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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편의점 커피' 위생 관리는 점주 양심에…본사·지자체 '나 몰라라'

커피머신 위생 관리는 가맹점 자율…매장별 편차 크고, 지자체 정기점검도 없어

2023.06.29(Thu) 11:22:37

[비즈한국]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매출 일등공신 중 하나는 ‘커피’다. 편의점마다 자체 커피 브랜드를 만들고 매장에 커피머신을 설치해 판매 중인데, 그 매출 효과가 상당하다는 후문. 하지만 편의점 커피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는 위생 관리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편의점 커피는 믿고 먹어도 될 만큼 위생적일까. 

 

서울 한 편의점의 커피머신. 커피머신 위에 먼지가 가득하고, 호퍼통에는 원두 기름이 잔뜩 끼었다. 사진=박해나 기자


#편의점 커피 판매 늘어나는데, 소비자들 “위생관리 제대로 이뤄지나”

 

고물가 여파로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편의점 자체 브랜드 커피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GS25의 ‘카페25’ 아이스커피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3.8% 증가했다. 이마트24의 ‘이프레쏘’ 아이스커피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37% 늘었다. CU의 ‘겟(GET)’ 아이스커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15% 증가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상품이 커피다. 매출이 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다 보니 위생 관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직장인 박 아무개 씨는 “매일 아침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서 출근한다. 그런데 며칠 전 커피머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직원이 머신을 고치던 중에 내부 상태를 보았는데 깨끗하지가 않았다”며 “편의점이 커피머신을 깨끗하게 관리하는지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편의점에 비치된 커피머신의 내부 세척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통상 100잔이 판매될 때마다 기기에서 내부 세척 알림이 울린다. 한 편의점 근무자는 “기기 옆면에 알림이 뜬다. 알림이 뜨면 알약을 넣고 세척한다”고 말했다. 세척 알림이 울렸을 때 기기 세척 약을 투입하지 않으면 커피 추출이 되지 않는 만큼 내부 세척은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매일 커피 찌꺼기통을 비우고, 원두가 담긴 호퍼통을 분리해 세척하는 것은 가맹점주와 직원의 몫이다. 보통 커피 판매율이 높은 매장은 커피머신 관리도 철저한 편이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커피머신 관리가 까다롭다. 원두도 한 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적정량을 넣어야 하고, 매일 세척도 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반면 커피 판매가 많지 않거나 가맹점주가 위생 관리에 소홀한 매장은 청소 상태가 엉망인 경우가 많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비치된 커피머신은 원두를 담아 놓은 호퍼통이 원두 기름에 찌들어 있었다. 머신 위에는 먼지가 가득했고, 물받이통의 찌든 때도 눈에 띄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원두의 기름기 때문에 호퍼통은 세척해도 금방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부분의 편의점 근무자들은 호퍼통 세척 방법조차 몰랐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다른 시간대 직원이 커피 찌꺼기를 비우고 청소를 하는데 호퍼통은 세척 방법이 어려워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박 아무개 씨도 “오후 11시에 항상 커피머신 청소를 한다. 커피 찌꺼기 통을 비우고 물로 세척하고 있지만 호퍼통은 한 번도 씻은 적이 없다. 어떻게 분리를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편의점 커피 머신의 내부. 내부 청소는 자동으로 이뤄지며, 커피찌꺼기가 담긴 통은 매일 비우고 세척하는 것이 원칙이다. 청소에 소홀하면 커피찌꺼기 통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커피머신은 가맹점이 관리” 본사는 위생 관리 소극적, 지자체 정기점검도 없어

 

커피머신의 위생 상태가 점포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대부분 가맹점주 자율에 맡겨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 커피머신에 대해 ‘가맹점주 상시 관리’를 원칙으로 하다 보니, 본사가 위생 점검을 ​적극적으로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가맹점 관리 부서에서 매장을 방문할 때 커피머신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직영점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지만 가맹점 위생 관리를 본사에서 직접 할 수는 없다. 영업 담당자들이 매장에 방문할 경우 확인하는 것으로 안다”며 “주기적으로 위생 관리에 대해 안내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커피머신은 상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점포에 위생 관리 매뉴얼 등을 전달하고 안내한다”며 “가맹점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점포를 방문할 때 커피머신 등도 확인한다”고 전했다. 

 

다른 편의점 상황도 비슷하다. CU 관계자는 “가맹점주 혹은 매장 근무자가 1일 1회 청소를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본사에서도 위생 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생 점검 횟수는 연 2~3회에 불과하다. GS25 관계자는 “커피머신 관리 업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세척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안다. 영업사원들이 매장을 방문할 때도 커피머신을 체크하도록 안내한다”고 말했다. 

 

통상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본사에서 직접 위생 관리를 한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 관계자는 “본사의 슈퍼바이저가 매월 1~2회 매장을 방문해 위생 점검을 한다. 커피머신은 물론 그라인더, 제빙기까지 모두 꼼꼼히 체크하는 방식”이라며 “매월 주기적인 관리가 진행되는 만큼 위생 점검에 적발되는 매장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편의점 커피머신은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위생 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되다 보니 위생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의 커피머신은 자판기 등과 같은 자동판매기로 분류되는데, 지자체는 자동판매기에 대한 정기 위생 점검은 시행하지 않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음식점 등에 대해서는 정기적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나 편의점만 별도로 점검하진 않는다. 자동판매기에 대한 점검도 정기적이진 않고, 기획 점검 계획이 잡히게 되면 간혹 한 차례씩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 역시 “편의점의 커피머신은 영업신고 대상이지만 정기점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판매기 등을 점검하는 계획이 있을 때 한 번씩 점검하는 수준인데 올해는 점검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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