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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데이터 전자해전의 시대의 핵심 무기체계 '함정용전자전장비-II'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 격침의 원인도 전자전…중국도 최신예 전자전장비 투자 중

2022.09.29(Thu) 17:59:43

[비즈한국] 현재도 계속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가장 성공한 작전 중 하나는 러시아의 1만 1000톤급 대형순양함 모스크바(Москва)함을 미사일 단 2발에 격침한 사건이다. 전투에 나선 모스크바함은 단 한 척이지만 러시아해군 흑해함대의 기함이다. 백여 발에 달하는 다양한 함대공, 함대지, 대잠 미사일과 130mm 함포, 해상작전 헬기가 있었다. 

 

LIG넥스원의 함정용 전자전장비 제안. 사진=LIG넥스원 제공

 

무엇보다, 모스크바함은 흑해 안에서 적수가 없는 압도적 힘을 자랑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전쟁이 시작된 뒤 1000톤이 넘는 해군 함정이 단 한 척도 없었다.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난 지금 러시아 해군은 격침된 모스크바함의 피해는 아직까지 전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스크바함이 제공하는 강력한 방공우산과 공격력이 없어지자 크림반도 근처 방어선이 약해졌고, 우크라이나군의 양동작전은 효과를 발휘하게 됐다.

 

그런데, 사건 발생 5개월여가 지나자 세계의 군사전문가들은 모스크바함 침몰의 수수께끼, 즉 1만 톤이 넘는 배가 미사일 단 두 발에 격침된 사건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의견은 바로 우크라이나군의 전자전 승리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자신들의 전자전 장비를 이용해 모스크바함의 상태를 훔쳐봤다. 모스크바함이 스스로 내뿜는 각종 통신, 신호, 레이더 전파 및 승무원들이 쓰는 전화기 전파 등을 감청해서 모스크바함의 위치 뿐만 아니라 상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모스크바함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이 명중하기 전 함 내부 상태가 지저분하고 여러 장비들도 고장 혹은 이상 작동을 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는데, 우크라이나가 전자전을 통해 이런 모스크바함의 상태를 간파하고 공격해 격침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전은 21세기 군사 기술 중 가장 비밀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의견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 세계의 해군과 군사과학 기술이 제2의 모스크바함 격침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처음 건조를 시작해 현재 8척이 취역한 중국 해군 최고의 전투함, 일명 055형  구축함은 현대 해전에서 전자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1만 3000톤 배수량으로 우리 해군의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유사한 크기인 055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자전 장비가 장착된 전투함 중 하나다. 055급 외형은 미국과 한국 등에서 운영 중인 이지스함과 비슷한데, 함교 주변에 설치된 4개의 AESA(능동 전자주사) 레이더는 강력한 출력으로 적 미사일과 항공기는 물론 저고도 위성까지 추적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복잡하고 다양한 7종 이상의 특수 안테나들이다. 055함에 장착된 이 안테나들의 정체에 대해서 군사전문가들은 정밀 추적을 위한 소형 레이더는 물론, 적 레이더 전파, 통신 전파, 각종 잡음전파 등 사실상 ‘바다의 모든 신호’를 수신하고, AI를 사용해 분석 및 전파방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055함 레이더는 LPI(Low Probability of Intercept)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남은 잘 탐지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레이더 전파는 숨길 수 있다. 중국 해군이 ‘바다의 데이터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한 또 하나의 카드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한국 해군은 이런 ‘데이터 전쟁’에 잘 대비하고 있을까. 현재 한국 해군의 주력 전자전 장비인 SLQ-200, 일명 ‘소나타’는 LIG 넥스원이 2002년부터 지금까지 20여 척의 국산 함정에 장착해 함정을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개발을 시작한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최신 전자전 환경에 대비하는 새로운 차세대 전자전 장비가 필요해졌는데, 이런 수요로 탄생한 것이 바로 ‘함정용전자전장비-II’ 혹은 ‘소나타-2’다. 

 

2036년까지 총 6100억원이 투입될 함정용전자전장비-II는 현재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출사표를 던졌다. 양사는 회사에 축적된 모든 전자전 경험을 투입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LIG 넥스원의 경우 수 십년간 ‘한국 전자전 산업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자와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LIG 넥스원이 함정용전자전장비-II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자전 분야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 때문이다. 전자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전자공격(EA), 전자보호(EP), 전자지원(ES)에서 핵심기술연구와 실제 개발 양산 실적이 한국에서 가장 뛰어나다. 기존 전자전 장비가 갖추지 못한 새로운 능력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수준(TRL)이 충분하다는 게 넥스원 주장이었다.

 

특히 함정용전자전장비-II는 미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세 가지 기능, 즉 레이더 전파 뿐만 아니라 모든 전파를 빠짐없이 수집하는 전자 정찰 능력,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새로운 위협을 대처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전자전, 마지막으로 매우 미약한 전파를 발산하는 LPI레이더도 탐지 가능한 정밀도가 필요하다. 넥스윈은 그동안 양산한 지상·해상·공중 전자전 장비에서 상당 부분 검증되어 안정적 개발이 가능한 것을 강조했으며, KDDX 차기구축함에 위협 전파의 방향을 탐지하는 방향탐지장비를 이미 제작한 점을 내세웠다.

 

LIG넥스원에 도전하는 한화시스템의 전략은 기업 간 협력과 ‘독점의 이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화시스템은 공군 KF-16에 장착되어 전파 정보를 수집하는 일명 TAC-ELINT 등을 개발한 실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전자전 장비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의식하는 듯 소형함정 전자전 장비 개발 실적이 있는 중소기업 빅텍과의 협업으로 우려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전자전 장비의 전파 수신장비가 자사가 수주한 일명 ‘통합마스트’에 탑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마스트는 거대한 탑 모양 구조물에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센서를 올리는 KDDX 차기구축함의 핵심 장비다. 한 회사가 통합마스트에 들어가는 모든 장비를 책임지고 장착하는 것이 전파간섭 등 개발 도중 생기는 어려움을 쉽게 극복한다는 논리이다. 우리 해군이 발전된 전자전 장비를 적기에 확보하여 ‘데이터 전자 해전’에서 승리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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