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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배민B마트 즉각 이전하라" 서울 아파트에 현수막 걸린 사연

새벽 4시부터 하차 작업, 라이더들 흡연까지…배민 "개선 노력 중"

2023.08.25(Fri) 11:23:15

[비즈한국] 우아한형제들이 운영 중인 장보기 즉시 배달 서비스 ‘배민B마트’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B마트의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심 곳곳, 특히나 주거지역에 MFC(Micro Fulfillment Center·도심형물류센터)를 입점 시키면서 인근 주민의 불편함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 중인 장보기 즉시 배달 서비스 ‘배민B마트’ 물류센터가 주거지 인근에 위치해 인근 주민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B마트는 즉각 이전하라’ 아파트 주민들이 현수막 내 건 사연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아파트 입구에 ‘B마트는 즉각 이전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배민B마트 소음을 견디다 못해 현수막까지 내건 것이다. 이 아파트 주민관리단 대표 이 아무개 씨는 “B마트가 들어온 뒤로 살 수가 없다. 입주민들의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B마트는 암 덩어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아파트는 15층짜리 주상복합건물로, 1~2층은 상가시설로 사용되고 나머지 층에 130세대가 입주해있다. 배민B마트는 2020년 이 아파트의 2층 상가시설에 입점했다. 그때부터 주민들과 B마트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 씨는 “B마트 문제로 구청, 보건소, 경찰서 등을 다 찾아다녔다. B마트 본사에도 계속해서 민원을 넣었지만 시정이 안 된다. 최악의 단계까지 왔고, 견딜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이 아파트 2층에 배민B마트가 입점한 이후 입주민들은 소음, 흡연, 주차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아파트 주민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다. 매일 새벽 4시부터 아파트 앞에 물류차량이 도착해 하차 작업을 시작하는데, 소음으로 밤잠을 설친다는 것이다.

 

이 씨는 “지하 주차장이 있지만 높이 제한으로 트럭이 진입할 수 없어 아파트 앞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내린다. 소음이 어마어마하다”며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겨울은 나은 편이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잠을 잘 수가 없다. 새벽 시간의 소음을 해결해달라는 입주민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입주민들도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입주민 A 씨는 “오늘 새벽에도 물류 차량이 5대가 왔다”며 “차가 몇 대가 들어오는지를 소리만 듣고도 알 정도다”고 말했다. 입주민 B 씨도 “주거지역에 이런 게 들어오는 게 말이 되냐. 문을 닫아도 소리가 들린다. B마트가 아파트를 망쳤다”고 불평했다.

 

입주민들이 만든 현수막 초안. 7월 20일 아파트 입구에 현수막을 걸자 우아한형제들 측은 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현수막을 24일 자진 철거했고, 이달 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새벽 4시부터 물류차량 소음, 라이더 흡연·불법주차에 입주민과 갈등 커져

 

라이더가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아파트 주변에 무단으로 주차해 이로 인한 입주민의 불편도 상당하다. A 씨는 “차량을 가지고 물건 픽업을 오는 사람들이 아파트 출입구 앞에 마구잡이로 주차한다. 정작 입주민들은 주차를 못 한다”며 “주차 문제를 지적했다가 라이더와 싸움이 나기도 했다. 그 뒤로는 화가 나도 참고 지나친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입주민들은 이사까지 고려할 정도다. 라이더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여 매일같이 흡연하고 침 뱉는 모습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이 씨는 “B마트가 입점한 초기 아파트 입구 쪽이 담배 연기 때문에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며 “라이더들이 아파트 입구에 진을 치고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하고, 흡연 문제를 지적하는 일부 입주민에게는 욕설을 내뱉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주민들도 겁이 나 말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B마트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 입주민들은 우아한형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사진=박해나 기자

 

아파트 주민들이 이 같은 문제로 2년간 배민 본사에 민원을 넣은 것도 수차례다. 그때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개선을 약속했으나, 주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민들은 우아한형제들 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흡연, 주차 관련 민원이 쏟아졌음에도 우아한형제들 측은 아파트 입구에 흡연, 주차금지 안내판을 세우고 B마트 입구에 안내문을 붙이는 정도의 모습만 보였다. 한 입주민은 “지금도 저녁 시간에는 아파트 입구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라이더가 많다. 잠깐 개선이 되는가 싶다가도, 라이더가 계속 바뀌니 똑같은 문제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관리단 대표는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한 건수는 너무 많아 셀 수가 없다. 라이더나 물류 기사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그 사람들도 ‘주택가에 B마트가 들어온 것이 애초에 잘못된 것’이라며 ‘해결 방법은 B마트가 이전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고 한숨 쉬었다.

 

기자가 찾아간 8월 24일 아파트 입구에 걸려 있던 현수막은 철거된 상태였다. 현수막을 건 당일부터 우아한형제들 측에서 소음 문제를 해결할 테니 현수막부터 철거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해왔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오전 5시 30분 이후에 물건 하차 작업을 시작하고, 최대한 소음을 줄이기로 약속하면서 현수막을 떼어달라고 하더라”며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지금도 4시부터 물류차량이 들어온다. 현재 지켜보는 중이다. 이달 말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입주민들이 모여 집회를 열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일전에 새벽 물류 이동에 대한 민원이 있었고, 고무판 등을 달아 소음을 줄이는 조치 등을 했다. 이후 민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물류 기사가 변경되며 다시 민원이 발생하게 됐다. (소음 문제 등에 대해) 잘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재발생한 상황이라 안타깝다. 주민들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입주민의 민원이 빗발치자 우아한형제들 측은 아파트 입구에 흡연, 주차금지 안내판을 세웠다. 사진=박해나 기자

 

#빠른 배송 위해 주거지역으로…불편함은 주민의 몫?

 

우아한형제들은 배민B마트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대전, 천안, 부산 등 지방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혀 현재 60개 이상의 MFC를 운영 중이다. 주문 즉시 1시간 내 도착이라는 서비스의 특성상 우아한형제들 측은 도심 곳곳, 특히나 주거지 인근에 MFC를 배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겪는 고충은 상당하다. 배민B마트 도봉쌍문점은 인근 주민들이 매장 내 음악과 주문알람의 소음이 너무 크다고 구청에 민원을 접수해 행정지도를 받은 바 있다. 마포점도 냉장 및 냉동고 실외기를 주택가 쪽으로 설치해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로 민원을 제기했다. 

 

지속되는 민원에 구청 직원들은 ‘B마트’라는 말만 들어도 한숨부터 내쉴 정도다. C 구청 관계자는 “B마트 민원이 주기적으로 들어온다. 소음 민원이 들어오면 매장을 찾아가 내용을 전달하고 본사에도 연락한다”며 “현재로서는 주의해달라는 정도밖에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MFC는 도심형 물류창고로 도심에 위치해 고객에게 빠른 배달이 가능한 곳에 위치한다”며 “민원에 대해 최대한 청취하고 빠르게 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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