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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서울에 산다면 어느 구에서 살까

2000년대 지하철 8개 노선으로 균형 발전…강남 고집할 필요 없어

2023.08.21(Mon) 16:05:33

[비즈한국] 지난 60년 동안의 서울 지역의 입지 선호도 변화를 통해 향후 부동산 의사결정 트랜드를 예상해 보자.

 

1960년대까지는 종로구와 중구의 전성시대였다. 일자리를 찾아 연일 지방에서 서울로의 상경이 지속됐다. 확장이 불가능했던 당시의 강북 면적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서울 집중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1970년대부터 강남 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강남은 지금의 위상이 아니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강남은 지금의 1기, 2기 신도시처럼 새로 개발되는 서브 주거역할의 신도시였을 뿐이고, 서울 내 위상 역시 그저 영동(영등포 동쪽)지역이었을 뿐이었다.

 

강남이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없게 되자 서울은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했다. 강북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의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속에 강남은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하철 2~4호선 등 편리한 교통환경이 만들어지고, 테헤란로 주변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대량으로 생겼고, 강북에 위치했던 명문 학교들이 내려오며 자연스럽게 학원가가 자리를 잡았다. 백화점 등 대규모 상권도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환경까지 갖추게 된 강남은 선순환 효과로 매년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그렇게 강남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다. 

 

강남으로 서울의 중심이 이전한 이후, 강북은 낙후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강북 선호도도 낮아졌다. 1990년대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강북과 강남의 시세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지면서 강남 집중 현상이 가속화됐고, 강북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남이라는 곳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세가 폭등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가격대의 부동산이 등장하며 거품이라는 평가를 1990년대부터 받게 된다.

 

그렇게 서울의 최고 입지로서 순항하던 중 1997년 IMF가 발생했다. 서울 부동산이 급락했다. 강남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강남은 결국 거품이었다”, “추락하는 강남 신화” 등의 제목이 뉴스를 도배했다.

 

하지만 끝없이 하락할 것 같았던 강남 부동산은 2년 만에 IMF 분위기를 탈출했고, 이전보다 더 높은 가격대로 수직 상승했다. 일반인들이 강남에 진입하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하지만 강남만 신흥 인기 지역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었다. 1980년부터 강남이 수직 상승하는 동안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입지들이 비강남지역에 등장하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목동 아파트단지가 양천구에 입주했고, 상계 아파트단지가 노원구에 입주했다. 서울시에서 공급할 수 있었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었다.

 

하지만 목동과 상계동은 강남 개발 때와는 달리 입주 초기에 미분양이 많았다. 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일시적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던 것 뿐이었다.

 

서울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목동이 있는 서남권과 상계동이 있는 동북권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물론 동남권의 위상을 역전할 수는 없었다. 재밌는 것은 뒤늦게 개발된 서북권 개발이 오히려 동북권의 위상을 역전하기도 했다. 일자리가 많은 강남으로 가는 3호선의 개통이 서북권 수요 증가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정교해지는 도로망과 촘촘한 교통망의 확충은 서울이라는 지역을 완벽한 입지로 연결시켰다. 서울이라는 지역이 구석구석 모두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2000년대다. 지하철은 8호선까지 개통했다. 서울 내에선 1시간 이내로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2000년대에는 강남 이외 지역들이 지하철 8개 노선을 계기로 서울의 균형 발전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정책이 뉴타운 제도다. 

 

2010년 이후로 사람들은 주택 구매 시 개별적인 조건에 맞는 입지들을 선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선택 받았던 부동산들이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이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울 이외 지역에 수요를 빼앗기기도 했다. 서울에서 만족하지 못했던 기대 요소들을 다른 지역에서 찾은 것이다. 그렇게 부동산의 입지 선호도는 분화되고 있다. 

 

이제 서울 내 지역별로 다양한 수요에 맞게 지역이 발전해 가고 있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를 중심으로 하는 도심권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존재했다. 다만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부지가 부족했을 뿐이었다. 이 도심권을 찾는 수요는 향후에도 많을 것이다.

 

태생부터 달랐던 강남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었다. 이러한 지역 인기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역이 분화될수록 중심지로서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모든 선호 조건을 다 갖춘 입지인 강남이라도 면적의 한계 때문에 모든 수요를 수용할 수 없다. 강남의 수용 한도를 벗어난 수요층들은 타 지역을 선택했다.

 

교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마포구나 동대문구를 선택할 것이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한강과 남산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양천구와 노원구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일자리를 따라가야 하는 세대는 강서구와 금천구가 관심 지역 안에 들 것이다. 강남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강남 근처에는 머물러 하는 수요층은 강동구, 동작구, 성동구를 선택할 것이고, 대형개발로 잠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싶은 수요층은 용산구를 선택할 것이다.

 

입지의 선택 기준이 이렇게 다양해졌다. 이러한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새로운 입지 선호 트렌드가 발생한다고 해서 과거 트렌드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수요층이 생기고, 기존 수요층이 분화되고 있다. 선택의 대안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강남만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목적에 따라 서울 내에서 입지를 정하면 된다. 꼭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 경기도도, 인천도 이제는 같은 생활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마트튜브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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