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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인수 소식에 SM 팬들 ‘탈덕 선언’ 늘어난 까닭

티켓, 굿즈 가격 상승 주도 전력, 인수 후 아이돌 콘셉트 바뀌거나 해체 불안감…독과점 우려도

2023.02.28(Tue) 17:38:54

[비즈한국] 국내 최대 엔터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SM 팬덤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흘러나온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를 주축으로 한 SM 세계관이 사라지거나 그룹 자체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팬들은 그동안 하이브가 엔터사들을 인수하면서 소속 가수들의 정체성이 변화거나 해체 수순을 밟은 전력을 지적한다. 하이브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팬심을 이용한 각종 굿즈의 가격이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SM 팬덤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흘러나온다. 서울 용산의 하이브 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SM 색채가 달라지면 팬덤 대거 탈퇴할 것​”

 

NCT 팬인 20대 A 씨는 ‘팬덤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소속사 때문이다. A 씨는 “하이브가 SM을 완전히 인수한다면 팬덤을 탈퇴할 예정이다. 이전에 다른 보이그룹 팬이었는데, 하이브가 레이블로 인수한 후 그룹 콘셉트가 바뀌었다. 아이돌판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하이브로 인해 많은 팬덤 문화가 달라졌다. 브이앱(스타 방송 플랫폼)도 사라지고, 콘서트 티켓값이나 굿즈 가격도 상당히 올랐다. 하이브의 이런 시스템을 좋아하는 팬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소속사에 따라 그룹에 대한 지지 여부가 달라진다는 게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소속사의 대처는 팬덤 형성에 절대적이다. 소속사가 전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콘셉트를 결정하고 관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M 팬들은 하이브의 인수 소식이 반갑지 않다. 특히 SM 팬덤은 ‘핑크 블러드(SM 팬들을 일컫는 말)’라고 불릴 정도로 소속 아티스트 모두에게 팬심을 가지는 성향이 있다. 기존 SM 세계관을 지지하는 만큼 하이브와의 통합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하이브 계열회사 간 지배 및 종속 구조. 하이브는 국내외 엔터사들을 다수 인수해 산하 레이블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2022년 하이브 분기 보고서

  

에스파 팬이라는 B 씨는 “4세대 아이돌 그룹의 팬덤이 가장 불안할 거다. 광야 세계관인 에스파나, 무한확장 세계관의 NCT 등은 세계관이 곧 그룹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하이브가 인수했을 때 단순히 세계관이 바뀌는 게 아니라 그룹 해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아직 소속 아티스트들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팬덤에서도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이들의 입장에 따라 팬덤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이브는 쏘스뮤직 인수 후 소속 그룹이던 여자친구의 전속계약을 갑작스럽게 해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자친구는 계약 종료 직전까지 걸그룹 브랜드 평판에서 8위를 차지했지만, 구체적인 계약 해지 이유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10년간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이었다는 C 씨는 “인수 후 SM 색채가 달라지면 팬덤의 대거 탈퇴가 있을 거라 예상한다. 아티스트 개인이 좋아서 팬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SM이라는 소속사의 특성 자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또 하이브 방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K팝 팬들도 많다. 하이브 인수가 본격화되고 SM 경영 방식이 완전히 바뀐다면 SM 팬층이 이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M 현 이사진도 공격한 ‘독과점’…“하이브가 티켓 가격 상승 주도”

 

지난 2월 23일 방영된 네고왕 화면 중 일부. 진행자 홍현희가 아이돌 굿즈 네고에 대해 의견을 묻자 시민은 “SM은 그래도 괜찮은데 하이브가 너무 비싸더라고요”​라고 답한다. 사진=네고왕 유튜브 화면 캡처

 

비단 SM 팬덤만이 하이브 인수에 부정적인 건 아니다. 한 보이그룹 팬이라는 C 씨는 “하이브가 아이돌판의 생태계를 흐려놨다. 콘서트 가격을 올리고 굿즈도 터무니없이 높게 판다. 다른 소속사도 저렴한 건 아니지만 하이브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판매 상품 가격을 높인 이후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팬심을 이용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고 비판했다.

 

하이브의 인수를 반대하는 현 SM 이사진 역시 이 부분을 공략했다. 하이브가 SM을 인수해 독과점 형태로 간다면 그 피해는 K팝 팬들이 입는다는 주장이다. SM은 2월 20일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SM은 “SM은 공연 티켓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하이브는 K팝 시장 내 지위를 이용해 콘서트 티켓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려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다뤄진 바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20일 SM이 공개한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 중 일부 화면. 하이브가 콘서트 티켓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지적한다. 사진=SM 유튜브 영상 캡처

 

이 영상에서 장철혁 ​SM ​이사는 “두 회사가 합친다면 전체 시장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다. 양 사의 음반, 음원 수익을 합산하면 70%, 공연 수익을 합산하면 89% 등의 지표를 통해 K팝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하게 된다. 독과점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는 것은 결국 팬들”이라고 말했다.

 

NCT 팬이라는 D 씨는 “하이브가 위버스를 출시하면서 기존 브이앱이 사라지고 많은 가수들이 위버스에 입점했다. 아티스트마다 위버스에서 굿즈숍을 운영하고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증대하는 구조다. SM은 독자적으로 디어유 버블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SM까지 위버스로 통합되면 모든 아티스트가 하이브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레이블 운영뿐 아니라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 운영과 게임 출시, 공연 사업, 웹툰, 웹소설 창작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이브의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2426억 9097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5.7% 증가했으며, 누적 영업이익은 1860억 128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9.8% 증가했다.

 

#전문가들 “하이브가 SM 경영 방식 배워야”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SM 엔터테인먼트 미래를 위한 공동 성명서’에서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지향해 온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인수 후 SM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 관계자는 “SM 고유의 색채를 지닌 독자적인 콘텐츠가 하이브의 비즈니스 모델과 네트워크 역량을 발판 삼아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하이브가 SM의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이브의 경영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SM 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SM 팬들 입장에서는 현 상황을 당연히 우려할 수 있다. 하이브는 이런 우려와 걱정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하이브는 매니지먼트 사업을 이렇게 크게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SM이 경영 노하우가 더 많다. 그동안 하이브에서 터무니없이 가격을 비싸게 책정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이견을 제시한 적도 있다. 경영전략 상 미숙함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SM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하이브 스타일로 끌고 가기보다는 상호 협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도 각 사에서 분리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하이브가 인수하더라도 SM의 세계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독립적인 운영을 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관은 지키되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하이브가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는 건 긍정적이지만, 국내외 팬들은 청소년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팬심을 이용해 상품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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