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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임스 웹이 발견한 은하, 어쩌면 초신성일 수도…

사진 속 흐릿한 천체의 진짜 정체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집요한 재검증

2023.07.17(Mon) 10:00:55

[비즈한국]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우주 끝자락에서 많은 원시 은하들을 발견했다. 대부분 빅뱅 직후 겨우 3억~5억 년밖에 안 된 아주 극초기의 우주에 존재한 은하들이다. 이런 은하들은 정말 작고 흐릿하게 보인다. 또 우주 팽창으로 인해 은하의 빛이 더 긴 파장으로 늘어지면서, 훨씬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에서만 겨우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그래서 정말 멀리 있는 은하인지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실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떨어진 희미한 갈색왜성, 또는 주변의 자욱한 먼지 잔해로 가려져 어둡게 보이는 밝은 별, 초신성 같은 천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제임스 웹의 관측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먼 은하라고 생각한 천체 일부가 실은 가까이 있는 별을 오해한 것일 수 있다는 새로운 결과가 발표되었다. 

제임스 웹이 발견한 은하들 중 은하가 아닌 점광원으로 의심되는 천체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늘을 관측할 때, 별과 은하의 차이는 무엇일까? 별은 단 하나의 밝게 빛나는 점이다. 그래서 가운데 가장 밝은 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정규 분포를 그리면서 밝기가 어두워지는 분포를 갖는다. 이런 천체를 점광원(Point source)라고 한다. 반면 은하는 이런 별들이 수천억에서 수조 개 모여 있는 거대한 집단이다. 따라서 단순히 점광원의 형태로 빛이 분포하지 않는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은하 전체가 작은 점, 얼룩처럼 보이더라도 그 빛의 분포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단순한 점광원인지, 아니면 여러 광원이 뒤섞인 거대한 천체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제임스 웹이 발견한 우주 끝자락 은하들은 정말 모두 은하가 맞을까? 이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이번 연구에서 천문학자들은 제임스 웹이 최초로 공개한 딥필드, SMAC 0723 은하단 주변 배경 우주를 담은 이미지를 분석했다. 그 가운데 적색편이가 12.7에서 24.7 사이로 추정된 먼 은하 90여 개를 골랐다. 이 적색편이가 사실이라면 이 은하들은 빅뱅 직후 겨우 1억 3000만 년에서 3억 4000만 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존재한 아주 극초기의 원시 은하란 뜻이다.

제임스 웹이 가장 먼저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 주변 딥필드. 사진=NASA, ESA, CSA, and STScI


90여 개 원시 은하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약 10개는 빛이 단순히 점광원의 형태로 분포하는 것으로 의심됐다. 즉 90개의 원시 은하 후보 중 10개 정도는 사실 먼 거리에 있는 은하가 아니라 훨씬 가까이 있는 어두운 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은하 안에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갈색왜성, 어두워진 초신성 같은 경우다. 

제임스 웹이 관측한 원시 은하 후보 천체들 중 점광원으로 의심되는 천체들의 파장별 관측 결과.


