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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중단, '유명무실' 재건축부담금 완화 목소리 커지는 까닭

2015년부터 부과 중지…윤 정부 공약사업에 포함 "집 한 채 가진 노령층 감당 못 해"

2023.05.31(Wed) 17:43:43

[비즈한국] 국회에서 재건축부담금 완화에 대한 논의가 예고된 가운데, 재건축단지들이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한 과도한 이익을 환수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재건축부담금 제도는 시행 유예와 개선 논의가 반복되면서 2014년 이후 9년째 부과가 중단된 상태다. 

 

서울 시내 한 재건축단지 공사 현장 모습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최준필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30일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재건축부담금 완화를 골자로 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사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논의하지 못했다.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심사가 여야 의견차로 지연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이익환수법 개정안은 이 안건과 함께 다음 심사에서 논의될 계획이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에 부과하는 돈이다. 재건축이익환수법에 따라 조합 등 재건축사업 시행자는 사업 종료시점(준공) 주택가격에서 개시시점(추진위원회 구성) 주택가격,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 개발 비용을 뺀 초과이익에 대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실제 부담금은 초과이익에 부과율을 곱해 산출하되,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 이하면 부담금을 면제한다. 3000만 원 초과분부터는 2000만 원 단위로 부과율을 차등 적용한다.

 

재건축부담금은 현재 유명무실하다. 시행 유예와 개선 논의가 반복되면서 2014년 이후 9년째 부과가 중단됐다. 기획재정부 부담금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9월 제도 시행 이후 부과 실적은 2010년 2건, 2011년 1건, 2012년 1건, 2014년 1건을 기록했지만 2012년 말부터 2017년 말까지 시행이 유예되면서 부과가 멈췄다. 유예 종료 이후 5개 단지가 준공돼 부과 대상에 올랐지만 실제 부담금이 크게 늘자 지자체는 부과 절차를 중지했다.

 

서울 은평구 연희빌라(서해그랑블)와 서초구 반포현대(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 등은 입주까지 마쳤지만 아직 부담금 고지서를 받지 못했다. 두 단지 준공일은 각각 2021년 5월과 7월이다. 서초구 재건축사업과 관계자는 “준공 이후 재건축부담금을 결정하려고 했지만 초과이익 환수 완화가 대선 공약사업으로 등장하면서 조합 측이 부과 보류를 요청했다. 이후 입법 발의가 이어져 국회에서 결정될 때까지 부과를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부담금 완화는 윤석열 정부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대선 후보 시절 부동산 공약으로 등장해 2022년 7월 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주거안정 실현 과제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같은해 9월 이를 구체화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부담금 면제금액을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부과율 구간을 2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확대 △부과 개시시점을 추진위 구성에서 조합 설립으로 조정 △장기보유자 감면 및 고령자 납부 유예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안을 포함한 개정안 등이 발의돼 계류된 상태다.

 

국토부는 “그간 집값 상승 등 시장 상황이 변했음에도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불합리한 수준의 부담금이 산정되는 문제가 초래됐고, 많은 지자체 전문가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과도한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 지연, 보류 등의 원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선호도 높은 도심에 양질의 주택 공급이 위축되는 문제를 유발했다”고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재건축단지들은 부담금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 현재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을 통보 받은 재건축단지는 93곳에 이른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지자체로부터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는다. 재건축 조합들이 모인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는 18일부터 국회 앞에서 재건축부담금 완화를 골자로 한 재건축이익환수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은 한 재건축단지 조합장은 “우리 단지는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2억 9500만 원이다. 한 집에 계속 살다보니 가격이 올랐을 뿐 실제 현금이나 다른 재산을 수억 원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재건축부담금은 폐지가 답이라고 보지만 여의치 않다면 반드시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재건축부담금 부과 대상에 오른 한 재건축단지 조합장은 “조합원 대부분이 연금을 받는 60대다. 수억 원에 달하는 재건축부담금을 낼 여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도 개선 논의가 2022년부터 시작되면서 조합원 기대감이 높아졌는데 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조합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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