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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고객서비스, 업계 최초 별도 노조 설립한 까닭

매각 논란·생산성 압박·본사 성과급 잔치가 도화선…사측 "인위적 회사 매각·외주화 없을 것"

2021.12.08(Wed) 09:16:46

[비즈한국] 삼성카드의 자회사 삼성카드고객서비스가 카드사 고객센터로는 처음으로 별도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상담업무의 전문성 증대, 고용안정 등을 위해 본사에서 분사된 고객서비스 조직을 두고, 사내에서 다시 매각과 외주화 문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 측은 고용안정과 더불어 정규직 인력 확충과 성과급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의 과도한 업무 효율화, 모회사인 삼성카드와의 차별대우까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서둘러 회사 매각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약속했다. 김영길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대표이사는 노조 설립 필증이 나온 11월 8일 사내 메일을 통해 “인위적인 회사 매각이나 아웃소싱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회사 정책변화는 사원 대표기구를 통해 협의하고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카드의 고객 상담 업무 자회사 삼성카드고객서비스가 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노조는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매각 및 외주화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태평로 삼성카드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외주화 우려가 쏘아올린 공…업무량·성과급 개선 요구 

 

삼성카드고객서비스는 지난 8일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1일 설립 총회를 개최한 지 일주일 만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매각 및 아웃소싱 등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행위 중지 △과도한 업무량 강요 중단 및 정규직 확충 △성과급 개선 등 크게 세 가지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모회사는 최고 실적을 내고 있고 삼성카드고객서비스가 분사된 이래로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있다. 엄청난 콜량과 감당하기 힘든 마케팅양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고용조건의 악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결성은 사내에 퍼진 매각 및 외주화 논란이 계기가 됐다. 노조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10월경 매각과 외주화가 추진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측은 꾸준히 비용 감축과 조직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비용 관점으로만 보며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을 쥐어짜는 식이었는데 매각, 외주화가 언급되자 임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밝힌 하루 동안 처리해야 하는 콜 수는 145건이다. 월요일이나 명절이 끝난 첫날 등 고객서비스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정규직 충원보다는 기존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량을 강요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회사 분사 이후 삼성카드 본사에 우리와 동일하게 상담업무를 하는 외주센터가 새로 생겼다. 사측은 외주센터로 인해 처리하는 일이 줄었으니 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마케팅 등 부가적인 업무를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 오류가 반복되고 고객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측, 올해 초 경영 컨설팅…‘진단TF’ 꾸려 일부 외주화 검토

 

앞서 지난 11월 5일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내 사원대표기구 아우름협의회는 사내 메일을 통해 최근 사측이 ‘진단TF’를 구성해 일부 외주화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메일은 아우름협의회가 진단TF와 관련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지난 10월 18일부터 5일간 취합해 같은 달 29일 김영길 삼성카드고객서비스 대표이사와 만난 후 공유한 메일이다. 아우름협의회는 “진단TF에서는 본체 주관으로 2021년 1월~3월 사이 진행된 경영 컨설팅 내용을 토대로 디지털로 대체가 예상되는 업무와 고비용 구조 업무에 대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화 방안 및 일부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정되지 않은 내부 협의 단계에 그쳐 내용을 공유하기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아우름협의회가 사측에 전달해 협의한 내용은 △외주화 등의 인위적인 고용형태의 변화 없이 일부 부문에 내부적으로 효율화 진행 △진단TF 해체 △아우름협의회 및 유관부서와 추후 내부 효율화 추진 내용 공유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29일부로 진단TF는 해체된 상태다. 현재 노조와 사측은 단체 교섭 전 사전 교섭, 교섭 요구 단일화 요청 등 법적인 절차에 따라 접촉하고 있다.

 

삼성카드고객서비스는 삼성카드가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콜센터 조직을 분리한 자회사다. 하지만 자회사 출범이 채 10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과 외주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과도한 효율화 전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삼성카드 홈페이지


#전문적인 고객서비스·고용 안정 취지 무색…효율화 타깃

 

삼성카드고객서비스는 2014년 1월 삼성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콜센터 조직을 분리해 100% 지분을 출자한 자회사다. 분사 당시 콜센터, 입회센터, 고객보호센터, 발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고객상담 인력이 대규모로 이동했다. 삼성카드가 콜센터를 분리하며 내세운 목표는 고객 서비스 질 개선과 본사 계약직 직원의 고용안정이다. 기존 카드사들은 콜센터에 파견 사원을 쓰거나 일부 업무의 경우 외부 콜센터에 도급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자회사를 통한 직고용을 통해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부담을 덜면서 텔레마케팅 서비스의 질을 개선한다는 취지였다. 삼성 금융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별도의 콜센터 자회사를 가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분사 당시 삼성카드 고객상담센터의 인력 규모는 삼성카드 상담·관리 부문 직원 약 1300명이었다. 삼성카드 직원이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쳐 약 3000명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전체 조직의 30%가 자회사로 떨어져 나온 셈이다.

 

당시에도 이례적인 고객 상담 서비스 분사에는 ‘경영 효율화’ 목적이 있었다는 시각이 있다. 본사 정규직 전환보다는 자회사를 통한 직고용 방식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 전략에 부합한다는 해석이다.

 

노조 관계자는 “모회사인 삼성카드는 흑자를 달성하고 있어 경영상 위기를 맞았거나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 아니다. 숙련된 직원들이 고객 접점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성과에 대한 보상이 미흡하다. 분사 이전, 삼성카드 소속이었을 때는 같은 성과급 체계가 적용됐지만 현재는 성과급 적용 비율이 4배 정도 낮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에 가입해 삼성그룹노조연대(금속삼성연대)에 합류했다. 노조 측의 요구사항과 관련해 삼성카드 측에 질의했지만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에 입장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고용안정을 토대로 서비스 질을 확보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단기 계약직 채용이 반복되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서비스일반노동조합 관계자는 “정규 인력에 대한 충원은 하지 않고 단기 업무에만 채용하는 것은 고용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며 “법리적으로 모회사와 자회사를 구분해놓고 삼성카드의 고객만족과 영업이익을 위해 서비스하는 콜센터는 별개의 회사라고 선을 긋는 것은 자회사를 간접고용의 수단을 활용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삼성카드고객서비스 측은 상담에 부담이 되는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임직원들에게 개선을 약속했다. 김영길 대표이사는 11월 8일 사내 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고용불안을 유발하는 인위적인 회사 매각이나 아웃소싱은 추진하지 않겠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혁신과 인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회사 정책변화에 대해 아우름협의회와 소통·협의하고 협의된 결과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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