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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높은데 정작 현금화는 안돼…가상부동산 '어스2' 안전성 논란

한국인 투자액 100억 돌파 1위 차지…가격 치솟지만 '후려치기'에도 거래 어려워

2021.11.12(Fri) 17:40:44

[비즈한국] 가상부동산 ‘어스2(earth 2)’ 거래에 한국인 투자액이 100억을 돌파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인 데다 솟구치는 타일 가격으로 인해 ‘제2의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적게는 10%대부터 300% 이상을 기록하는 가격 상승률과는 달리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거래가 지지부진한데도 꾸준히 타일 가격이 오르거나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안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earth 2)’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는 가운데 거래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어스2 홈페이지 캡처


11월 12일 기준 한국 국적 투자자들의 가상부동산 자산 규모는 E$987만 6846.73(987만 6846.73달러)로 집계됐다. 한화로 약 116억 5665만 원에 달한다. 어스2에서 사용하는 금전 단위는 E$로 달러 가치와 동일하다. 국적을 밝히지 않은 투자자들(International territory) 외에 국가 단위로는 자산 규모 1위다. 국적 불명 투자자들의 총 자산은 127억 4550만 원 규모다. 지난 4월 기준 한국 이용자들의 자산 가치는 745만 달러(약 83억 원) 수준. 7개월 만에 33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25% 이상 늘었다. 

맵박스(Mapbox)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어스2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제 구글 위성 지도와 동일한 맵에서 지구 상의 모든 토지를 100㎥ 크기의 타일로 쪼개 사고파는 형태다. 

어스2는 올해 초부터 메타버스계 대표 ‘프롭테크(Proptech·정보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경쟁적인 투자를 이끌어냈다. 가상자산 투자와 부동산 인기가 맞물리면서 현실과 가상을 접목한 세계에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손쉽게 타일을 구매하고, 되판 뒤 페이팔 계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 정식 서비스 없이도 한국인들의 투자가 이어졌다.

서비스 초기 세계 땅값은 100m²당 0.1달러로 모두 같았지만 이후 수요에 따라 일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토지 가치가 급상승한 지역이 생겨났다. 11월 12일 기준 한국 토지는 1타일당 E$38.455(4만 5346원)로 책정됐다.

타일 값은 치솟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긴다. A 씨의 투자 현황. 사진=A 씨 제공


#‘가격 후려치기’에도 팔리지 않는 땅…숫자로는 꾸준히 가치 상승  

하지만 투자 유입이 늘어난 이후 소유자들이 값이 오른 타일을 판매하기 위해 나서기 시작하면서 잡음이 커졌다. 현금화 과정이 까다롭다는 것 외에도, 가치는 폭등하는데 실제로는 ‘가격 후려치기’를 해도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문제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의 부지를 구매했다. 투자금액은 170달러였지만 땅의 가치는 현재 769달러(약 90만 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투자에 밝은 직장 동료의 권유로 어스2를 알게 돼 가벼운 마음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8월 31일 A 씨는 타일을 거래하는 ‘마켓 플레이스’에 소유 지역을 내놨다. A 씨의 투자금과 어스2에서 평가한 현재 자산 가치를 단순 비교하면 수익률 4.5배다. 하지만 땅을 시장에 내놓은 지 2개월이 넘도록 거래되지 않고 있다.

A 씨는 “어스2는 가상부동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질은 게임이다.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 게임 과금이라 생각하고 소액으로 진입했다. 20만 원으로 반년 만에 70만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에 시장에 매물을 올렸지만 두 달이 넘도록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A 씨는 어스2 내 부동산 가치 변동의 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A 씨는 “어스2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나중에 건물을 짓거나 도로로 활용할 수 있는 넒은 부지 혹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땅을 넓은 면적으로 구매하라는 팁이 있다. ‘나홀로 땅’을 사지 말라는 것이다. 개발자 측에서 사업 안정화 이후 어스2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켓플레이스에 나와 있는 매물을 살펴보면 큰 범위로 묶여 나온 주요 지역의 매물도 20% 이상 가격을 후려친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15% 이상 가격을 내려도 두 달간 팔리지 않는 땅이 같은 기간 자산 가치로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도 이상하다. 현재는 기대감을 버리고 투자금을 날린 셈 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일을 거래하는 시장인 ‘마켓플레이스’에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매물들이 다수다. 사진=어스2 홈페이지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 구상?…까다로운 현금화 절차·안정성 우려

현금화까지 절차가 까다롭고 소액의 경우 현금화가 불가하다는 점도 불만을 키우고 있다. 매물이 거래가 된 경우 현금화 하기 위해서는 어스2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야 하는 등 비교적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환불을 요청했지만 6개월째 환불을 받지 못했다거나 운영자 측에 수차례의 메일을 보내 현금화에 성공했다는 후기가 올라 있다. 또 50달러 미만의 금액은 현금화할 수 없다.  

어스2 운영사는 어스2가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단순 토지 거래만 가능한 초기 단계(Phase 1)이지만 앞으로 어스2의 토지를 기반으로 현실 사회의 경제 및 사회생활을 메타버스 세계에서 풀어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어스2는 사업 소개에 “미래 지향적인 지구의 메타버스 안에서 디지털 자산과 부동산의 소유권을 결정할 수 있는 글로벌 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유저들이 가상 토지의 소유권을 타일 형태로 주장할 수 있도록 지구 전체에 걸쳐 지리적으로 연결된 디지털 그리드를 만들었다. 가상 토지가 수요와 위치, 수익 잠재력에 따라 가치를 높일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은 어스2가 3단계에 거쳐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토지 분양 및 매매 단계인 Phase1 △구입한 토지에 건물을 올리고 자원 등을 채취해서 이익을 얻는 Phase2 △플레이어들이 건설한 도시에서 경제 및 사회생활이 가능한 고도의 메타버스 단계 Phase3 순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스2의 불안정성을 우려한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운영되고 많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폰지 사기’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어스2는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유동성 리스크가 크고, 플랫폼이 사라지면 개별부동산의 소유권도 사라져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투자자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측이 △똑같은 땅을 중복해 팔지 않고 △토지 위에서 서비스를 구축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며 △다른 플랫폼과 견줄 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 유입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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