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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울며 겨자 먹기 '배달비 무료' 속사정

배달 수요 줄자 플랫폼들 배달비 인하 경쟁…자영업자들도 무료배달 선언 "손님 끌려면 어쩔 수 없어"

2023.05.22(Mon) 16:16:47

[비즈한국] 배달 수요가 크게 줄면서 배달업계가 배달비 인하에 나섰다. 자영업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소비자들이 배달료 부담으로 주문을 꺼리면서 직접 배달을 하거나 마진율을 줄이며 ‘무료 배달’ 정책을 시행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요기요가 업계 최초로 ‘배달비 무료’ 혜택을 무제한 제공하는 ‘요기패스X’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9900원을 내면 배달비가 제외된다. 사진=최준필 기자

 

#배달업계 배달비 인하 경쟁 돌입 

 

요기요가 업계 최초로 ‘배달비 무료’ 혜택을 무제한 제공하는 ‘요기패스X’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9900원을 정기결제하면 요기패스X 적용 식당에서 주문(1만 7000원 이상) 시 무제한으로 배달비가 제외된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달료 관련해 부담을 느낀다는 소비자 조사도 있고, 고객 사이에서 배달료가 낮았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커 반영하게 됐다”며 “특히 요기패스X로 인한 무료 배달은 배달료를 모두 요기요가 부담하는 구조다. 식당 사장님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전혀 없어 자영업자의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달의민족도 소비자의 배달료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알뜰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배민1(배민원) 주문 건 중 동선이 비슷한 주문을 모아 한꺼번에 배달해 배달비를 평균 2000원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월 서울 관악구에서 최초 운영을 시작한 뒤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달 중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서울 10개 자치구와 대구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인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도입 초기라 주문율 등 변화를 말하긴 이르다”며 “서비스 향후 확대는 적용 상황 및 시장 반응 등을 고려해 추후 계획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달앱들이 배달료 조정에 나선 것은 최근 배달 수요가 크게 줄며 생존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를 이용한 고객 숫자는 2926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322만 명) 대비 12% 줄어든 수치다. 

 

배민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00만 명을 넘던 월간 이용자 숫자가 올해 1900만 명 대로 떨어졌고, 요기요는 800만 명이던 사용자가 668만 명으로 줄었다. 쿠팡이츠는 507만 명 수준이던 월간 사용자 숫자가 303만 명으로 절반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이탈한 이유로 배달비 부담을 꼽는다. 물가 상승으로 음식값이 오른 데다 배달비까지 높게 책정되다 보니 배달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탈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배달료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지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엔데믹 이후 불경기까지 겹치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고, 배달료 인하를 선택한 것”이라며 “배달앱은 배달료 인하를 통해 고객 수요를 빠르게 확보하고 이들을 로열 고객으로 남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고물가에 소비자 지갑이 닫히며 자영업자들도 배달료 인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배달앱에는 배달비 무료 정책을 내건 식당이 크게 늘었다.

 

#무료 배달 나선 자영업자, “남는 것 없다” 한숨도   

 

배달업계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도 자체적으로 배달비를 줄이는 분위기다. 경기도 용인에서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달부터 배달비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너무 주문이 없어 배달비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배달비 부담이 크긴 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판매량을 늘려보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피자 전문점을 운영하는 B 씨는 3개월 전부터 배달료를 받지 않았다. 그는 “자체적으로 배달을 하는 상황이라 배달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며 “배달앱에 ‘배달료 무료’라고 홍보하니 이전보다 주문이 늘었다. 배달료를 받지 않는 것에 만족하는 고객도 많고, 배달료 무료 정책 시행 후 긍정적 리뷰도 늘었다”고 말했다. 

 

무료 배달에 나선 가게와의 경쟁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배달비 무료 정책을 내건 식당들도 눈에 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동네 다른 가게들이 배달비를 받지 않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배달비까지 내면 남는 것이 거의 없어 이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며 한숨 쉬었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배달료 무료 정책을 내세우면서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음식값을 슬쩍 올린 식당도 찾아볼 수 있다. 인천의 한 프랜차이즈 족발집은 배달료를 받지 않는 대신 타 지점보다 메뉴당 가격이 1000~2000원 비싸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식당 역시 배달비 3000원을 받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다른 지점보다 메뉴 가격이 3000~4000원가량 높다. 

 

배달료를 받지 않는 식당이 많아지면서 고민에 빠진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배달료를 인하하자니 부담이 크고, 그대로 있다가는 경쟁에서 밀릴 것 같아서다. 자영업자 B 씨는 “장사가 너무 안 되니 배달료 무료로 손님을 모으려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같은 메뉴라면 배달료 무료인 곳을 찾지 않겠나”라며 “마진율이 높지 않은 식당은 배달료까지 받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익성 교수는 “배달료를 인하하면 추후 다시 올리기 어렵다. 배달료 인하로 영업이 잘된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며 “당장 생존을 위해 배달료 인하 효과를 노릴 수 있겠지만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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