 공개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지분 투자를 통한 IP 확장도 힘쓰고 있다. 지난 12일엔 개발사 ‘바운더리’ 시드 투자(초기 투자)를 발표했다. 바운더리는 설립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신생 업체로, 액션 롤플레잉 게임(RPG) 장르의 ‘프로젝트 너트’를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은 이번 시드 투자로 프로젝트 너트의 글로벌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이 같은 행보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신년사에서 “2023년은 퍼블리싱 강화의 원년”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김 대표는 연초 사내 소통 프로그램으로 공유한 ‘2023년 크래프톤이 나아갈 방향’을 통해 올해 목표를 △조직 역량의 혁신과 결집 △퍼블리싱 역량과 체계 강화 △미래에 대한 투자 지속이라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파이프라인을 축적하고 많은 게임이 시장에 올라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조직 역량을 탄탄히 다지고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해 재무적 성과도 창출하는 한 해가 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 독립 스튜디오 개발 중심에서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외부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통해 퍼블리싱 권한을 얻는 것)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신생 업체에 투자해 퍼블리싱 권한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생 개발사 ‘너바나나’의 지분 약 33%를 확보해 ‘프로젝트 제타’의 출시·운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미국·인도 등 해외에도 손을 뻗으며 다방면으로 투자에 나섰다. 8월에는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 확보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퍼블리싱에 공들이는 배경엔 수익 다각화라는 목표가 있다. 배틀그라운드 IP 외에 다양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것. 크래프톤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산하 스튜디오의 신작과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가진 IP를 통틀어 ‘파이프라인’ 게임 IP를 24개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11월 열리는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도 신작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렐루

크래프톤은 지난 6월 신규 스튜디오 렐루게임즈를 설립한 데 이어 10월 플라이어웨이게임즈(위)를 출범했다. 두 스튜디오 모두 크래프톤이 지분 100%를 보유한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실제로 퍼블리싱으로 이익을 거둔 게임사는 많다. 위메이드는 매드엔진이 개발한 MMORPG ‘나이트 크로우’로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4월 출시한 나이트 크로우가 7~8월 하루 매출 9억 원대에 달하는 등 순항하면서, 위메이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593억을 기록했다. 매드엔진은 위메이드가 2020년부터 투자해 지분을 약 40%까지 확보한 개발사다. 게임의 성공으로 매드엔진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도 덤이다.

 

카카오게임즈에선 2021년 6월 출시한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 이 ‘​효자’ 노릇을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오딘은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이 9억 달러(약 1조 2095억 원,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50억 원을 투자했다가 2021년, 2022년 추가 투자로 지분을 54.95%까지 늘렸다. 

 

크래프톤의 투자 비용은 매년 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금(별도 기준) 1조 4634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1조 3048억 원, 2022년에는 1조 3202억 원이었다. 관계기업 투자 비용(연결 기준)만 보면 2021년 3946억 원, 2022년 4253억 원으로 늘어 올해 상반기엔 5094억 원에 달했다. 

 

한편 자체 스튜디오에선 배틀그라운드를 넘는 메가 IP를 내지 못하고 적자로 고전하는 가운데, 퍼블리싱이 수혈의 수단이 될지 주목된다. 상반기 종속기업 재무현황에 따르면 △블루홀스튜디오 약 77억 원 △라이징윙스 약 80억 원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약 2억 원 △5민랩 약 34억 원 △네온 자이언트 15억 원 등의 계속영업손실을 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흥행 가능한 신작을 선별하는 안목을 증명하는 것이 과제”라며 “모바일과 콘솔에서 연속으로 흥행에 실패해 향후 스튜디오 관리 역량과 신작에 대한 글로벌 이용자의 관심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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