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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역대 최대 K-방산 수출, 마지막 열쇠는 '한반도 평화 정착'

분쟁국 무기의 정비 불안 우려 덜어야…긴장완화와 국제협력으로 극복 가능

2022.01.04(Tue) 11:23:58

[비즈한국] 2021년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성장세가 한류 문화에 못지않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 초부터 시작된 TA-50 훈련기, K-9 자주포, 천궁-2 지대공 미사일에 현대중공업의 수출형 호위함까지, 수천억 원 규모에서 수조 원 규모의 대형 무기 계약 수출이 연달아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방산 산업은 역대 최고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FA-50 전투기. 사진=김민석 제공

 

실제로 청와대에서는 2021년의 방위사업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인 46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했는데, 이 수출 실적 덕분에 2021년의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무기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야말로 K-POP, K-Drama에 버금가는 ‘K-방산’의 성과를 이룬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희망적 성과가 있지만, 우리 방위산업을 위협하는 수많은 위험 요소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TA-50 다음으로 우리 항공우주산업의 유망주인 KF-21 보라매 전투기가 아직 개발 중이라, 제대로 수출 시장에서 외국 전투기와 경쟁하려면 아직 몇 년 더 기다려야 한다. 또한, KF-21이 TA-50보다 성능이 좋은 만큼 가격이 비싸므로, 구매 국가들도 더욱 신중히 고민할 수밖에 없어 세일즈 활동에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무기체계 외에도 추진 중인 신사업도 불안 요소는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각종 군용 정찰위성 수출 사업이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고, 최근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초소형 영상 레이더 위성 역시 가격 대 성능이 뛰어나 수출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자체 발사체가 없어 사업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머지 부분도 비슷하다. 또 다른 유망 수출 상품인 잠수함 역시 수출을 기대할 수 있는 중소형 잠수함의 개발이 지지부진하고, 우리 방위산업의 최대 효자라고 할 수 있는 K-9 자주포 역시 미국의 신형 자주포와 곧 경쟁을 앞두고 있어, 올해와 같은 ‘K-방산의 전성기’는 한순간에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할까?

 

물론, 핵심 기술 확보, 지속적 성능개량, 부품 국산화 확대 등 우리 방위산업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이미 자주 언급된 바 있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취재 과정에서 외국 전문가들에게 한국 방위산업의 의외의 핸디캡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평화롭지 않은 국가의 무기’ 혹은 ‘분쟁지역의 무기’이기 때문에 구매 국가들이 구매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외교적으로 중립을 지키거나, 윤리적으로 분쟁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분쟁지역에 무기를 사지 않는 것과 전혀 다른 문제이다.

 

해외 전문가가 말하는 분쟁국 한국 무기의 핸디캡은 다음과 같았다. 현대전에서 쓰이는 핵심 무기체계인 전차, 장갑차, 전투기, 잠수함, 군함, 헬리콥터 등은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는데, 고정밀, 고가 핵심 부품들의 공급이 끊어지면 한순간에 첨단 무기는 고철덩이가 되니, ‘본사’라고 할 수 있는 무기 생산국이 전쟁이 나고 공장이 파괴되면 비싼 돈을 주고 산 무기가 쓸모없어지는 것이라는 게 한국 방위산업을 저평가하는 선진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 이런 논리와 주장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전형적 모습이다. 세계 8위의 무역 규모를 가진 인구 5천만의 국가가 북한과의 전쟁 우려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산업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는 것과 같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외국 방위산업 관계자들의 생각을 단순한 오해라고 해명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앞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5조 원 수출을 넘어서 7조, 10조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K-방산 디스카운트’를 해결할 두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첫 번째 대책은 국산 무기의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수출국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가령 우리는 북한의 기계화 부대에 대응하는 강력한 화력, 기동력, 방어력을 갖춘 K-21 보병전투차를 개발했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요구하지 않는 수상도하 능력을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면서도, 정작 수상도하로 희생된 기능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또다시 예산을 투입해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를 한 번 더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차기 장갑차 및 차세대 전차, 차세대 상륙장갑차 개발에서는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한국군 고유의 요구조건이 과연 필요한지, 대체할 방법이 있는지 심사숙고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심혈을 기울여 세심히 정한 국산 무기의 성능이 수출 시장에서는 오해나 왜곡을 받는 예도 있어서, 우리 무기의 개성적인 특징이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설득하고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KF-21 전투기는 틸 그룹(Teal Group)과 같은 해외 컨설팅 업체와 전문가들은 한국산 전투기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단발 엔진을 선택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한국 공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치열한 연구와 고민 끝에 쌍발 엔진을 선택했다. 단발 엔진 전투기를 수십 년 동안 운용한 경험으로, 강력한 추력 대 중량비(Thrust / Weight)가 공중전의 승패는 물론 거의 모든 임무에서의 생존 능력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KF-21이 곧 수출 시장에 세일즈할 때, 이렇게 우리가 고민 끝에 내린 ‘우리만의 선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필요한지 수출 대상국에 설득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의 정착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군과 방위산업이 미래 정치 상황 변화를 잘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남북관계가 현재와 같이 고착될 경우에서는 실전에서 적을 탐지하고 견제하는 국산 무기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한편, 만약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가 진전될 때 이를 오히려 국산 무기의 안정적 군수지원을 보장하는 장점으로 포함하되, 무기 개발 및 개량에서 세계적 추세를 따르는 성능과 기능을 갖추는 방향 설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한반도 분쟁 시 군수지원 문제를 우려하는 국가들에 적극적인 부품 현지 생산, 공동생산을 통해 글로벌 군수 체인을 구축한다면, 국산 무기의 수입국에도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유사시 긴급할 경우 오히려 국산 무기를 수출한 국가에서 부품과 자재를 공급받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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