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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사무실 없이 전 세계에 물건을 판다? 베를린에선 가능해

이커머스 스타트업 위한 공간 '이하우스(eHouse)'

2023.02.28(Tue) 15:18:56

[비즈한국] 한국을 참 좋아하는 독일 친구가 “한국에서 파는 편의점 제품을 모두 독일에 들여와 팔고 싶어”라고 말했다. 나는 “그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이한 독일 지역 맥주를 한국에 팔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좋은 물건을 보면, 어딘가에 내다 팔아볼까 하는 생각을 비단 나만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특히 아직 아무도 하지 않고 있을 때, 또는 누군가 하고 있더라도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우리는 도전하게 된다. 이런 작은 동기부여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물건을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라면, 글로벌 플랫폼들이 잘 되어 있어서 작게 시작하더라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아마존, 쇼피파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이미 한국의 셀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홍보와 마케팅을 위한 명함, 포스터, 브로셔, 스토리 영상 등을 제작할 때 디자이너 고용이 부담스럽다면, 디자인 플랫폼 칸바(Canva)를 활용해보자. 시각적인 요소가 담긴 모든 콘텐츠를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템플릿으로 만들어 두었다. 

 

‘유럽에 한국 물건을 판매하고 싶다’는 작은 생각이 스타트업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사진=아마존 코리아


칸바는 2013년 호주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첫해에만 75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했고, 현재는 190개국에서 6000만 명 이상의 월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 International), 페이팔(Paypal),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와 같은 대기업도 칸바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실제 물건을 포장하고, 주소를 입력하고, 보낼 준비만 남았다. 앞 단계는 모두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지만, ‘물건’이 있다면 입고, 포장, 배송, 반품의 단계에서 손이 가고, 공간이 필요하다. 이 점에 주목해서 소규모 셀러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커머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베를린 ‘이하우스(eHouse)’를 소개한다.

 

#사무공간, 창고, 배송서비스를 한 곳에서

 

베를린 이하우스는 2022년 10월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공간이다. 베를린 북쪽 판코우(Pankow)와 프렌츠라우어베르크(Prenzlauerberg) 경계에 자리해 중심가와도 멀지 않다.

 

이하우스는 올인원 이커머스 작업공간을 지향한다. 사진=이은서 제공

 

이하우스는 코워킹 스페이스, 공동 창고, 이커머스를 위한 풀필먼트, 배송 서비스 등 이커머스 사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예술가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판매하는 다양한 규모의 이커머스 종사자들이 한 곳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포장과 배송을 할 수 있는 넓은 작업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종류별로 박스가 놓여 있고, 주소를 붙여서 보낼 수 있도록 컴퓨터와 스티커 프린터기가 연결되어 있다. 큰 탁자 위에는 포장에 필요한 테이프, 가위 등 각종 도구와 충전재도 있다. 간단한 도구들은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박스 같은 재료도 도매가에 제공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 사진 촬영 장비와 스튜디오를 따로 보유해, 미리 예약하고 약간의 추가 비용을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포장 및 배송 작업 또한 이하우스의 스태프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위임할 수도 있다. 1인 사업자가 휴가를 가거나 아프거나 특별한 일정이 생기는 경우 포장, 배송, CS 업무까지 이하우스의 스태프들이 대행해준다. 온라인 마케팅, 웹사이트 개설, 제품 사진 촬영, 그래픽 디자인, 상품의 출고와 배송 과정에서 이하우스의 서비스를 ​어디까지 ​이용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주문당 1.9유로(2700원)만 내면 된다. 

 

이하우스 내부에 포장 및 배송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사진=이하우스 제공


어떠한 옵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멤버십 비용이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공간을 사용하는 비용은 1인 월 70유로(10만 원)​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기본 창고 공간 사용료가 70유로 부과된다. 개별 사무실을 임대해, 여기에 사무공간과 창고를 겸하여 이용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이 경우 요금이 매달 385유로(54만 원)가량으로 타 코워킹스페이스와 비교해보아도 경쟁력이 있다.

 

‘계약 해지 최소 3개월 전 고지’라는 독일의 일반적인 원칙과 다르게, 매달 이용하는 서비스를 유연하게 해지하거나 새롭게 늘릴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언제든 어려움이 닥칠 수 있는 스타트업의 특성을 잘 이해한 정책이다. 

 

작은 규모의 창고로 사용되는 로커. 사진 =joinehouse.com

 

이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강연도 ​다양하게 ​열린다. 온라인 마케팅 방법, SEO(검색최적화) 전략 등 이커머스에 특화된 행사들이다. 멤버들이 판매하는 물품은 다양하지만, 모두 전자 상거래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같다. 따라서 멤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도움이 될 만한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이하우스의 몫이다. 

 

#이스라엘에서 베를린까지 

 

이하우스는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2020년에 창업했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했지만,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이하우스의 공동창업자이자 공동대표인 엘라드 골든버그(Elad Goldenberg)는 부동산 투자 개발회사를 거쳐서 코워킹스페이스 브랜드 중 하나인 마인드스페이스(Mindspace)에서 경험을 쌓은 후 이하우스를 설립했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이자 공동대표인 탈 니에고(Tal Niego)는 공간 리노베이션, 브랜딩, 디자인 관련 회사를 여러 번 창업한 연쇄 창업가다. 

 

이하우스는 텔아비브에서 첫 공간을 연 이후 약 12km 떨어진 도시 리숀레지온(Rishon LeZion)에 두 번째 공간을 열었다. 이후 2021년 12월 텔아비브에서 초기 창업자에게 주로 투자하는 TLV 파트너스(TLV Partners)로부터 650만 달러(86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아 베를린에 진출했다. 

 

스타트업을 돕는 서비스로 그 역시 스타트업인 이하우스의 성장이 궁금해진다. 현재 이하우스에 입주한 아시아 쿡박스 스타트업 ‘이지쿡 아시아(EasyCookAsia)’의 이민철 대표는 “베를린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여러 산업 분야에 맞춤형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창업자에게는 최적의 선택지다. 이하우스는 작은 판매 아이디어를 가지고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고 추천했다.

 

이하우스 내부를 소개해준 이하우스 마케팅 운영팀 카밀 루크. 사진=이은서 제공


이하우스 베를린 공간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들려준 이하우스 마케팅 운영팀의 카밀 루크 씨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이커머스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하우스가 최적의 공간이 될 것이다. 한국에 몇 주간 출장을 가더라도 비즈니스가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스태프가 돕는다”라며 글로벌 창업가들에게 더 좋은 공간임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창업가가 베를린을 제2의 진출 거점으로 삼아 세계로 확장해 나가면서, 한국의 창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되어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혁신가들의 아이디어가 세상 어디에서든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하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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