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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6병' 172만 병 팔린 박재범 '원소주' 흥행요소 짚어보니

지역특산주로 주세 경감, 온라인 판매 혜택…박재범 대표 필두로 한 힙한 마케팅에 젊은 소비자 열광

2022.10.04(Tue) 12:32:47

[비즈한국] 172만 5000병. 올해 2월 출시된 증류식 소주 ‘원소주’ 제품의 7개월간(21일 기준) 누적 판매량이다. 제품별로 원소주 19만 병, 원소주 스피릿 152만 병, 원소주 클래식 1만 5000병이 팔렸다.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하루 평균 8254병, 1분에 6병이 팔린 셈이다. 무엇이 원소주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원소주(사진)는 강원도 원주 쌀 ‘토토미’로 만든 증류식소주다. 사진=원스피리츠 제공

 

#원주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 지역특산주로 주세 경감·온라인 판매 혜택

 

원소주는 강원도 원주 쌀 ‘토토미’로 만든 증류식 소주다.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은 오늘날 희석식 소주와 달리 물과 쌀, 누룩으로 발효시킨 밑술을 증류해 뽑아내는 우리나라 전통 소주 제조방식을 쓴다. 지난해 4월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된 원스피리츠는 원주 지정면에 양조장을 차린 뒤 올해 2월 원소주를 출시했다. 주세법상 농업경영체가 소재지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지역특산주)에 해당해 일차적으로 주세 경감과 온라인 판매 혜택을 받는다.  

 

원스피리츠가 내놓은 증류식 소주 제품은 총 세 가지. 증류식 소주 제조방식인 감압증류와 상압증류 제품을 모두 구현했다. 감압증류 방식으로 증류한 원액을 옹기에 숙성해 부드러운 맛을 살린 원소주(도수 22도)와 원소주에서 숙성 과정을 생략해 깔끔한 맛과 가격을 잡아낸 ‘원소주 스피릿(24도)’,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효모와 상압증류 방식을 이용해 다채로운 맛과 높은 도수를 구현한 ‘원소주 클래식(28도)’이다.

 

전통 증류 방법인 상압증류는 대기 압력과 같은 압력에서 증류해 깔끔한 맛을 내는 반면 감압증류는 증류기 압력을 대기압보다 낮춰 낮은 온도로 증류해 농후하고 풍부한 향을 낸다.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은 “전통적인 형태의 증류식 소주는 상압증류 방식으로 역사가 길지만 감압증류는 일제 강점기 감압증류기 도입부터 시작돼 역사가 짧다. 감압증류 소주는 6개월 이내, 상압증류는 6개월 이상 숙성을 해야 술의 맛과 향이 살아나기 때문에 상압증류가 숙성이나 에너지 효율측면에서 만들기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전했다. 

 

원소주가 젊은이들의 지갑을 연 데에는 오너인 박재범 대표(오른쪽)의 힘이 작용했다. 사진=원스피리츠 제공

 

#구매자 70%가 2030, ‘힙’을 자극한 ‘박재범​ ​소주

 

원소주 흥행의 중심에는 젊은 소비자가 있다. 원스피리츠에 따르면 원소주 제품 구매자 70%는 20~30대다. 젊은 구매자가 부모님 세대에게 선물하거나 이들을 대리해 구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주력 구매층은 청년세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2020년 일반건강검진에서 연 1회 이상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수검자 1454만 명 중 2030세대가 35%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원소주는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할 만하다.

 

원소주가 젊은이들 지갑을 연 데에는 오너의 힘이 작용했다. 원스피리츠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박재범 씨(35)는 연예기획사이자 힙합 레이블인 에이오엠지(AOMG)를 이끌던 힙합 아티스트다. 국내외 팬덤을 다수 보유한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소주를 홍보했다. 지난해 말에는 AOMG 대표직을 내려놓고 원소주 사업 전념 의지를 내비치는 바이럴 마케팅에도 성공했다. 원소주는 그렇게 ‘박재범 소주’로 유명세를 탔다.

 

‘힙(hip)’한 감성을 자극하는 판매 마케팅도 한몫했다. 원스피리츠는 양조장 소재지나 자사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던 기존 지역특산주와 달리 젊은 소비자들이 모이는 대도시 상권과 SNS에 홍보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첫 제품 출시 당시에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를 꾸렸고, 이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에 차례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 판매 물량은 매번 전량 매진됐고, 오픈런이나 긴 대기열도 만들어냈다. 원소주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게시물 185개, 구독자 12만 명에 달한다.

 

원스피리츠 관계자는 “원소주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고 소비자들과 함께 원소주 문화를 만들어 ‘마시는 게 아니라 힙한 걸 즐기게 하자’는 것이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주류시장에 분 증류식 소주 열풍도 원소주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증류식 소주의 출고 규모는 2016년 246억 원에서 2020년 448억 원으로 4년간 82% 늘었다. 지난해 출고량은 2480kL, 출고 규모는 646억 원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주류 출고량은 지난해 3.5%,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5.5% 감소했다. 전체 주류 시장 규모는 줄었지만 증류식 소주 시장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최성호 한국전통민속주협회장은 “원소주의 흥행은 젊은 소비자들이 외국산 주류에서 우리 주류로 시선을 돌리게끔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연예인이나 특정인의 인지도로 부가가치를 상승시킨 술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시대에 맞게 젊은 소비자를 잘 공략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의 류인수 소장도 “증류식 소주가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원소주 출시로 많은 젊은 소비자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소주를 알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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