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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넘어 스포츠로' 폐점 어려운 영화관들의 생존전략

임대 계약 15~20년…상영관 일부 운동시설로 개조하고 '독립공간' 등 프리미엄 상영관 늘려

2022.02.17(Thu) 14:11:39

[비즈한국] 코로나19로 관객이 줄어든 극장은 매일이 ‘위기’다. 특단의 조치로 계획했던 폐점 또한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극장가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마련하느라 바쁘다. 상영관을 운동시설로 개조하고, 프리미엄 상영관을 확대하며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고 있다. 

 

3대 멀티플렉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더 적극적으로 관객 모시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매년 희망 고문하는 기분’ 극장가 한숨 깊어져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된 이후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은 뚝 끊겼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며 ‘극장 종말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숨도 깊어진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매년 희망고문 하는 기분”이라며 “매년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70~80%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올해는 그 정도 수치도 잡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3대 멀티플렉스의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매출이 1039억 원으로 전년(1044억 원) 대비 0.5% 줄었다. 영업손실도 708억 원으로 전년(655억 원) 대비 8.09% 늘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매출이 2350억 원으로 전년 2660억 원보다 11.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20억 원으로 전년(1600억 원) 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CJ CGV의 실적은 경쟁사보다 나은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은 7363억 원으로 전년 5834억 원보다 26.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411억 원으로 전년도 영업손실 3887억 원보다 38%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었지만 상영관을 폐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CGV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년 내 119개의 직영점 중 35~40개가량을 폐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년간 폐점한 직영점은 대구점과 인천공항점 2곳에 불과하다. 

 

CGV 관계자는 “상영관 임대 계약이 기본적으로 15~20년 정도 된다. 만료 전 계약을 중단하면 위약금이 발생해 폐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직영점을 줄여나갈 예정이지만 당장은 정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도 “코로나19 이후 폐점한 직영점은 한 손에 꼽힐 정도”라며 “기존의 계약 사항이 있어 폐점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GV는 지난 1월 CGV피카디리1958 상영관 두 곳을 개조해 클라이밍짐으로 만들었다. 사진=CJ CGV 제공

 

#신규 콘텐츠 발굴, 공간 활용, 프리미엄 상영관 확대 등 생존 전략 모색 

 

적자 속에서도 극장 운영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결국엔 ‘관객 모시기’만이 극장을 살릴 방안으로 꼽힌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면서 영화계에서는 신작 개봉을 차일피일 미루고, 영화관 입장에서는 스크린에 걸 영화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볼만한 콘텐츠가 없으니 관객은 더더욱 극장을 찾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CGV는 지난해 스크린콘텐츠팀을 신설해 신규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다. 뮤지컬 상영, 공연 생중계 등을 시도한다. 롯데시네마도 뮤지컬, 게임 등을 중계하고 메가박스도 클래식 및 오페라 공연을 상영 중이다. 하지만 뮤지컬이나 공연 등은 영화보다 대중성이 떨어지고 아직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수요가 있어 아직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프리미엄 상영관을 확대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겠다는 계획도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12월 월드타워점 시네패밀리를 6년 만에 리뉴얼해 개관했다. 시네패밀리는 4~6인 전용의 프라이빗한 관람 부스로 상영관 속에 별도로 마련된 독립형 공간이다. 롯데시네마 시흥장현관에는 리클라이너 소파가 설치된 씨네컴포트관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영관에 대한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다. 올해도 특수관 운영을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GV도 지난해 여의도와 판교점에 침대에 누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템퍼시네마를 개관했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일반관과 비교하면 프리미엄 상영관의 좌석 판매율 하락세는 낮은 편이었다”면서 “편안한 좌석, 큰 스크린, 풍부한 사운드 등 고객이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드는 상영관을 만드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극장 공간을 활용해 관객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건대입구점에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극장 홀의 유휴 공간 일부를 1인 창작자가 개인 방송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조했다. 메가박스는 2021년 신촌점 내 제주맥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상영관을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CGV는 지난 1월 CGV피카디리1958 상영관 두 곳을 개조해 클라이밍짐으로 만들었다. 상영관의 높은 층고를 활용한 암장은 다른 암장보다 높은 편이라 클라이머의 관심을 받고 있다. 

 

CGV 관계자는 “클라이밍짐 ‘피커스’는 매주 1000명 가까운 고객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기존 상영관 2개를 클라이밍짐으로 바꿨지만, 코로나19 이전에 8개 상영관을 운영하던 때와 상영관이 줄어든 현재 관객 수가 비슷하다.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도 올해는 좀 더 과감한 공간 활용에 나설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올해 극장 사업자를 넘어 ‘종합 공간 사업자’로 변모해 공간 사업에 대해 더욱 넓은 시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도 “상영관을 스크린골프와 같이 극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일 뿐이라 구체적으로 진행된 부분은 없지만, 공간 활용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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