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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변호사보다 챗GPT가 낫다?" AI가 불러올 법조계 지각변동

리걸테크 다양화 "문서 작업 능력은 웬만한 어쏘 변호사보다 특출" 평가까지

2023.05.17(Wed) 10:47:42

[비즈한국] 최근 법조계는 AI로 인해 변호사 시장이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는 데에 비해 사건은 크게 늘지 않고, 이 와중에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해주는 AI 기술이 계속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출신 어쏘 변호사를 5명 넘게 고용한 소형 로펌 대표 A 변호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 변호사는 2~3개월 전부터 챗GPT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 챗GPT에 의견서 등 서면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찾거나, 이를 기반으로 문서로 정리해달라고 지시하면 시간이 상당히 단축된다. 100% 신뢰할 수는 없어 확인을 한 차례 거쳐야 하지만, 갓 변호사가 된 어쏘 변호사들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게 A 변호사의 판단이다. 

 

AI가 변호사 대체? 변호사 1인당 수임건수는 줄어든 반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해주는 AI 기술이 계속 보급되고 있어 변호사 시장이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진다.


A 변호사는 신입 변호사 1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월 2만 원가량을 내고 사용 중인 챗 GPT가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어쏘 변호사 1명을 고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임대료 등 부대 경비까지 고려할 때 월 600만~700만 원이 넘는다. 물론 아직 AI 서비스를 사용한 지 얼마 안 돼, 고용 문제까지 진지하게 고민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진화하는 AI 기술이 자리 잡을 때를 기대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리걸테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직 한국어 서비스가 어색해 문서 작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지만 판례 검색 등으로 더 다양화되면 고용을 최소화한 형태로 로펌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 변호사는 마이크로오피스(MS)사에서 문서 작업에 특화된 AI 서비스가 나오면 유료이더라도 사용할 계획이다.

 

#사건 수는 늘지 않는데… 늘어가는 우려감

 

자연스레 법조계에서는 ‘채용 시장 변화’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로스쿨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늘어난 변호사 수만큼 사건 수임이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변호사회에 따르면 서울지역 변호사 수는 2013년 1만 408명이던 것이 2021년 1만 9618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변호사 1명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5건에서 1.10건으로 떨어졌다.

 

특히 중소형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들이 주로 맡는 3000만 원 미만 소액 사건은 월평균 0.42건에서 0.16건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대형 로펌이나 전관 변호사들은 3000만 원 이상의 사건이 들어와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 창출이 가능하지만, 로스쿨 출신으로 대형 로펌을 가지 못한 변호사들은 개업할 경우에는 수입을, 어쏘로 고용될 경우에는 채용 여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 로스쿨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늘어난 변호사 수만큼 사건 수임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대한변협의 한 간부 변호사는 “법률시장이 대형 로펌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소규모 로펌과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문제는 기초 자료 조사, 문서 초안 작성 등 처음 변호사를 시작하면 맡게 될 업무를 AI가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신입 변호사가 고용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챗GPT 등에 사건 내용을 입력하고, 무슨 죄에 해당하느냐고 물어보면 구체적인 법 조항을 설명해준다. 상표권 관련해서는 고객의 기존 상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를 AI가 찾아내 미리 대응하는 소프트웨어, 거래 상대방의 법률 리스크를 평가해 적색경보를 울려주는 시스템 등도 자리를 잡고 있다. 판결문 등 데이터베이스를 쌓아 생성 GPT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도 준비 중인 상황. 과거 로톡(로앤컴퍼니)이 형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대한변협이 불법이라고 문제 삼자 2021년 9월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최근엔 유무죄나 형량 관련 AI 기술을 활용한 리걸테크 기업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법률 상담부터 판례 분석, 문서 작업까지 법조계 지각 변동이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대목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주변에서 AI를 조금씩 활용하는 것을 보면서 법조계도 AI가 들어오면 크게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고용시장에서 신규 변호사들 몫이 줄어드는 것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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