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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동반 폭락한 게임업계, 슈퍼 주총 분위기 살펴보니…

주가 고점 대비 70%씩 하락한 가운데 경영진 연임 '줄성공'…일부는 소액주주 의결권 행사 움직임 '감지'

2023.03.28(Tue) 17:42:19

[비즈한국] 슈퍼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3월 27~31일) 정기 주총을 여는 기업은 1839개다. 게임업계서도 20개가 넘는 상장사가 이 주에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지난 1년 사이 게임업계 주가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고점에 물린 ‘개미’ 주주들이 주총에 앞두고 회사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월 29일 데브시스터즈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사이에서 전자투표 독려 움직임이 나온다.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슈퍼 주총 시즌에 동참한 주요 게임사로는 △카카오게임즈, 조이시티, 엠게임(27일) △더블유게임즈, 크래프톤(28일) △넷마블,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 넵튠, 네오위즈, 룽투코리아(29일) △컴투스, 펄어비스(30일) △웹젠, 액토즈소프트, 위메이드(31일) 등이 있다. 넥슨게임즈, 드래곤플라이, 위메이드플레이, 한빛소프트, 베스파 등 일부 업체는 3월 넷째 주(3월 20~26일) 먼저 주총을 진행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선 다수의 게임사가 △대표이사 등 임원의 이사직 연임·선임 △임직원을 위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보수 총액 한도 승인 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 지금까지 주총을 진행한 곳을 보면 각 사 대표 등은 순조롭게 재선임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28일 기준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이승현 한빛소프트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의결됐다. 

 

29일 이후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내이사 재선임, 권영식·도기욱 각자 대표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공동 대표 재선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송재준 컴투스 각자 대표는 주총일(30일)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을 하지 않고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사회 추천 속에 대표 등이 무난하게 재선임한 것과 달리, 주주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게임업계 주가는 지난 1년간 급락하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지만 고점에 비하면 하락폭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게임사 주가가 1년 만에 반토막이 난 배경에는 증시 거품이 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하는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게임업계 전반의 대형 신작의 부재와 신사업의 실패도 컸다. 주총에서 나올 각 사의 신사업 계획, 주가 부양책 등에 주주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

 

이런 상황에 주총을 앞두고 경영진을 향한 불신이 커진 소액주주들이 행동에 나섰다. 3월 초 크래프톤 소액주주는 네이버 카페 등에서 ‘개인주주 행동주의 (지분) 3% 모집’이란 이름으로 모였다.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 49만 8000원(2021년 8월)에서 현재 17만 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고점 58만 원(2021년 11월 17일)에 비하면 70%나 하락했다. IPO 열풍을 타고 상장했지만 히트작인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신작이 없던 탓이다.

 

크래프톤 소액주주들은 창업자인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가 주가 폭락에도 성과급·스톡옵션을 남발했으며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냈다고 보고 의결권을 모아 향후 이사해임안까지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주총 안건인 △장병규 의장·김창한 대표 사내이사 선임안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지급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사외이사 증원에 모두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소액주주의 의지에도 28일 주총에서 안건이 모두 통과한 가운데, 김창한 대표는 이날 “주가 하락의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신작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라며 ”재무적, 조직적 정비를 거쳐 개임 개발이라는 본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장병규 의장은 지난 주총에 이어 이번에도 참석하지 않아 주주 사이에서 ‘불통’ 논란을 일으켰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부재 등으로 상반기 실적 악화가 예고된 가운데, 3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가족경영의 문제점을 짚는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의 성공으로 주가가 올랐던 데브시스터즈에선 29일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가 ‘전자투표에 동참에 달라’라며 타 주주를 독려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현재 5만 원대로, 2022년 9월 중에 3만 원대까지 내려갔다가 회복했지만 아직도 고점 19만 6900원(2021년 10월 7일)에 비하면 74%나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데브시스터즈 측이 자사주 매입이나 무상증자 등 주가 부양책을 내지 않고, ‘쿠키런: 오븐스매시’ ‘브릭시티’ ‘마녀의 성’ 등 기대작의 출시를 미루면서 주주들의 답답함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월 직원 당일 해고 논란까지 터지며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데브시스터즈 소액주주는 “전자투표에서 유의미한 반대 비율이 나오면 회사가 추후 찬성표를 얻기 위해 주가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이번 전자투표가 지나면 주주의 목소리를 낼 방법은 거의 없다”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정기 주총에서 김종흔 공동대표의 연임이 결정되는 가운데 개인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 주총에서는 경영진의 역할과 경영 방침을 향한 날 선 지적이 나올 예정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실적이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로 악화할 것으로 점쳤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차기 최고 기대작인 TL 출시가 3분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실적 부진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작 지연과 큰 폭의 실적 부진이 예상돼 단기적인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가와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29일 열리는 엔씨소프트 주총에 참석해 확률형 아이템 정책과 가족경영 문제 등에 관해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위정현 학회장은 “리니지 단일 체제, 확률형 아이템 문제, 실적 부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실태의 배경에는 김택진 대표, 김택헌 수석부사장, 윤송이 사장 3인의 가족 경영이 있다”라며 “이들은 각자가 맡은 사업에서 적자가 나도 강등이나 해임되지 않고 수십 수백억 원의 성과급을 챙겨간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기여했음에도 책임 경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위 학회장은 또한 “넷슨과 넷마블은 확률형 아이템에서 벗어난다고 선언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언론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순화’한다고 표현하는 등 모호한 입장을 보인다. 꼼수인지 아닌지 확인할 것”이라며 “신작 TL에 확률형 아이템과 컴플리트 가챠를 도입할지 말지 확실하게 답변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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