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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가 갑자기 6급수로…물고기 집단 폐사, 성북천 미스터리

BOD·세균·중금속 모두 11월 급격히 악화…성북구 "추가 조사 없어, 오수 처리시설 설치 예정"

2022.11.22(Tue) 15:45:23

[비즈한국] 지난 1일 성북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해 관할 구청인 성북구청과 동대문구청에서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성북천 수질이 6급수로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성북천 일부 지점에선 중금속인 구리도 검출됐다. 

 

지난 1일 성북천에서 어류가 집단 폐사하자 관할 구청인 성북구와 동대문구에서 원인 규명에 나섰다. 사진=동대문구

 

#6급수 기준이 10 초과인데, 성북천은 43 초과

 

1일 성북구는 주민 신고로 성북천 물고기 폐사를 목격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성북천에 서식하는 물고기 약 1000마리 이상이 떠올라 뜰채를 이용해 제거한 상황이다. 하천 주변 수생식물의 이상 및 물고기를 포식하는 조류의 폐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성북구는 폐사 물고기와 하천 시료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

 

비즈한국이 단독으로 입수한 성북천 수질 검사 결과에 따르면 성북천의 수질은 기존 1급수에서 6급수로 나빠졌다. 오염물질은 하천 하류가 아닌 상류에서 발견됐다. 성북천은 상류인 성북구 돈암동에서 5.11km 이어져 동대문구 청계천으로 합류한다. 

 

11월 측정된 수질 결과에 따르면 하천이 시작하는 지점인 복개박스에서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인 BOD는 40을 초과했다. 이는 환경부에서 정한 하천의 생활환경기준 6등급에 해당한다. 6급수 기준은 BOD 10 초과로, 하천 기준은 6급수까지다. 9월과 비교하면 BOD​가 2471% 증가한 셈이다. 

 

 

성북천 상류인 분수광장에서는 구리도 검출됐다. 환경 유해 인자의 위해성 지표인 총유기탄소량(TOC) 역시 6을 초과했다. 다른 검출 항목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군 역시 각 480,000과 270,000으로 기준값을 초과한다. 1급수 기준은 총대장균군 50 이하 분원성대장균군 10 이하다. 

 

다만 구리를 제외하고 카드뮴, 납, 비소, 크롬, 수은 등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다. 폐사한 어류의 중금속은 한강 서식 어류의 중금속 평균 농도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천의 수질이 이 정도로 나빠진 것은 처음이다. 성북천은 2006년 이후 BOD 기준 연평균 1~2급수를 유지했다. 2021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수질은 7월을 제외하고 모두 1급수였다. 

 

이승준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수질 기준에 따르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상태다. 매우 나쁨 이상이다. 총유기탄소량도 6 이상이고, 총질소량도 굉장히 높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어디선가 폐수가 들어왔을 확률도 높아 보인다. 시급히 원인을 찾아야 하는 상태다.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공공폐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에 따르더라도 BOD는 30을 초과하지 못한다. 하천의 BOD가 40을 초과하는 것은 기준표가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이다.

 

#성북천 가보니 물고기 없고 거품 둥둥

 

물고기 떼가 폐사한 지 20여 일이 지난 현재, 성북천 상황은 어떨까. 21일 기자가 직접 성북천을 방문한 결과 성북천에서는 물고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육안으로 볼 때 눈에 띄는 부유물은 적었지만, 일부 구간에는 거품이 떠 있거나 폐사한 새가 발견되기도 했다. 성북천 산책로에서 만난 한 주민은 “물고기떼가 잔뜩 죽어 있는 것을 봤다. 그 이후로 여기에 물고기가 잘 안 보인다. 원래 다양한 종의 물고기가 살았다”고 말했다. 

 

성북천이 시작하는 지점인 복개박스 부근. 수질 조사 결과 성북천은 상류에서 오염이 시작됐다. 사진=전다현 기자

 

21일 성북천에서는 물고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구간에는 거품이 떠 있었다. 사진=전다현 기자

 

성북천에는 폐사한 비둘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전다현 기자


지난 7일 성북천 인근에서는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물고기 폐사에 이어 고양이 사체까지 발견되자 누군가 폐수 등을 방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평소 건강하던 고양이가 외상 없이 코와 입에서 혈흔이 발견되는 경우는 독극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성북동 우정의 공원 인근에서 흐르는 물. 북악산에서 흘러온 이 물은 성북천으로 간다. 사진=전다현 기자

 

특히 상류에서 오염이 시작됐기 때문에 자연발생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오염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는 예정에 없다. 성북구 관계자는 “사고지점 인근에 영향을 미칠 폐수배출시설과 공사장이 없는 점, 독성물질 중독증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이번 어류 폐사는 하수에 의한 폐사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성북천 복개구간에 오수 처리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원인 조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어류 폐사를 분석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하천 상류에서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돼 용존산소 부족 및 갑작스러운 수환경 변화에 따라 민감한 어류 폐사가 진행되고, 하류로 어류 폐사체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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