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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6] 김숙-맨드라미에 투영한 자화상

2020.09.17(Thu) 11:15:43

[비즈한국] 당연하게 여겨왔던 평범한 일상사가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절이다. 그 소소함의 가치가 우리 삶의 전부라는 깨달음은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 미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초심은 평범하지만 솔직함의 가치를 찾아가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우리 미술의 중심으로 보듬는 일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을 주는 미술의 구축이 그것이다. 처음의 생각을 더 새롭고 확고하게 펼치기 위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Cockscomb-Happy Garden1: 100×66cm Oil on canvas 2020


화가가 자신의 얼굴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후세에 남긴다는 의미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다. 한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자화상으로 불리는 이런 작품에는 화가 자신의 외면적 모습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화가의 삶 전체 모습이 집약적으로 담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화상은 세계에 대한 자아의 투영이며, 자기 존재의 확인인 동시에 자아 표현의 첨예한 형태다. 그래서 자화상을 자기 대결의 드라마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진술이 나오기 전까지 자화상은 자신의 모습을 후세에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들의 자화상을 본다는 것은 그 작가의 참모습과 접하게 되는 기회이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뛰어난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과 같다. 

 

Cockscombs-솜사탕처럼…: 73×61cm Oil on canvas 2017



자화상은 그리는 사람과 그려지는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점을 빼고는 초상화와 본질적으로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화가들은 인간으로서 자기 자각의 정점에 서서 자화상을 그린다. 모델은 자기 자신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화상에서 우리가 대하게 되는 것은 단순한 초상을 초월한 한 인간의 한 시기의 총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생애의 전체상일 수도 있다. 그래서 미술의 역사에서 자화상은 다양한 모습과 형식을 가지고 나타난다. 

 

흔히 자화상 하면 떠오르는 순수한 의미의 자화상부터 특정 주제를 부각하는 자화상, 자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솟아오른 자화상, 대표작 속에 숨긴 자화상과 신화 인물이나 동물 혹은 식물로 변장한 자화상, 그리고 자서전적 의미의 자화상까지 다양하다. 

 

20세기 들어서는 자화상에 대한 해석의 폭이 넓어지면서 그 의미가 작품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작가의 특정 주제 자체를 자화상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 작가들은 특정 주제를 빗대 자신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그리지 않고 자화상적 의미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20세기 대표적 여성작가로 통하는 조지아 오키프다. 그는 꽃의 특정 부분을 확대하는 그림으로 자신의 생애를 표현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Cockscomb-summer2: 65.1×90.9cm Oil on canvas 2020

 

 

맨드라미 작가로 알려진 김숙도 이런 맥락에서 눈에 들어오는 작가다. 그는 거친 질감과 강렬한 색채로 맨드라미를 그린다. 맨드라미의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나는 강렬한 표현성이 강점이다. 그래서 그의 맨드라미 그림을 본 사람은 김숙이라는 작가를 진하게 인식하게 된다. 자화상적 의미로 맨드라미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맨드라미가 좋아서 소재로 택했습니다. 그런데 탐구할수록 저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굴곡진 꽃잎에서 제 인생의 사연을 보았고, 끈질긴 생명력에서 작업의 열정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래서 자화상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맨드라미를 그립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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