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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원베일리, 지각 계약한 조합원 '현금청산' 암초 만났다

조합원 27명 '구제' 위해 총회 개최…안건 부결 시 1000억 원 청산 재원 마련 부담

2023.06.20(Tue) 17:23:39

[비즈한국]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조합이 제때 분양 계약을 하지 못한 조합원들의 현금 청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합이 정한 조합원 분양계약 기간 이후에 계약서를 쓴 조합원을 두고 자격 시비가 붙은 것. 이들에 대한 현금청산이 진행될 경우 사업 비용과 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사진) 재건축사업이 제때 분양 계약을 하지 못한 조합원들의 현금 청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래미안 홈페이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조합은 30일 정기총회를 열고 조합원 분양계약 기간에 계약(정당계약)하지 못한 조합원 27명을 구제하는 방안을 상정한다.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에게 추가 분양계약 기간을 제공하도록 정관을 바꾸는 안건과 함께 실제 추가 분양계약 기간을 지정하는 안건 등이다.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7월부터 두 달간 추가 분양계약이 진행되고 8월 31일 입주할 계획이다. ​

 

앞서 조합은 2020년 7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를 받아 이듬해 3월 10일부터 29일까지 조합원 분양계약을 받았다. 이 기간에 27명이 계약서를 쓰지 못한 것. 조합은 이들이 “해외 거주, 건강상의 사유 및 코로나 팬데믹 재난으로 인한 여행 제한과 조합원 개인 사정 또는 조합의 사정 등 제반 사정으로 지정된 일정보다 분양 계약 체결이 늦었다”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현재 이들 27명은 새집 분양권을 현금 청산할 위기에 처했다.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 정관에 따라 조합이 정한 분양계약기간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조합원은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조합 정관이 정한 요건에 해당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조합원은 조합원으로서 지위를 상실하는 것으로 본다. 조합 측은 안건 제안 사유를 “조합원 재산권(분양 권리) 보장과 마무리 단계인 사업을 원활하게 종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때 계약을 하지 못한 조합원의 분양 자격 문제는 올해 초 원베일리 부조합장 선출 과정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옆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을 지낸 한형기 씨가 올해 2월 말 원베일리 부조합장 선거에서 출마해 당선되면서다. 신반포3차 한 세대를 보유한 한 씨는 조합원 분양계약 기간 이후에 조합과 분양계약을 맺어, 조합원 자격과 피선거권 문제가 불거졌다.

 

이 문제는 최근 법적 소송으로 비화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5월 18일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이 아무개 씨 등이 조합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및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에서 본안 판결 확정까지 한 씨의 부조합장 직무집행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한 씨가 분양계약 체결기간에 분양계약을 맺지 않아 다음날 현금청산자가 되면서 조합원 지위를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단이 나오자 제때 계약을 맺지 않은 나머지 조합원의 자격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합으로서는 27명의 계약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순탄한 결정이지만, 한 씨에 대한 조합 내 반대 여론으로 인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금청산 과정은 녹록지 않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현금청산을 할 때는 조합과 토지 등 소유자가 청산 금액을 협의해 산정한다. 현금청산 시 개발 이익을 배제하는 재개발사업과 달리 재건축사업은 개발이익을 포함한 시가를 청산 금액으로 잡기 때문에 더 까다롭다. 조합은 감정평가를 거쳐 협상에 나서는데, 가격 조율에 실패하면 매도 청구 소송을 벌이게 된다. 이 소송은 통상 1심 판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항고를 거쳐 수년간 이어지기도 한다. 조합이 승소하면 이 분양 물량을 일반 분양하고 조합 해산(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현금청산에 필요한 자금 조달도 문제다. 정당계약에 실패한 조합원 27세대의 분양 면적은 1007평 수준. 최근 시가인 평당 1억 원 수준으로 계산하면 조합은 1000억 원가량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조합원 정당계약 직후인 2021년 4월 이웃 아크로리버파크 공급면적 34평형 한 세대가 평당 1억 원인 34억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원베일리 34평형 분양권은 올해 5월 39억 2000만 원에 거래되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금청산 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 분양가는 평당 평균 5653만 원 수준이었다. 현금청산 물량을 일반 분양할 경우 추정 수익은 570억 원 수준. 현금청산에 드는 비용 1000억 원을 고려하면 분담금이 500억 원가량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과 매도청구소송에 따른 소송비용, 조합 해산 지연에 따른 조합 운영비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부담금은 이보다 늘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주 이후 추가 분담금 부과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되면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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