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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신 커피가 지구를 망친다? '애물단지' 커피찌꺼기 활용 방안은?

스타벅스는 퇴비로, 투썸·이디야 "현실적으로 회수 어려워"…전문가 "관련법 개정 필요"

2022.01.11(Tue) 15:25:16

[비즈한국] 원두에서 커피를 내리고 남는 찌꺼기 ‘커피박’이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박 양이 어마어마해지면서 지자체·커피 업계는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커피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커피박(커피 찌꺼기) 발생량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커피박 발생량(추정)은 2020년 35만 톤이 넘는다.

 

#한 해 35만 톤, 이산화탄소 34배 온실효과 발생​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하루에 한 잔 꼴로 세계 평균 소비량인 132잔의 약 2.7배에 달한다.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커피박(커피 찌꺼기)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커피박 발생량(추정)은 2018년 31만 6770톤에서 2019년 33만 5306톤, 2020년 35만 3296톤으로 늘어났다. 2021년 11월 기준 커피박 발생량도 34만 톤을 넘어섰다. 

 

환경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커피박 활용을 강조해왔다. 커피박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 폐기물로 분류돼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되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커피박이 이산화탄소보다 34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자체도 커피박 활용사업에 적극적이다. 서울에서만 매일 145톤에 달하는 커피 찌꺼기가 발생한다.​ ​버려지는 커피박 양이 어마어마해지면서 골칫덩이가 됐다. ​특히 인천시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가 2025년으로 예정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의 10%가 커피박 쓰레기일 정도로 양이 어마어마하다.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자체마다 쓰레기 처리가 문제가 됐는데, 일단 양을 줄이자는 분위기다”면서 “그 과정에서 커피박 줄이기에 관심이 쏠렸고, 커피박 활용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커피박 처리에는 서울시와 인천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2018년부터 커피박 활용사업을 시작했다. 송파, 종로, 영등포, 구로 등 8개 자치구가 사업에 참여해 커피박을 수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의 생활 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가 지정된 요일에 커피박을 수거한다. 7개 구에서 수거된 커피박은 퇴비로 사용되고, 1개 구(성동구)는 업사이클링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도 2020년부터 현대제철, 환경재단과 손잡고 커피박 활용사업을 진행했다. 300여 개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박을 수거한 뒤 자활센터에서 연필, 화분을 만드는 데 활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활용할 수 있는 커피박 양이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해 12월에는 경상북도, 환경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부터는 인천시에서 수거된 커피박을 경상북도로 보내 축산 농가에 톱밥 대체재 및 악취 저감제로 보급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커피박 수거를 위해 커피전문점 431개소 모집을 완료했다. 지난해 말 업무협약 체결 후 현재 경상북도로 한 차례 커피박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북에서 커피박 활용을 담당하는 김상호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는 “커피박을 물리적·화학적으로 처리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면 경제성이 떨어져 활용이 의미가 없다”며 “경북에서는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옴) 발효기술을 이용해 커피박 활용에 비용이 들지 않으며 젖은 상태의 커피박도 활용할 수 있어 수거된 전량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사는 “농가에서는 악취 제거를 위해 보통 톱밥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그 비용이 1톤당 40만 원 선으로 높아졌다.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농가에서도 축산분뇨를 처리하지 않고 마르기만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데, 커피박을 사용하면 악취 감소 효과가 크고 추후 퇴비로도 사용 가능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1년간 발생하는 7000~8000톤가량의 커피박 중 약 6000톤을 활용한다. 사진=박정훈 기자

 

#​공공 주도해 활용하도록 특례법 필요”

 

커피박의 재자원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박이 상당하다. 수거, 운반의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커피박을 배출하는 커피전문점이 5000개 이상 되겠지만 400여 개로 한정한 이유는 수집 및 운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커피전문점을 일일이 수거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커피박 수거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이 들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박이 젖어 있는 상태이다 보니 대량 운반이나 보관에 어려움이 많다. 업계에서도 커피박 활용과 관련해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커피박 활용에 적극적인 스타벅스는 1년간 발생하는 7000~8000톤가량의 커피박 중 약 6000톤을 활용한다. 스타벅스는 2016년 업계 최초로 커피박 자원재활용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운반·수거를 담당하는 사회적기업과 손잡으면서 수거 과정이 수월해졌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에서도 커피박 재자원화에 관심이 높지만 수거, 운반 과정이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 사진=최준필 기자

 

투썸플레이스는 일부 커피박을 매장 내 인테리어 마감재, 오브제 등으로 제작해 활용하고 있으나 수거량과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디야도 비료, 인테리어 부자재로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가맹점 비율이 높아 회수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커피박은 가맹점에 납품하는 물류차로는 회수가 어렵다. 생활폐기물 차량을 따로 섭외해야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면서 “비용 부분이나 가맹점주의 동의 등도 있어야 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커피박 활용사업에 속도가 붙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는 일반 차량으로 커피박 수거·운반을 할 수 없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처리 신고자가 커피박을 수집·운반·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상호 연구사는 “현재는 커피박이 식물성 잔재물로 분류된다. 악취 저감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이 없으며, 있다고 해도 사용하는 농가가 재활용 신고를 해야 하고, 운반할 때도 운반 신고를 해야 해 매우 까다롭다”며 “공공이 주도해 커피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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