진화 속도가 다른 두 별이 함께 붙어 살면서 둘 중 하나가 폭발하게 되는 Type Ia 초신성, 무거운 별 혼자서 핵융합 재료가 고갈되면서 붕괴할 때 터지는 Type II 초신성. 이러한 종류의 초신성들이 터질 때 주로 어떤 화학 성분을 남기는지도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은하가 아닌 점광원으로 의심되는 은하 이미지 10개를 선별한 다음, 그 의심 천체들의 관측 데이터를 두 가지 종류의 초신성 스펙트럼 모델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부 데이터들은 적색편이가 1에서 15 사이,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초신성일 때와도 잘 부합했다. 즉, 제임스 웹으로 발견한 아주 먼 거리의 우주 끝자락 초기 은하 이미지 중 일부는 사실 비교적 가까운 초신성 같은 천체를 오해한 것일지도 모른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Type Ia 초신성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스펙트럼 템플릿과 관측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초신성을 오해했다고 하기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점광원들이 다른 은하에 속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이 점광원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초신성이 맞다면, 이 초신성들은 분명 더 거대한 고향 은하에 속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임스 웹이 발견한 점광원 천체들은 우주 공간에 혼자 떨어져 있다. 이들이 살고 있는 더 큰 은하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 가지 가능성은 이 초신성들이 아주 흐릿하고 어두운 왜소은하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왜소은하 중 특히나 어두운 UFD(Ultra Faint Dwarf)는 별들의 수가 적고 밀도도 낮아서 아주 먼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 관측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2015년에 천문학자들이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별이 아주 적은 왜소은하에서 초신성을 포착한 적이 있다. 얼핏 어느 은하에도 속하지 않은 채 홀로 우주 공간을 떠돌다 터진 ‘집이 없는(Hostless)’ 초신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흐릿한 왜소은하 또는 은하간 구상성단 속에서 터진 초신성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선별된 의심 천체들도 이처럼 왜소은하에 속한 초신성일 가능성이 있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왜소은하 도나티엘로 II. 가운데 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천체가 왜소은하다. 사진=NASA/ESA/Hubble/B. Mutlu-Pakdil/G. Donatiello


은하단 SMAC 0723 주변 하늘을 찍은 제임스 웹의 딥필드가 얼마나 좁은 하늘을 조준한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재밌는 점을 하나 더 알 수 있다. 은하단까지의 먼 거리를 감안하면, 딥필드 전체 영역은 팔을 쭉 뻗어 가리킨 지점에서 모래알 하나로 다 가려질 만큼 좁은 시야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분석이 맞다면 이런 비좁은 영역에서 무려 10개 가까운 초신성 의심 천체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이는 훨씬 가까운 요즘 우주에서 초신성이 훨씬 빈번하게 폭발했을 것이란 기존의 모델과 꽤 잘 부합한다. 

관측 이미지 자체가 워낙 흐릿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 천체들이 정말 초기 우주의 원시 은하인지, 살짝 더 가까운 (하지만 그래도 먼) 거리에 놓인 초신성인지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앞으로 제임스 웹을 통해 더 긴 시간 자세히 관측하면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정말로 이 천체들이 먼 우주에서 터진 희미한 초신성이 맞다면,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발견이 될 수 있다. 현대 우주론에서 이야기하는 우주의 가속 팽창과 암흑 에너지는 먼 우주의 초신성 관측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우주의 나이에 상관없이, 어느 시기에 존재한 초신성이건 최대 밝기와 밝기 변화 패턴이 모두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에서 초신성을 표준화해왔다. 

하지만 우주 가속 팽창이 처음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적지 않은 천문학자들이 우주가 나이 들면서 초신성들의 폭발 밝기가 어두워지는 양상이 변했을지 모르니 먼 우주의 초신성과 가까운 우주의 초신성은 표준화 방식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초신성 자체의 진화로 인해 벌어진 현상을, 우주가 가속 팽창하면서 벌어진 효과라고 착각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러한 의심을 모두 확인하기 위해선, 그동안 관측된 초신성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터진 우주 초기의 초신성들까지 자세히 관측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측에 제임스 웹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간 제임스 웹이 포착해, 먼 초기 우주의 원시 은하인 줄 알았던 사진 속 흐릿한 반점 일부(약 10%)가 먼 거리에 떨어져 홀로 터진 초신성이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 데이터들을 다시 분석해 그동안 사용해온 초신성의 표준화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더 면밀히 검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임스 웹으로 발견한 흐릿한 천체들은 기존 빅뱅 이론을 더 견고하게 지지해주는 증거가 될까? 아니면 초신성으로 재분류되면서 지금의 가속 팽창 모델을 의심하게 만드는 새로운 도구로 쓰이게 될까? 인류의 우주론은 이 흐릿한 천체들이 어떻게 분류될지에 그 운명이 달려 있다. 

참고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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