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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구역은 이주까지 했는데…신림1구역 재개발 더디자 오세훈 시장이 꺼내든 카드

위치는 1구역이 더 좋지만 무허가 건물 40% 달해…공공기여 늘리고 용적률 상향 '맞교환'

2022.10.05(Wed) 12:53:36

[비즈한국] 한때 일몰제 적용까지도 거론됐던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이 구역은 일몰을 3개월 앞둔 2019년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심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서울 서남권의 최대 노후 밀집 주거지는 사업비만 총 1조 1540억 원이 소요되는 4100세대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됐다.

 

신림동 808번지 일대는 비교적 뒤늦게 두 지대가 합쳐진 데다 무허가 건물이 40%에 달해 인근 구역보다 진행이 더뎠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주민 간 갈등이 계속된 탓이다. 신림1구역이 다시 추진력을 얻은 배경에는 서울시의 적절한 개입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림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은 어떻게 맞춰졌을까.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이후 진행이 더뎠던 신림1구역 재개발 사업이 16년 만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808일대의 모습. 사진=강은경 기자


#용적률 260%로 개선…16년 만에 사업 활기

 

신림1구역은 10월 6일 제3차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총회에는 예산안 승인, 조합임원 선임과 함께 조합정관 변경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등에 따라 조합의 자체 규범인 정관을 수정하는 절차다.

 

이 구역은 최근 신통기획이 적용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정비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7월 신림 1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변경을 위한 공람과 관련부서 및 구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마쳤다. 8월 18일에는 이 같은 내용의 재정비촉진계획변경이 결정 고시됐다. 변경안은 용적률을 기존 230%에서 260%로 상향하고, 전체 2886세대∙임대주택 505세대에서 전체 4104세대∙임대 616세대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신림1구역은 신설된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과 맞닿아 있다. 신림1구역 위치도. 사진=서울시


신림1구역은 신림재정비촉진지구의 초입에 위치해 있고 지구 전체 부지의 약 70%(22만4773㎡)에 해당해 신림뉴타운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올해 개통된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과 맞닿아 있으며 관악산과 도림천 사이에 입지해 사업성도 보장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2∙3구역은 단합이 잘 돼 사업 진행이 빨랐다. 하지만 두 구역은 언덕진 곳에 있고 공사비도 높게 책정됐다. 사업성은 전철역, 대로변과 인접해 있고 대단지인 1구역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신림2∙3구역이 2021년과 2020년 각각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까지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1구역은 상당히 지체된 상태다. 현재 1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다.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인 반면 관리처분인가는 정비사업 막바지에 해당한다.

 

신림1구역은 무허가 건축물이 40%에 달해 낮은 사업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사진=강은경 기자


#용적률 올려주고 공공임대상가 확보…주민 설득 위해 ‘녹지 계획’ 카드도 

 

서울시는 지난해 이 구역에 신통기획 제도를 제안했다. 민간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공공이 지원한다는 제도 도입 취지도 오세훈 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처음 밝혔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한 가지 문제라면 그 문제만 해결하면 되지만 1구역의 경우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2∙3구역에 비하면 진행 속도가 느렸다”고 설명했다. 신림1구역은 지역 내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에 지정됐지만 2017년 촉진계획 변경을 신청한 이후 추진위원회 설립 등 사업 찬반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수년 간 입안절차 진행이 지연됐다.

 

또 다른 문제는 40%에 육박하는 무허가 건축물이다. 호암로 방향을 따라 1구역 중심에 남북으로 길게 조성된 삼성동시장은 대부분 허가 받지 않은 건물로 구성돼 있다. 조합에 따르면 무허가 건축물 등의 소유자는 약 670세대다. 업계 은어인 ‘뚜껑’은 주택재개발 구역 내 국공유지 위에 무단으로 지어져 오랫동안 사용된 주택을 가리킨다. 현행 도시정비법상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는 조합원 자격을 갖지 못하지만 조합정관 및 정비사업 조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면 자격이 인정될 수 있다. 신림1구역의 경우에도 실제 허가 받은 건축물에 비해 조합원 수가 많아 낮은 사업성이 발목을 잡았다.

 

서울시는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용적률 상향 카드를 꺼내들었다. 용적률을 30% 확대해 세대수를 대폭 늘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대신 공공성을 강화했다. 삼성동시장 등 기존에 있던 주변 시장 상인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도로, 공원 등 기부채납을 최소화하고 공공임대상가 74호를 확보했다. 관악산과 도림천 수변공원을 잇는 4개 녹지축을 조성하고 지상부 차량 동선을 최소화, 연결가로를 만들 계획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정체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주민 설득에 특히 힘썼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연계성을 고려했을 때 주변 지역은 이미 다 개발이 됐는데 해당 구역만 경관, 환경 등이 열악했다. 13년 넘게 정체돼 있던 곳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주민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에 집중했다”​며 “​내부적으로 협의를 도우며 주민 대상으로 공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취지라는 점을 설명하고, 공공임대상가 조정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과 어울리는 녹지, 거리 계획을 가시화해 설득했다”고 말했다. 

 

신림1구역은 인접한 아파트와 차로 설계, 조망권 등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사진=강은경 기자


정비업계에서는 신림1구역이 오세훈 시장이 신통기획 후보지로 내세웠던 구역이었던 만큼 적절한 개입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통기획 제도 자체에 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도 “​그동안은 신통기획이 사업 진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지만 정비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여러 요인 때문에 멈춰 있던 사업에 동력을 넣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공임대상가 구성과 녹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조합과 서울시, 관악구청의 조율이 필요하다. 출입도로 설계를 두고 갈등을 빚은 인근 아파트와도 논의할 부분이 남았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입주민의 구청 앞 시위 등 요구사항 등을 사업시행자인 조합에 전달하고 서울시와도 협의해 보완했다. 확보된 부지 및 시설의 세부적인 운영 계획은 관리처분 단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무허가 상가가 많아 관리처분인가는 내후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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