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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기술]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위풍당당한 삶 '김대호 아나운서 & 기안84'

당연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 선사하는 행복…불행은 타인과 비교로부터 출발

2023.06.26(Mon) 15:11:09

[비즈한국] 요즘 볼수록 매력에 빠지는 두 남자가 있다. 그들의 일상을 담아놓은 예능 프로그램을 지켜보면, 허당끼 넘치는 행동일색에 참 어이가 없다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에 부러워지고, 결국 참 이 사람들 멋지게 산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런 결론의 주인공은 태어난 해도 같은 84년생 동갑내기, MBC 방송사 아나운서 김대호와 웹툰 작가 기안84다.

 

최근 ‘나혼자 산다’에 아나운서국 최초로 출연해 엄청난 반향을 이끌고 있는 김대호 아나운서는 뉴스, 각종 생활정보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MBC 방송사 13년 차 차장님이다. ‘생방송 오늘저녁’의 진행자로 익숙한 그는 반듯한 외모와 깔끔한 말투로 젠틀하고 전형적인 아나운서 이미지로 인식됐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 사람 아나운서 맞아? 싶은 반전의 이면들이 너무나 흥미진진한 캐릭터다.

 

사진=MBC ‘나혼자 산다’​ 화면 캡처

 

흔히들 생각하는 40대 남자 아나운서라면, 결혼을 하고, 아파트에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아이를 키우면서 사는 것이 성공이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인데, 김대호는 꽤 기준이 다른 삶을 살아서다. 퇴직금까지 미리 정산받아 산이 바로 바라 보이는 아담한 단독주택을 구매해 나 홀로 사는 그는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집을 구축하고 산다. 침실을 뒤에 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책을 잔뜩 넣은 책장문이 있는 집, 그 문을 지나면 ‘비바리움’이 세팅돼 있고, 세탁실은 산 밑 암벽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밖으로 나서면 술 좋아하는 그만의 아지트 ‘호장마차’가 있다. 쉬는 휴일은 나 홀로 실컷 걷고 맛있는 시장표 족발을 사와 술 한 잔 마시고 VR 게임에 심취해 낄낄거리며 사는 이 삶이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남자가 아나운서 김대호다.

 

‘나 혼자 산다’ 방영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킨 덕에 다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그는 이번에는 집 대신 독특한 차량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일반적인 승용차 구매 대신 중고 다마스를 구매해 캠핑카로 직접 개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일명 ‘다마르기니’라 부르는 그 캠핑카 위에서 오후 출근 전, 젓가락 없이 건면으로 어탕국수를 먹는 모습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세상 어이없는 그의 먹방에 박장대소를 했다.

 

여기에 맞서는 동갑내기 기안84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독특한 그만의 야인 라이프로 긴 시간 동안 ‘나혼자 산다’를 통해 인기를 얻어온 기안84는 최근 방영 중인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인도 편에서 다시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설파한다. 위생 부분에 있어서 적응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인도에서 그는 인도 사람보다 더 손을 휘적이며 밥을 먹고, “갠지스강의 물은 그 땅의 어머니를 상징하는 물이라며 마셔보라”는 보트 가이드의 말에 따라 강물을 마신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경악하는 패널들 리액션 뒤로 기안84는 “갠지스강의 물을 숭고하게 여기는 인도 사람들의 문화를 거스르는 건 예의가 아니라서” 마셨다고 말한다.
 

방송 내내 그는 일반적인 한국인 관광객이라면 행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거침없이 인도에서 행하고 즐긴다. 위생 부분에 있어서 다소 취약한 국가인 인도, 그리고 평소 위생 개념이 별로 없는 야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기안 84. 시청자들은 기안 84가 인도의 그러한 위생문화를 수용할 수 있을까, 이 싸움에서는 누가 이길까 라고 말할 때, 그는 “왜 그걸 대결구도로 잡죠? 그냥 나와 인도는 하나가 되는 거에요.”라고 도인처럼 말한다.

 

사진=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화면 캡처

 

소탈하다 못해 거의 ‘나는 자연인이다’ 급으로 사는 두 남자를 보면, “아니 어떻게 저런 선택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지?” 싶은 생각이 든다. 허당이고 때론 저렇게 살면 불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들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면 두 남자는 진심으로 정말 행복해 보인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취하고 살기에 그들은 언제나 당당하고 행복하다. 심지어 이 두 남자들은 그 실수 안에서 재미를 찾고, 더 나아가 인생의 또 다른 재미를 찾기도 한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거침없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아나운서 김대호와 기안 84. 이들의 위풍당당한 행복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순간 궁금해졌다. 찬찬히 이 그들의 일상을 살펴보면서 정리가 된 건, 이 두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생각하는 삶의 선택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서는 MBC 보도국 유튜브 채널 ‘일사에프’ 내, ‘사춘기’ 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코멘트에서 찾았다.

 

“좀 피곤해도 남들이랑 다르게 사는 게 좋아. 다른 사람과 똑같은 걸 하게 되면 나와 비교하게 되는데, 다른 삶을 살게 되면 비교 자체가 안되니까 속이 편해.“

 

남과 다른 선택 따위는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진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김대호 아나운서와 기안 84 모두 그러한 용기가 있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거나 우울한 적이 있는가. 그건 어찌 보면 정말 당신이 원하는 삶 이전에, 사회와 세상이 정하는 기준에서 당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기 때문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그렇다면 그 기준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 보면 어떨까. 김대호 아나운서와 기안 84처럼 자신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의 기준이 명확하다면, 그 감정에서 당신은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진짜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을 용기, 나를 포함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용기를 찾고, 좀 더 행복해지길 기원해 본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베베스킨 라이프’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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