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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계 마지막 관문 '삼성생명법' 어디까지 왔나

보유 주식평가 기준 변경이 핵심…주가 둘러싼 개인투자자 찬반 여론도 '변수'

2022.11.24(Thu) 18:10:59

[비즈한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가 막을 올린 지 한 달, 숨 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최대의 난제를 마주하게 됐다. 국회가 지난 22일 ‘삼성생명법’ 논의에 재착수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법은 이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법안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웰스토리 부당지원’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 의혹을 덜어낸 이 회장이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의 고발로 ‘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 16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 법인을 공정거래법위반죄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4개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웰스토리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급식거래를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웰스토리가 얻은 매출은 2조 5951억 원, 영업이익은 3426억 원이다. 

 

검찰은 당초 이 사건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보다 경영권 승계 관련성 여부에 중점을 뒀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해 6월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강력 제재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검찰의 칼끝이 이재용 회장을 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회장은 2020년 9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기소돼 매주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4일 공정위는 웰스토리에 사내급식을 몰아준 삼성그룹의 부당지원행위 제재를 발표하며 “부당지원이 미래전략실의 개입하에 이뤄졌고, 삼성물산 합병 뒤 웰스토리가 총수 일가의 ‘핵심 자금조달 창구(캐시카우)’로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는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물산에 배당금으로 2758억 원을 지급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개입 여부를 입증하지 못해 고발 대상에서 이 부회장을 제외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또한 경영진의 배임 행위까지 살펴보며 일감 몰아주기와 이 회장 승계의 연관성을 들여다봤다. 그러나 지난 16일 수사 결과를 밝히며 최 전 실장,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시민단체가 고발한 업무상 배임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처분했다. 일감을 몰아준 계열사 4곳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 검찰은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가 결과적으로 이 회장 등 총수 일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봤지만,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삼기 위해 계획적으로 지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경영권 승계 의혹을 비껴가며 마무리되면서 삼성은 총수 기소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국회에서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재논의 되면서 지배구조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삼성생명법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평가기준을 현행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는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나 계열사의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으로만 보유할 수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20조 원, 3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물산 지분 17.97%를 보유한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65%에 불과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을 대량 매각하게 되면 이 회장과 총수 일가의 지배력은 약화된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보험업법 개정안(박용진‧이용우 의원 각각 대표발의)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20대 국회였던 2017년 2월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마지막으로 논의된 지 5년 만이다. 21대 국회에서는 2020년 6월 재차 발의됐지만 법안소위에 상정되지 않았다. 

 

삼성생명법 입법이 추진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은행, 금융투자업자 등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보험회사만 총자산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보험계약자)의 돈으로 계열사에 투자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박용진 의원은 의안원문에서 “자산운용비율을 초과한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함으로써 보험계약자의 돈으로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현상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번에 재등장한 삼성생명법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통과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전보다 더욱 힘이 실렸다. 22일 법안소위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시가평가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데 공감했다. 다만 삼성전자 물량을 ​대규모 ​처분할 경우 생기는 시장 혼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 만큼, 여야 요구에 따라 시장 영향과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오기로 했다. 정무위는 오는 29일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생명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전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여당의 반대도, 재계의 반발도 아닌 개인투자자들의 찬반 여론이다. 액면분할로 국민주에 등극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이들이 우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19일 기준 삼성전자 주주는 601만 4851명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온라인 개인투자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죽이기 법”이라는 반대와 “당연히 시행되어야 할 법”이라는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다.

 

이에 박용진 의원실은 지난 21일 법안설명회를 연 데 이어, 카드뉴스까지 제작해 개인투자자들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1071원의 취득원가가 6만 2000원대 시장가치로 평가되면서 매각되면 막대한 배당금이 삼성생명 주주와 유배당 계약자들에게 돌아가는 데다, 삼성전자가 매물로 나오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실제 지분 변동이 미미한 반면 삼성전자 기존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삼성생명법에 따른 삼성전자 주가 하락 우려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매각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는데, 이는 지배구조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거나 일종의 ‘공포마케팅’을 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지분은 블록딜로 삼성물산과 총수 일가가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사들일 경우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부분을 손보면서 가거나 계열사들이 매입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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