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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돌아온 '금 자판기', 분실 카드 도용 문제 해결됐나

GS리테일 편의점·슈퍼 5곳에 도입…제품 출구에 CCTV 작동, 구매 시 본인 확인은 불가

2022.09.29(Thu) 16:07:36

[비즈한국] 금 자판기가 편의점에 등장했다. 이제 삼각김밥을 사듯 편의점과 동네 슈퍼에서 카드 한 장으로 골드바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 편의점에 등장한 금 자판기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사실 금 자판기는 10년 전에도 선보여 많은 우려를 낳았다. 바로 보안 문제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GS25 편의점에서 모델이 금 자판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GS리테일 제공


장을 보면서 골드바를 사는 시대다. 재테크와 투자가 보편화하고 금융과 유통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급기야 동네 슈퍼에서도 금을 살 수 있게 된 것. GS리테일은 지난 28일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 금 자판기를 도입했다. 

 

GS리테일 측은 금 자판기 도입 배경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 △안전 자산 선호도 증가 △소액 투자 트렌드 확대 △금 매입 촉진을 통한 외환 보유 캠페인 참여 등을 꼽았다. “그동안 편의점에서는 재고 부담, 도난 위험성 등으로 고가 상품 취급에 한계가 있었다. 금 자판기를 통해 골드바뿐만 아니라 기념주화 등 귀금속류까지 상품 영역을 확대해 안전하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현재 서울 내 5개 지점(△GS25 역삼홍인점 △GS25 강서LG사이언스점 △GS더프레시 고덕그라시움점 △GS더프레시 명일점 △GS더프레시 양천신은점)에 금 자판기를 설치했다. 2023년 8월까지 시범 운영한 후 추가 도입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측은 “시범 운영을 통해 향후 100여 점포까지 금 자판기를 도입하면 금을 찾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고, 신용카드나 전자페이까지 이용하는 등 결제 수단의 편리함까지 제공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28일 오전 금 자판기가 설치된 서울 강남의 GS25 편의점을 찾았다. 이 편의점은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9호선 언주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덕인지 손님뿐만 아니라 금 자판기를 취재하러 온 미디어로 붐볐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간단한 음식을 사면서 금 자판기에 관심을 보였다.

 

회사원이 자주 방문하는 도심 속 편의점이 아닌, 연령층이 다양한 주거 지역의 슈퍼에선 어떤 반응인지 보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GS더프레시를 방문했다. 이 지점은 아파트 단지와 병원, 공원 사이에 있어 주변이 한산했다. 슈퍼 안은 식자재와 생필품을 사는 주민들과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들로 분주했다.

 

금 자판기는 슈퍼 안을 한 바퀴 돈 후에 발견할 수 있었다. 자판기는 매장 입구 안쪽 박스 포장대 옆에 있었다. 강남의 편의점에선 계산대 옆에서 금 자판기를 구경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곳 슈퍼에선 자판기에 관심을 두는 주민은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에게 금 자판기 이용객이 있는지 묻자 “아직 못 봤다”고 했다.

 

금 자판기를 자세히 살폈다. 화면 상단에는 한국, 미국, 일본 등 국제 g당 순금 시세가 표기된다. 구매 가능한 골드바는 999.9% 순금으로 1돈(3.75g), 2돈(11.25g), 5돈(18.75g), 10돈(37.50g) 등 네 종류다. 결제는 신용·체크카드와 전자 페이로 할 수 있다. 1돈 골드바를 선택하고 일시불·할부 여부를 선택하자 화면에 안내문이 떴다. ‘자판기 금 구매 시 본인 외 타인 명의의 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 반드시 본인명의 카드로 결제하라’는 내용이었다. 

 

서울 양천구 GS더프레시에 설치된 금 자판기. 아래는 골드바 결제 전 나타나는 경고문구. 사진=심지영 기자

 

이 경고문이 나타나는 데엔 이유가 있다. 과거에 귀금속 자판기에서 분실 카드 도용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 금 자판기는 10~12년에도 시중에 등장해 화제를 일으켰다. 골드바, 보석 펜던트, 열쇠고리 등 다양한 귀금속을 판매했다. 그런데 2012년 대전에서 타인의 신용카드를 복제해 자판기로 귀금속을 구입한 후 되팔아 부당한 이득을 챙인 이들이 검거됐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전국에 30개 정도의 귀금속 자판기가 설치됐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자판기에 CCTV나 신원 확인 장치가 없어 카드 도용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면 10년 전에 비해 편의점이나 슈퍼에 들어선 금 자판기의 보안은 개선됐을까. GS리테일과 협업한 금 자판기 개발 업체 우수골드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설치한 자판기에는 골드바가 나오는 출구 주변에 CCTV가 설치됐다. 업체 관계자는 “얼굴이 정면으로 나오는 경우 구매자 외에 행인까지 촬영돼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제품이 나오는 쪽에 CCTV를 설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금 자판기를 건물 외부가 아닌 CCTV가 상시 작동하는 매장 안에 설치하는 만큼 과거에 비해 악용 위험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도 타인 명의 카드로 결제하는지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금 자판기에 신원 확인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지 묻자 이 관계자는 “본인 인증은 PG사를 이용할 때 가능한 시스템으로, 카드 결제기가 있는 자판기는 본인 인증 시스템이 안 된다”라며 “도난·복제 카드 이용을 우려해 결제 화면에 경고문을 띄우고 있다”라고 답했다.

 

귀금속 자판기를 이용해온 수도권의 한 귀금속 판매점 업주는 “대면 판매할 때도 금이나 보석을 매입할 때만 신원을 확인한다. 자판기로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잘 없어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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