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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인잡] 신입채용③ 임원면접은 왜 실무면접보다 무례한가

임원면접은 사용자 관점에서 기업의 적합여부를 거르는 과정…기업도 부적절한 질문 사전에 걸러야

2022.12.21(Wed) 14:09:36

[비즈한국] 채용면접을 1, 2단계로 나눠서 진행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1차는 실무 책임자급(채용된 후 실제 자신의 직속상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이 업무역량을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실무면접을 통과하면 임원급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는 인성검증 위주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은 면접전형의 목적도 다르거니와 구성되는 면접관의 직급과 연령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면접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임원면접은 실무면접과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 관점에서 기업의 적합여부를 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A는 꽤 이름있는 대기업의 1차 실무면접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실무면접은 오전에는 분임토의면접, 오후에는 PT면접과 적성검사로 꼬박 하루가 소요되는 꽤 하드한 일정이었다. 분임토의 면접은 그간 면접스터디에서 여러 차례 연습해봤기에 크게 튀지 않는 범위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했고, 조장으로서 같은 조 지원자들의 의견을 갈무리해 가며 리더십과 협동력, 적극성도 충분히 어필했다. PT면접에서는 면접관으로 들어온 실무 책임자가 우리 부서에 딱 맞는 인재라고 칭찬할 만큼 분위기가 훈훈했다. 보편적으로 실무면접 성적이 우수하면 임원면접에서도 괜찮은 점수를 받는 편이다. 임원들은 자신이 직접 데리고 일할 사람을 뽑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의 역량이나 업무에 대한 기본지식은 실무부서에서 더 꼼꼼히 검증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실무 의견을 무시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합격자 선정방식이 점수 누적방식이든 허들방식이든 상관없이 지원자들의 각 전형단계별 점수는 주요 참고자료로 최종면접관에게 제공된다.

 

실무면접관에게 ‘우리 팀에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들었던 A는 최종 임원면접에서 떨어졌다. 임원면접에서 A가 받은 첫 질문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직장과 육아를 어떻게 병행할 계획이냐”​였다. A는 “​해당 질문을 여성 지원자인 저에게만 던지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귀사가 오히려 사내 남성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꼰대 면접관은 유일한 여성면접자였던 A에게 연달아 사내 흡연문화, 남성중심 조직사회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이에 발끈한 A는 결국 언성까지 높이며 그 임원과 격한 토론을 펼치고 말았다.

 

아무리 압박면접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질문이 가능해? 라며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위 사례는 15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면접장에서 꼰대 임원과 설전을 펼쳤던 A는 바로 필자 자신이다. 지금이야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로 인해 구직자에게 성별을 막론하고 직무수행과 관련 없는 신체적 조건이나 결혼 유무, 가족관계 등을 요구하거나 질문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니 위와 같은 일은 언론에나 보도될 일이다. 남성의 육아휴직도 국가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고소득자 중심으로 사용자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그럼에도 철 지난 부끄러운 과거사를 굳이 꺼낸 이유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어도 임원면접은 철저히 사용자 관점에서 기업의 적합여부를 거르는 과정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IT 기반 기업에서 3-40대 젊은 임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주요기업 임원들의 평균연령은 50대이다. 이들은 애사심 하나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청춘을 바쳐 일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니 머리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속으로는 ‘요즘것들’​ 하며 혀를 차는 세대이다. 그런 이들에게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좋지만 꼭 이 회사에 입사해야겠다면 적당히 을의 자세로 평소에 없던 겸손과 겸양을 떠는 것도 전략이다. 면접관이 꼰대성향인지 아닌지, 회사가 보수적인 회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무면접에서야 ‘효율적으로 일하고 워라밸을 지키고 싶다’​고 대답할 수 있어도 임원면접장에서 ‘​정시출근, 정시퇴근 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강단있는 지원자’​ 라고 평가할 면접관은 없기 때문이다.

 

실무면접과 달리 임원면접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지원자가 얼마나 뛰어난 역량을 가졌는가 보다는 우리 조직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융화할 수 있는가 이다. 인성에 문제는 없는지, 그만두지 않고 오래 진득이 붙어있을 만한지, 행여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지를 검증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이력서에 적힌 개인의 성과나 자격요건, 직무 경험을 구구절절 나열하기 보다는 어필할 자신의 강점(이왕이면 의사소통력, 융화력, 환경적응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의 관점에서)을 하나만 정해두고, 이를 자신의 실패나 성공경험, 갈등 상황 해결이나 역경을 극복한 경험, 그 과정에서 배운 점 등 반복되는 여러 질문에 일관되게 녹여내어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오히려 구인하는 회사가 을인 시대라 인사팀에서도 면접 시작 전 면접관 교육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특히 임원들에게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질문과 행동들을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어가며 설명한다. (위법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고발당할 수도 있다며 실제 사례 몇 개를 언급하면, 이해는 안되도 수긍은 하는 편이다. 물론 뒤따라오는 ‘라떼’​ 시간은 덤이지만) 실무면접에는 경력 4-5년차의 중간책임자나 고참 팀원을 면접관으로 참여시키기며 분위기를 쇄신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지원자들도 연령차가 많이 나지 않는 실무면접관들에게 보다 친근함을 느끼고 긴장을 덜 수 있고, 지원자 눈높이에서 질의응답이 가능하다. 구직자에게는 면접관들이 회사의 사용자(고용주)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회사의 전속모델 연예인이 불미스러운 사고에 휘말리면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무는 것 처럼 면접관들 또한 한순간에 회사평판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음을 뼛속깊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지원자들이 면접관의 질문내용, 태도, 면접장 분위기 등을 면접후기와 함께 커뮤니티나 SNS에 게시하는 순간 ‘가면 안 되는 꼰대라떼회사’​로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 김진은? 정규직, 비정규직, 파견직을 합쳐 3000명에 달하는 기업의 인사팀장을 맡고 있다. 6년간 각종 인사 실무를 수행하면서 얻은 깨달음과 비법을 ‘알아두면 쓸데있는 인사 잡학사전’​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김진 HR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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