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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6] 이재은-우리 곁의 히어로를 찾아

2020.06.12(Fri) 15:39:36

[비즈한국] 당연하게 여겨왔던 평범한 일상사가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절이다. 그 소소함의 가치가 우리 삶의 전부라는 깨달음은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 미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초심은 평범하지만 솔직함의 가치를 찾아가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우리 미술의 중심으로 보듬는 일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을 주는 미술의 구축이 그것이다. 처음의 생각을 더 새롭고 확고하게 펼치기 위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신미인도6: 높이 185cm 마네킹에 에나멜 2019


사람들은 히어로에 열광한다. 그래서 흥행을 보증하는 영화의 단골 메뉴 중 하나다. 그 중 가장 성공한 히어로로 ‘터미네이터’가 떠오른다. 1984년 1편이 나온 이후 최근까지 6편까지 제작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끝내는 사람이라는 뜻인 ‘터미네이터’는 시공을 뛰어넘어 세상을 구한다는 영웅 이야기다. 즉 세상 구원 해결사라는 히어로의 캐릭터가 매력을 끄는 것이다. 

 

구세주 영웅담은 서양 문명의 기본을 이루는 주제 중 하나다. 서양에서 신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영웅 이야기는 언제나 시대의 나침판 역할을 해왔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무수한 영웅을 비롯해 예수와 역사시대 영웅들은 언제나 세상 구원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터미네이터는 예수의 현대판 이미지인지 모른다. 

 

신드롬: 26×33cm 장지에 혼합재료 2017


 

서양인들은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을 구한다는 거창한 주제를 좋아하는 데 비해 우리는 개인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시공을 넘나들며 계속될 정도로 절실한 주제로 사랑받고 있다. 이걸 보면 서양인들은 절대자의 거대한 능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이 앞서는 데 비해 우리는 개인의 염원이 모인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히어로의 능력이 추앙받는 세상은 남성성이 강한 세계다. 우상이 만들어지고 순위가 지배하는 경쟁과 각축의 세상이다. 이에 비해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은 여성성에 가치를 두는 세계다. 상생과 공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특출한 능력을 히어로로 보는 세상보다는 개인의 소소한 염원이 만들어내는 힘에서 히어로의 모습을 찾는 세상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보여준 우리의 모습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어 설득력을 더한다.

 

세계적 난관을 개인의 작은 힘들이 모여 극복하고 있다. 정치가들은 이를 이용하고 자신의 업적처럼 떠벌리지만,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낸 우리 국민 개개인이 이뤄낸 성과다. 이들이 진정한 히어로인 셈이다. 

 

날아라 아이: 112×165cm 장지에 아크릴 2017

 

 

이재은 작업의 중심 주제는 이런 히어로의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 보는 작은 일들을 팝아트 풍의 평면 회화와 기성품을 이용한 입체 작업으로 진솔하게 담아왔다. 그리고 최근 새롭게 선보이는 부조를 이용한 회화 작업에서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에 도전하고 있다.

 

익숙한 기성품 히어로 미니어처를 이용해 자신이 생각하는 이 시대 히어로를 보여준다. 이들은 평범한 일상을 상징화한 반입체 구에 부착돼 있다. 작가는 반복되는 형태와 색상으로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염원을 보여주며 같은 패턴으로 히어로를 채색해 자신이 생각하는 히어로의 성격을 규정한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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