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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시즌' 합병 승인으로 토종 OTT 1위 된 '티빙' 불어난 적자에 고심

글로벌 OTT와 경쟁하며 적자 갈수록 커져…전문가 "경쟁 가능한 덩치 될 때까지 출혈 감수할 것"

2022.11.23(Wed) 09:49:36

[비즈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TVING)의 ‘시즌(kt seezn)’ 흡수·합병을 승인하면서 합산 이용자 수 55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출범한다. 이로써 KT 시즌을 품은 티빙은 경쟁 관계에 있던 토종 OTT 1위 웨이브를 따돌리며 선두에 서게 됐다. ‘세 불리기’ 합종연횡이 본격화 되면서 넷플릭스 독무대에 가깝던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 구도의 재편이 국내 업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국내 주요 OTT 기업 중 법인 출범 이후 흑자를 낸 곳은 한 곳도 없다. 히트작이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현실 속에서 콘텐츠는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적자 구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통합 티빙은 유통망 확대와 더불어 KT의 IP(지적재산권) 제작 역량 확보로 콘텐츠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눈앞의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즌을 흡수한 통합 티빙이 연내 서비스를 개시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넷플릭스, 티빙 등 OTT 홍보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티빙, 업계 2위로 성장…6위 시즌 업고 ‘역전’ 나선다

올 들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티빙은 내달 KT시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티빙은 국내 OTT 1위 웨이브를 지난 9월 처음 꺾은 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정상 자리를 꿰찼다. ‘환승연애’ 등 예능 프로그램부터 최근 ‘욘더’, ‘몸값’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과 협력해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물이 인기를 얻으며 화제성을 끌어모은 덕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월과 10월에 각각 약 418만 명, 431만 명을 기록했다. 시즌의 10월 MAU가 124만 명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양 사의 단순 합산 MAU는 555만 명 수준으로 국내 기업 중 압도적인 선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티빙과 시즌의 기업결합에 대해 “OTT 시장·콘텐츠 공급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합병 절차도 일정대로 12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두 대기업 계열사의 합병은 무난하게 공정위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넷플릭스의 입지가 워낙 탄탄해 독과점 우려가 적은 데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형태라 KT와는 계열관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통합 티빙이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배타적으로 콘텐츠를 수급할 위험이 적다고 봤다. CJ계열사로서는 통합 티빙에게만 콘텐츠를 한정적으로 공급할 경우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 정도가 줄어들기에 경쟁사 배제라는 무모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 공정위 측은 “양 사가 합병하더라도 넷플릭스 점유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합병 후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티빙 제공

지난해 10월 티빙 1주년 행사에 참석한 티빙 양지을 대표와 이명한 전 대표. 사진=티빙 제공


#올 3분기 누적 1084억 원 적자…통합 티빙, 돌파구 마련 성공할까

통합 티빙의 과제는 OTT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판도를 흔드는 것이다. 시즌 가입자 단순 흡수 외에도 3대 주주 KT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끝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와 더불어 통신사 번들링(묶어팔기) 전략 등 콘텐츠 외적인 방법으로도 가입자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 법인은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 스튜디오스, 피프스시즌 등 국내외 CJ 콘텐츠 자회사와 KT스튜디오지니까지 총 4개 스튜디오의 제작 지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가중되는 투자 부담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티빙의 누적 적자 규모는 1084억 원에 달한다. 3분기 매출이 1634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746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는데 순손실도 417억 원에서 652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1315억 원, 순손실 594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매출이 늘면 손해도 커지는 모순적인 수익 구조는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업계의 고질적인 사업 조건과 맞물려 있다. 퀄리티 싸움이 된 OTT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비는 2~3년 전보다 평균 3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서장원 CJ ENM 부사장은 “2016년 회당 9억 원 수준이었던 콘텐츠 제작 비용이 2020년에는 30억 원, 올해는 100억 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OTT와의 자본력 경쟁에서 체감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OTT의 성장세가 과거와 비교해 둔화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디즈니+, 애플TV와도 시장 파이를 나눠야 하는 상황에서 통합 티빙이 극복해야 할 요소는 복합적이다. 전문가들은 업계의 수익 구조와 판도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통합 티빙의 주요 과제로는 국내 OTT 가입자의 절반 수준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콘텐츠 산업은 본질적으로 대규모 투자 경쟁이다. 큰 투자를 위해 규모를 먼저 키워야 해서 어느 선까지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절대적인 기준을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내에서 OTT를 이용하는 사람의 절반 정도는 확보해야 자본금 확보, 투자 확대, 가입자 증가 등 안정적인 선순환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OTT가 대외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을 고려해 국내외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전략도 통합 티빙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으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OTT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 이를 위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존재감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평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국내 기업은 글로벌 OTT 수요를 선도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흥행에 얹어가는 면도 있다. 아직 넷플릭스와 직접 경쟁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스튜디오 드래곤 등 제작사들이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파워를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기여도를 쌓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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