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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점검①] 코로나19 '과학방역' 강조하더니 병상 관리도 '삐걱'

가용 병실 78% 줄고, 확진돼도 대면진료·입원 어려워…이송체계 전면개편 등 공약 이행 미흡

2022.07.20(Wed) 18:19:09

[비즈한국] 경기도에 거주하는 A 씨(55)는 11일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정부가 코로나19 치료비 제도를 개편한 날이다.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대면진료도 입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직접 입원을 요청했지만, 관할 보건소는 거절했다. 해당 지역에 입원 가능한 병실이 없고, 만 60세 미만은 생활치료센터 입소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세를 보이며 코로나 재유행 국면으로 전환됐다. 서울 시내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이처럼 현재 병상 확보가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증 환자라도 입원이 안 되거나, 응급상황이 생겨도 응급실을 갈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달부터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20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는 7만 5000명이 넘었다. 매주 두 배 이상 확진자가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오미크론보다 전파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빠르게 확산하며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 병동 줄였다 늘렸다

 

질병관리청에서는 매일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보고하는데, 이때 병상 현황 수도 함께 공개한다. 20일 기준 생활치료센터를 포함한 전국의 보유 병실은 5699개다. 이 중 가용 병상은 75%(4260개) 수준이지만, 사용 중인 병상은 1439개에 불과해 현재로선 병상이 부족하다고 보기 힘든 실정이다. 

 

그런데 왜 병실 부족을 이유로 입원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까. 현장에서는 이를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5~6월경 정부에서 코로나 병동을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다 확진자가 다시 많아지니 지난 주에 갑자기 병동을 확충하라고 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상황이 아니라 하루살이처럼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음압병실, 감염병 환자 중환자실, 응급실’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병원에서 감염병 환자와 아닌 환자를 구분해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정부에서 시설 개조 비용을 지원하고, 병실과 응급실 수가를 원가 보전해 평상시에 이를 확보해 놓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자 병동을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걸었다가, 다시 확산 추세를 보이니 급하게 병동 가동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00일 동안 코로나19 대응체계 전면 개편 약속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중 첫 번째 공약은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집권 100일 이내에 전면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윤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과학적 거리두기’로 규정하고, 과학과 빅데이터에 반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 공약집 내용 일부. 코로나19 대응 관련 공약이 수록돼 있다. 자료=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공약은 △과학과 데이터에 근거한 코로나19 극복 집권 100일 계획 △병상 확보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을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긴급 임시병동 마련 △자가 승용차를 포함한 코로나19 환자 이송체계 전면 개편 △실내 바이러스 저감장치와 환기설비 설치 및 운영 지원 △음압병실, 감염병 환자 중환자실, 응급실 확대 및 평상시 확보 △ 공공정책수가를 적용해 필수의료 시설 확보 및 비상시 신속한 대응 △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 피해회복 국가책임제 추진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 국민신고센터’ 설치·운영 및 ‘피해구제기금’ 조성 등이다.

 

집권 100일 내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한다는 방안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국민 참여 주도 거리두기로 전환한 것이다. 획일적 거리두기에서 국민 참여가 전제된 것으로 바뀌었고, 방역 정책의사결정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전원 민간위원으로 구성돼 여기서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19일 구성된 이 자문위원회는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정책 제언이나 안건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정책 결정이나 심의 권한은 없다. 

 

다른 공약은 어떨까. 보건복지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실내 환기설비 관련해서는 현재 따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병실 확보 역시 지난 5월 감축 지시를 했다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행정명령을 통해 다시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5월 9일 기준 생활치료센터를 포함한 전국의 보유 병실은 2만 3075개다. 이 중 가용 병상은 1만 9176개로 83%였다. 20일 기준 가용 병실은 4260개이므로, 취임 후 가용 병실의 78%가 감소한 셈이다. 

 

코로나19 환자 이송체계 전면 개편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관계자 모두 현황을 알지 못했다.

 

공공정책수가 지원 현황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월 발표한 내용과 같다”고 답했다. 1월 26일 보건복지부는 거점전담병원의 회복기간은 운영 종료 후 최대 1년까지 지원한다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윤석열 정부 이전부터 시행한 정책이므로 공약 이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 피해회복 국가책임제 추진과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 국민신고센터’ 설치·운영 및 ‘피해구제기금’ 조성 공약과 관련한 정책은 19일 질병관리청에서 방안을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예방접종피해보상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백신 피해 관련 지원금과 이의신청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7월 11일부터 시행된 생활지원비축소는 공약과 무관하다. 이날부터 정부는 기존 소득기준과 무관하게 가구당 정액 지급하던 데서 기준 중위 소득 100% 이하 가구에만 생활지원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치료비 역시 입원치료비를 제외한 재택 치료비는 개인이 부담한다. 지원금 감축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이기 때문에 계속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재정 지원 제도는 몇 차례 정비해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고위험군 보호, 중환자 관리 안 돼…정부 가이드라인 필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는 거리두기 재시행은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20일 보건복지부는 임시선별검사소 설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검사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외 달리 바뀐 정책은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사실상 정부 정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특히 치료가 원활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PCR 검사를 하는 것을 문제로 꼽는다. 

 

김우주 교수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과학 방역이라고 하면서 자율과 책임을 이야기하는데, 국민 스스로 방역을 하란 방침이다. 선별진료소 PCR 검사 역시 제한되는데, 이는 확진자 숫자를 감추려는 걸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규모를 줄이고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마땅치 않다. 중환자 관리도 안 된다. 병상 가동률이 이와 연계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때그때 정하고 있다. 정부에서 확실하게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BA.5는 전파력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몇 주째 더블링 현상을 보이는데, 8월 중순에는 30만 명 가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현재 있는 병상을 한 달 전에 다 닫았는데, 정부는 그걸 운용할 수 있는 병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병상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행 전에 미리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진료와 치료제 보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는 치료제 처방에 굉장히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확진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확대하고, 치료제를 원활히 보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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