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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6] 권두현-보이지 않는 풍경을 그리다

2020.04.14(Tue) 16:35:01

[비즈한국] 당연하게 여겨왔던 평범한 일상사가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절이다. 그 소소함의 가치가 우리 삶의 전부라는 깨달음은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 미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초심은 평범하지만 솔직함의 가치를 찾아가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우리 미술의 중심으로 보듬는 일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을 주는 미술의 구축이 그것이다. 처음의 생각을 더 새롭고 확고하게 펼치기 위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B5851: 200×170cm Oil on linen canvas 2018


그동안 미술에서 풍경에 접근하는 방식은 시각 정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주관적 해석으로 변형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현대 미술에서 풍경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해하는 풍경을 그려내는 새로운 해석으로 다양한 발전을 보여준다.

 

경치를 보는 것과 이해하는 일은 어떻게 다를까.

 

시각 정보에 의존하는 경치가 지식을 찾는 수준이라면,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를 구하는 방법으로 나아가는 일은 풍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풍경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풍경의 겉모습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 모습을 만나야 한다. 풍경의 진짜 모습을 찾으려면 단순히 보는 데서 멈추지 말고 다양한 감각을 찾아내야 한다.

 

멋진 경치 앞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빼어난 경관은 물론이고 바람의 움직임, 공기의 흐름, 숲이나 나무의 향기, 청량한 기운, 온몸으로 전해오는 정취 등등 많은 걸 품고 있다. 이를 오감을 동원해 느끼는 것이다. 감각 기관 전체로 풍경을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풍경을 이해하게 된다. 

 

#B7280: 91×116.8cm Oil on linen canvas 2020

 


이런 생각을 조선 시대 천재 화가 겸재 정선이 풍경화로 구현했다. 그게 ‘진경산수화’다. 경치의 본모습을 그려서 풍경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다. 

 

19세기 말 서양에서도 같은 생각을 시도한 작가가 있다.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이다. 그는 자연의 본 모습을 찾아내려고 과학적 접근을 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조립하는 방식으로 경치를 표현했다. 

 

겸재 정선이 오감을 이용한 감각적 접근으로 풍경을 이해했다면, 세잔은 과학적 분석으로 풍경의 본질에 다가서려고 했다. 

 

권두현도 이해하는 풍경을 그리려는 작가다. 

 

그는 풍경 속에 분명히 있지만 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여러 요소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향기나 바람, 공기의 움직임 같은 것이다. 이들은 풍경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풍경에 대한 해석도 결국은 이런 요소를 어떻게 나타내느냐에서 달라질 수 있다. 

 

#B5860: 200×170cm Oil on linen canvas 2018


 

그의 작품은 추상적 배경을 바탕으로 나무나 꽃, 바다, 하늘, 폭포 같은 자연을 앞세우고 있다. 그래서 언뜻 보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정물화로도 보인다. 꽃이나 나무처럼 분명한 형상이 보이는 작품에서도 우연한 효과를 응용한 배경이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작가의 관심이 보이지 않는 자연 요소 표현에 있음을 알게 해준다. 

 

권두현은 자연을 만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 진짜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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