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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원순 지우기' 완료? 마지막 도시재생지원센터 문 닫는다

독산2동 센터 16일 운영 종료…예산 줄이고 요건 강화 "서울시 입장에 최대한 잘 맞춰야 사업 가능"

2022.12.15(Thu) 17:26:32

[비즈한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발과 정비 중심 도시재생을 띄운 뒤 사실상 멈춰 있던 도시재생 현장센터가 결국 문을 닫는다. 광역기관 격인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9월 서울시로부터 계약만료를 통보받았고 각 사업지에 위치한 현장센터는 재계약이 미뤄진 끝에 폐관이 결정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전환 의지를 내보인 ‘2세대 도시재생’의 구체적인 구상도 나왔다. 공동체 지원을 축소하고 거점시설 운영을 효율화해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여건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시민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인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자심사 요건을 추가하고 기존 계획 변경을 의무화하는 등 사업 추진을 까다롭게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곳곳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독산2동은 아이를 둔 가정이 많은데 돌봄 시설은 부족해 생활SOC 확충 필요성이 강조된 지역이다. 독산2동 대상지 내 위치한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사진=강은경


#사업 거점 ‘현장지원센터’ 계약 해지로 폐쇄

 

금천구 독산2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가 12월 말일자로 운영을 중단하고 문을 닫는다. 현장지원센터는 계획 수립을 위한 정례회의, 주민협의체 모임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현장에서 사업 진행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2020년 사업 대상지 선정 후 지난해 개관한 현장지원센터는 올해 3월 도시재생코디네이터들의 재계약 무산으로 계획에 맞게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다가, 3월 임대차 계약 만료일보다 앞서 폐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센터 폐관과 담당 직원들의 계약 종료로 내년부터는 활성화 계획 수립 및 심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독산2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관계자는 “노인 인구도 많고 아이를 둔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임에도 공공시설이 없어 열악한 곳”이라며 “센터까지 문을 닫은 상황에서 계획대로 아동과 노인 돌봄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독산2동 센터의 폐관으로 내년부터는 5단계 서울형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대상지 중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지역은 한 곳도 없다. 마포구 합정동은 작년 말 센터가 정리됐고 중구 신당5동은 사업 포기 수순을 밟았다. 양천구 신월1동은 구청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선정 단계에서부터 다른 대상지보다 비교적 기틀이 잘 닦여 있어 주민협의체 없이 사업을 진행해왔던 중랑구 망우본동의 지원센터도 비어있는 상태다.

지난 9월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폐관이 확정됐다. 사진=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홈페이지


#예산 줄고 용역 재계약 미루자 곳곳서 사실상 사업 중단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직전 선정된 5단계 대상지는 사업 초기부터 갖은 난관을 겪었다. 2022년 44조 748억 원으로 편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확대재정에서 도시재생과 관련한 예산이 줄줄이 깎였다.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예산을 84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52% 삭감했고, 주택사업에 해당하는 근린형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기존 794억 원에서 17.4% 축소한 656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2018년 3단계 대상지로 뽑혀 이듬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사업지로 최종 결정된 도봉2동 등 사업이 순항하던 곳조차 시 예산 삭감으로 사업 완료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4월 독산2동에서는 핵심 절차 중 하나인 활성화계획 및 공동체지원 용역에 대한 계약이 한 달간 지연됐다. 공동체지원 용역 계약은 소멸됐고, 활성화계획은 내년 재계약될 것으로 보인다. 절차대로라면 전체 사업기간 5년 중 2년 차인 올해엔 5단계 사업지들이 사업구상안을 토대로 계획을 수립하고 고시해야 했으나 예산, 사업의 향방, 서울시 의지 등이 불확실한 조건 속에서 정상 추진이 어려웠다.

 

또 다른 지역의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 A 씨는 “지난달 열린 재구조화 공청회 이전까지는 정확한 지침이 명시된 바가 없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만 명확하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어 사업 진행 여건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2020년부터 2021년에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지역들은 재구조화에 따라 강화된 절차와 요건에 부합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진=강은경 기자

 

#‘​2세대 도시재생’​ 요건 강화에 초점?

 

서울시는 ‘박원순표 도시재생’을 대체할 ‘2세대 도시재생’ 구상을 구체화했다. 지난 15일 ‘도시재생 전략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고 지난해 6월 발표한 2세대 도시재생의 골자를 공개했다. 주요 내용에는 △민간의 ‘능동적 정비’ 적극 지원 △개발·정비·관리를 포괄하는 다양한 수단 활용 △내실 있는 사업 추진·민간투자 유도 가능한 공공지원 시스템 개편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그동안 도시재생 사업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환경 정비 및 인프라 확충보다는 보존·관리 중심으로 추진한 점, 도서관·주차장 등 생활기반시설 및 정비사업 활성화 같은 달라진 시민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 이뤄진 점 등이 한계로 지적돼왔다”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요건과 절차를 강화하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업 추진을 까다롭게 하는 검증 수단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체 지원 사업 축소·폐지, 도시재생지원센터의 한시 운영·신속 폐지 등 예상 가능했던 조치 외에도 기존에 없던 투자심사 등 검증 요건이 생겼다. 조성하려는 거점시설에 대해서는 기존 계획을 개선하거나 변경한 경우에만 예산을 지급한다는 조건부 항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2021년에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된 △망우본동 일대 △신월1동 일대 △독산2동 일대 △화곡중앙시장 일대 △용답상가시장 일대 구역은 두 차례로 세분화한 서울시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투자심사의 사전 절차인 타당성 검증을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재구조화 전략에 어폐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의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 A 씨는 “주어진 사업비 내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할지 구상하는 것이 활성화 계획 수립의 핵심인데, 계획을 잘 세워야 사업비를 배정해준다는 말이다. 서울시 입장에 최대한 잘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주민 공동 이용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 협의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 등 절차적으로도 장벽을 높였다. 주민의 사업 참여를 이끌었던 센터를 없애고 동시에 각종 조건을 추가해 사업 추진이 매우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큰 사업비가 투입돼 투자심사가 필요한 사업의 경우 심사를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도시재생 재구조화 세부계획에 관련 요건이 추가됐는지에 대한 질의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는 “예산 지급 전 사업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투자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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